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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적정년 5년 늘었지만 실제로는 1년만···중장년 고용불안정 여전

현실에선 찾아볼 수 없는 '60세 정년'의 꿈

근속연수 늘어날수록 고용은 위축


법적정년이 5년으로 늘어났지만 근로자들의 실제 근속연수는 1년 연장된 것으로 나타났다. ‘60세 정년’의 꿈이 현실에서는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뜻이다.

4일 기업평가사이트 CEO스코어가 국내 500대 기업 중 분기보고서를 제출하는 312개 기업의 현황을 분석한 결과, 지난 2015년말 10.1년을 기록했던 근속연수는 지난해 9월말 현재 11.1년으로 1.0년(10.2%)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정부는 중장년층의 고용안정을 위해 2016년부터 300인 이상 사업장의 정년을 60세 이상으로 의무화했고 2017년부터는 300인 미만 사업장으로 대상을 확대했다.

60세 정년을 법으로 못 박은 이후에도 실제 근속연수가 1년밖에 늘지 않은 것은 기업들이 노동생산성을 이유로 중장년 근로자들의 비자발적 퇴진을 유도하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국내 많은 대기업들은 글로벌 경기위축 및 산업재편 등의 여파로 선제적인 인력 구조조정에 나서고 있다.

정년연장으로 기업들의 신규고용은 위축될 것이란 우려가 제기돼 왔는데 실제로 고용효과는 크지 않았다. 조사대상 기업들은 2015년말 125만6,933명을 고용했는데 4년 후인 2019년9월말에는 130만5,206명을 고용해 4만8,273명(3.8%) 늘었다.

기업별로는 S&T모티브의 근속연수가 5.7년 늘어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했는데 전체 직원수는 같은 기간 910명에서 766명으로 144명(15.8%) 감소했다. 근속연수 증가 2, 3위인 대우건설(5.1년)과 삼성중공업(3.8년)도 직원 수는 감소했다. 같은 기간 직원수 감소는 대우건설 202명(-3.6%), 삼성중공업 3,905명(-27.9%)으로 각각 집계됐다.

이밖에 서진오토모티브와 현대건설, 신한카드, 대유에이텍, SK건설, 서울도시가스, 풍산, 금호타이어 등도 근속연수는 3년 이상 늘었지만, 직원 수는 5년 전보다 줄었다.

CEO스코어는 “정년이 늘어난 만큼 신규 고용을 축소했고, 30∼40대 조기 퇴직자가 늘어난 영향으로 풀이된다”고 설명했다.

반면 근속연수가 줄어든 기업은 고용을 늘렸다. 특히 근속연수 감소 폭이 가장 큰 20개 기업 가운데 고용이 늘어난 기업은 13개사로 절반이 넘었다.

근속연수가 가장 많이 줄어든 계룡건설의 경우 근속연수는 10.6년에서 7.2년으로 3.5년 줄었지만, 직원 수는 989명에서 1,385명으로 396명(40.0%) 늘었다.
/박해욱기자 spooky@lifejump.co.kr

박해욱 기자
spooky@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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