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달까지 105분 정도 걸릴 거 같습니다. 라이더가 없어서 그런데 고객님께서 양해 부탁드려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장기화에 ‘집콕족’이 늘어나 음식 배달 수요가 늘어나고 있지만 배달 대기 시간은 계속 늘어나고 있다. 일부 지역 내 배달 라이더 숫자는 그만큼 따라가지 못해 배달 적체 현상이 잇따르고 있기 때문이다.
16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최근 코로나19 사태에 라이더 부족 현상에 배달 적체 현상이 이어지고 있다. 배달 주문은 빠르게 증가하는데 배달 라이더 공급 속도가 상대적으로 더디기 때문이다. 특히 주말과 공휴일처럼 주문이 몰릴 땐 라이더 부족으로 일부 지역에선 1~2시간 배달 지연이 속속 벌어지고 있다.
실제 배달앱 1위 배달의민족의 주문 건수는 최근 월 5,000만건 안팎을 기록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8월 월 주문 건수가 3,600만건 정도였는데 1년 도 안 돼 2배 가까이 성장했다. 하지만 주요 배달 대행 서비스인 부릉과 바로고의 최근 등록 라이더 숫자는 3만8,000, 3만명에 그친다. 꾸준히 등록 라이더가 늘어나고 있지만 배민, 요기요 등 한 달에도 몇 천만건이나 되는 배달 수요를 충족시키기엔 역부족이다.
각 지역 온라인 커뮤니티에선 “치킨 하나 시키는 데 80분이나 기다렸다”, “족발을 시켰는데 1시간 기다리라고 해서 직접 사왔다”와 같은 불만들이 쏟아지고 있는 게 현실이다. 신도시 등 배달 수요가 많은 지역 내 식당에서도 라이더를 기다리고 있는 ‘음식더미’들을 쉽게 찾아 볼 수 있다.
배달 대행 스타트업 메쉬코리아 관계자는 “지난해와 최근까지 라이더 부족 현상이 계속 발생하고 있다”며 “심지어는 외국인 라이더 근로자를 영입해야 하는 게 아니냐는 자조 섞인 얘기까지 나올 정도”라고 설명했다.
아직까진 신규 인력 공급보단 고용된 배달 기사들이 배달 대행 라이더로 전직하는 경우가 많다. 전속 배달원을 쓰는 수원 소재 한 중화요리 식당 대표는 “지난해까지만 해도 배달대행 라이더들은 월 400만원 이상 벌 수 있었다”며 “우리 식당은 월급 360만원을 지급하는데 배달 대행 라이더는 자유로운 출퇴근에 열심히 하면 급여까지 많아 배달 직원들이 일부 이탈해 어려움이 있다”고 설명했다.
신규 라이더 인력이 들어오기 위해선 급여 수준이 더 올라가야 하는데 수입이 고용된 배달기사와 배달대행 라이더의 급여 수준인 300~400만원 사이에서 정체되다 보니 신규 인력 공급도 크게 늘어나지 않고 있다는 분석이다.
결국 중장기적으로 최종 배달되는 음식 가격 상승으로 이어질 수 있다. 배달대행 업계 한 관계자는 “배달 수요는 늘어나고 라이더 공급은 정체돼 있는데 이 상황이 장기화 되면 결국 라이더 급여 수준이 올라갈 수밖에 없을 것”이라며 결국 배달 음식 가격 상승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박호현기자 greenlight@
- 박호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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