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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투병 끝 얻은 '덤 인생' 봉사하며 살아야죠"

기업인 출신 박명래 협성대 총장
완치까지 7년간 항암 치료 21회
조혈모이식 성공으로 '제2 인생'
등록금 동결 등 대학 위기 처하자
재임 중 사재 1억원 출연 약정

  • 고광본 기자
  • 2020-12-14 17:28:27
  • 31면
'암투병 끝 얻은 '덤 인생' 봉사하며 살아야죠'
박명래 협성대 총장.

“7년 만에 암 완치 판정을 받은 후 인생은 덤으로 봉사하며 산다는 각오를 다졌습니다. 오랫동안 기업에 있다가 올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상황에서 총장을 맡았는데 고통 분담 차원에서 1억 원의 사재를 출연하기로 했습니다.”

박명래(68·사진) 협성대 총장은 14일 서울경제와의 인터뷰에서 “오랜 암 투병 끝에 재발의 역경도 겪었지만 4년 전인 지난 2016년 완치 판정을 받았다”며 이같이 밝혔다. 40여 년을 제약 업계에 종사한 그는 종근당 부사장, 대한뉴팜 대표, 명문제약 대표, 엘앤케이바이오메드 대표, HJC바이탈하우스 대표 등을 역임하며 틈틈이 학업에 매진해 박사 학위를 취득한 뒤 올해 4월 경기 화성에 있는 협성대 총장에 부임했다.

그는 “회갑도 채 안 된 2009년에 임파선에 암세포가 퍼지는 임파종암 판정을 받고 ‘아이고, 하나님이 부르시면 가야겠다’고 생각했다”며 “항암 치료로 호전되다 재발하기도 했는데 2012년 말 자가조혈모세포 이식수술로 살아났다. 항암 치료도 총 스물한 번이나 받았다”고 털어놓았다. 이어 “사람들은 기적이라고 하지만 저는 하나님께서 항상 옆에 계셔 힘이 됐고 자연스레 받아들였다”며 “2012년 12월 12일 조혈모 이식이 성공한 날을 바로 저를 살려주신 하나님의 은혜에 보답하는 날이자 두 번째 생일로 정했다”고 했다. 그가 이달 12일 학교에 6,000만 원 기증식을 한 날도 바로 이날이다. 코로나19로 총장 취임식도 생략한 그는 매달 250만 원을 기부하는 등 재임 중 총 1억 원 이상을 기부하기로 약정했다.

'암투병 끝 얻은 '덤 인생' 봉사하며 살아야죠'

12년째 우리나라 대학의 등록금이 동결된 상태에서 코로나19라는 대형 재난까지 겹치며 대학의 위기가 심화하는 것도 박 총장이 기부를 결심한 배경이다. 그는 “올해는 학생들이 3주 정도를 제외하고 온라인 수업을 해 학교가 너무 삭막하다. 학생들에게는 등록금을 1인당 10만 원씩 돌려줬다”며 “방역 예산이 들어가고 등록금은 동결됐어도 교직원 급여는 거침없이 올라 임금 삭감을 논의 중인데 이제는 ‘조금만 양보해달라’고 설득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대학원생을 포함해 전체 4,550여 명의 학생 중 중국·베트남 등 외국인 학생이 200여 명인데 현재 기숙사에는 30여 명이 있다”며 “이들에 대한 관리도 상당히 조심스러운데 일부가 기숙사에서 이탈해 앞으로 2년간 외국인 학생을 정원 외로 받지 못하게 돼 타격이 커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에 최근 서울 한마음교회 담임목사인 김승룡 석좌교수를 발전협력실장으로 임명하는 등 학교발전기금 유치에 박차를 가하겠다는 게 그의 계획이다. 그는 “암 완치 판정을 받고 ‘열심히 제2의 인생을 살아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코로나19로 대학이 다들 어려워져 현재 교직원(교수 200명·직원 100명)의 임금 삭감을 논의해야 하는 상황까지 처했는데 총장으로서 솔선수범해야 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이어 “솔직히 기부 사실이 알려지는 게 송구스럽고 창피하기도 하다”며 “다만 저의 작은 기부가 하나의 단초가 돼 많은 독지가들이 지원해주시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평생을 기업에 있다가 대학에 와서 본 느낌도 토로했다. 그는 “성과가 강조되는 기업과 달리 대학에서는 한 번 정교수가 되면 신분이 보장되는 점이 차이점이기는 하지만 학생과 교직원, 나아가 사회와 국가를 위한 조직을 만드는 것은 똑같다”며 “모두 ‘사람 중심’ 경영이라는 공통점이 있는데 즐겁게 공부하고 일할 수 있는 학교를 만드는 게 꿈”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대학이 좀 더 연구에 전념하고 인재를 유치하기 위해서는 어느 정도 등록금 인상 등 경영 자율성이 확보됐으면 한다는 소망도 내비쳤다.

한편 박 총장은 “협성대는 존 웨슬리의 복음주의적 신학과 경건주의 생활 신앙에 입각해 진리 탐구와 더불어 인간 가치를 추구한다”며 “믿음·사랑·봉사를 교훈으로 삼고 영성을 갖춘 봉사인, 인격을 갖춘 세계인, 능력을 갖춘 협성인을 육성하는 데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고광본 선임기자 kbgo@

고광본 기자
kbgo@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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