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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休]매실 익어가는 장독대 따라 매화 꽃망울이 톡·톡·톡

■봄 소식 전하는 광양 청매실농원

백매화·청매화 속 홍매화까지 활짝

개화 속도 빨리 1~2주 사이에 만개

농원 뒤편 대나무숲 걸으며 힐링도

청매실농원은 북쪽으로 섬진강을 바라보는 쪽비산 자락 15만 평방미터에 펼쳐진 국내 최대규모의 매실농원이다. 산아래로 흐르는 강이 바로 섬진강이다.


봄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봄을 맞는 전국 각 지역의 축제들이 취소됐거나 온라인으로만 진행된다고 하나, 천하가 다 아는 광양의 눈부신 매화철은 랜선으로 대신하기 어려운 구경거리다. 혼자 조용히 매화향을 맡고 올 생각으로 광양으로 향했다.

한밤중 광양에 도착해 하룻밤을 자고 이튿날 새벽 청매실농원으로 들어섰다. 농원 진입로로 들어가는 동안 길 양쪽에 서 있는 나무에는 마른 가지를 밀쳐내고 터져 나온 매화꽃들이 달려 있었다. 전날 통화한 농원의 홍쌍리(77) 대표가 “지난해·올해까지 2년간 축제를 못해 많이 아쉽다”며 내쉬던 한숨이 귓가를 맴돌았다.

농원이 자리한 광양시 다압면 도사리는 요즘에야 매화로 유명하지만, 개량 밤이 전국에서 가장 먼저 보급된 곳이기도 하다. 고(故) 김오천 씨가 일본에서 처음으로 개량 밤을 가져와 국내에 보급했고 알이 굵은 새 품종의 밤이 전국적으로 명성을 얻었다.

그 개량 밤을 국내에 처음 보급한 김 씨의 며느리가 바로 광양의 ‘아이콘’ 청매실농원을 일군 홍 대표다. 홍 대표는 지금껏 기자가 만나본 여성들 가운데 가장 똑똑한 사람 중 한 명이다. 초등학교 졸업 학력에도 논리가 정연하고 기억이나 인용이 명확해 이야기를 듣고 있으면 시간이 어떻게 가는지 모를 정도다.

그를 만나지 못하고 가는 것이 아쉬웠지만 이곳 저곳에서 터져 나오기 시작하는 매화꽃 아래를 걷다 보니 마음은 한결 상쾌해졌다. 농원으로 들어가 오르막길을 오르니 정자 하나가 눈에 들어왔다. 이곳에 올라 조망하니 아침 햇빛을 반사하는 양지의 매화밭과 그늘에 가린 매화밭의 음영이 절묘한 대조를 이뤘다.

홍 대표의 말에 따르면 현재 청매실농원의 개화 상황은 30% 정도다. 양지 바른 곳의 매화나무에는 팝콘 같은 매화 꽃잎이 제법 조밀하게 달려 있고 그늘진 곳의 나뭇가지는 아직 앙상한 몰골이다. 하지만 올해 개화 속도는 예년보다 빠른 편이라고 하니 앞으로 1~2주 사이에 만개한 매화꽃을 볼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홍쌍리대표의 말에 따르면 현재 청매실농원의 개화 상황은 30%정도. 양지바른 곳의 나무에는 팝콘 같은 매화 꽃잎이 제법 조밀하게 달려 있는 편이고, 그늘진 곳에 자리를 잡은 나뭇가지는 아직 앙상한 몰골이다.


청매실농원은 북쪽으로 섬진강을 바라보는 쪽비산 자락 15만㎡에 펼쳐진 국내 최대 규모의 매실농원이다. 농원에 들어가 매실 장아찌와 매실 고추장을 담가 놓은 장독대 왼편 길로 오르면 농원을 한 바퀴 돌아볼 수 있다. 이 길을 따라 오른쪽으로 돌면 장독대로 원점 회귀하는 코스인데 천천히 걸어도 한 시간 반이면 볼 수 있다.

양지 바른 서쪽 언덕배기의 군락이 좋아 보여 그쪽으로 발걸음을 돌렸다. 언덕을 덮고 있는 청매실농원의 주인공은 백매화와 청매화다. 두 종류의 꽃잎은 모두 흰색이지만 꽃받침이 붉은색이면 백매화, 연두색이면 청매화라고 부른다.

군락 중에는 자줏빛 홍매화도 피어 현란한 빛의 향연이 펼쳐지고 있다. 아침 햇볕을 받고 있는 매화밭 한복판에 올라서자 기자보다 더 부지런한 몇 사람이 솟아오르는 해를 바라보며 서서 사진을 찍고 있다. 몸을 돌려 그들의 렌즈가 향하는 곳을 바라보니 하얀 매화 꽃잎들에서 튕겨 나온 아침 햇살이 산란해 눈이 부셨다.

청매실농원에 들어가서 매실 장아찌와 매실 고추장을 담가 놓은 장독대 왼편 길로 오르면 농원을 한바퀴 돌아 볼 수 있다.


청매실농원에 왔다면 매화 구경만 하지 말고 농원 뒤편의 대나무숲을 산책할 것도 권한다. 빽빽한 대숲이 하늘을 가려 낮에도 어두컴컴할 정도로 조밀하다. 광양 땅이 비옥한 덕분인지, 홍 대표의 말처럼 ‘북향의 반음지(半陰地)’라 작물이 잘되는 것인지, 이곳의 대나무들은 다른 곳의 대나무들에 비해 직경이 두세 배는 됨 직했다. 대숲 사이로 불어오는 봄바람에 댓잎들이 비벼대는 소리마저 싱그러운 산책 코스다. /글·사진(광양)=우현석 객원기자

정혜선 기자
doer0125@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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