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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의 창] 이제 금리는 상수, 환율은 변수

김형렬 교보증권 리서치센터장

김형렬 교보증권 리서치센터장


2021년의 절반이 지나고 있다. 지난 6개월을 지난해와 비교하면 안정된 시간이었던 것으로 평가할 수 있으나 백신 접종과 테이퍼링(자산 매입 축소), 인플레이션, 금리 인상 등 세계경제가 경기 침체의 터널에서 빠져나가고 있음을 느낄 수 있는 변화의 시간이었다. 깜짝 놀랄 만한 물가 상승 속도와 경제성장률 전망 상향 등으로 인해 중앙은행의 정책금리 인상이 빨라질 수 있다는 컨센서스도 형성됐다. 그리고 시장경제에 공급된 엄청난 유동성을 점진적으로 회수하는 데 대한 공포도 경기회복 신호가 뚜렷해지며 연쇄적인 충격을 가하기보다 잠깐 당황하는 정도로 영향이 제한되고 있다. 이제 투자자는 어떤 자세를 취하며 대응 전략을 수립해야 할까?

먼저 금리가 전하는 신호를 정확히 받아야 할 것이다. 테이퍼링이 시작되고 정책금리가 인상되면 자산 시장이 붕괴할 것이라고 비관론자는 윽박지르고 있다. 그런데 정책금리가 실제로 인상되는 시기에는 지금보다 한층 경제가 발전돼 있을 것이다. 거품이 낀 자산의 가격은 조정을 받겠지만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이전의 경제 상황으로 돌아간다고 자산 가격이 복귀할 것이라는 근거는 전혀 없다. 이미 시장경제에 공급된 유동성은 나름의 가치를 생성해 시장경제에 흡수돼 적정가격을 유지하려는 속성이 강할 것이다. 따라서 금리가 오르는 상황은 당분간 경제에 문제가 없을 것이라는 상수로서의 역할을 담당하게 될 것이다.

그렇다면 상황에 따라 재해석되는 변수에는 무엇이 있을까? 바로 환율이다. 통화가치는 금리와 마찬가지로 펀더멘털을 반영한다. 경제가 회복되고 생산과 소비 활동이 강화되면 해당 국의 통화가치는 오르는 것이 정상이다. 그런데 최근 달러의 추이가 가변적이다. 테이퍼링 논쟁이 시작됐을 때는 강세를 보이던 달러화가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에서 본격적인 테이퍼링 논의와 정책금리 인상 시점이 등장한 후로는 약세 흐름을 나타내고 있다. 이런 변화를 어떻게 해석해야 할까?

당분간 달러로 통용되는 환율은 시장 상황에 따라 해석을 달리하는 양치기 목동과 같은 존재가 될 가능성이 크다. 연준의 매파적 발언이 나온 후에도 성장주의 상대 성과가 좋은 것은 이미 상승해 있는 금리 수준이 바뀌지 않고 달러가 약세로 전환될 경우 성장주의 투자 유인이 크다고 시장이 해석하기 때문이다. 만약 경제 상황이 안정돼도 예상치 않은 돌발 악재가 등장해 위험 자산 기피 심리가 강해질 경우 달러는 반등하며 현금이 최고라는 분석을 내놓을 것이다. 국내 투자자 기준에서 가장 안정된 투자 환경은 시장금리가 완만히 상승하고 원·달러 환율 역시 완만히 하락하는 경우다. 이 같은 금융 조건에다 실적 증가, 수출 호조 등의 조건이 추가된다면 금상첨화라 할 수 있다.

/김형렬 교보증권 리서치센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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