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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의 창] 연금투자, 국민연금처럼 해볼까

오원석 한국투자신탁운용 연금담당

오원석 한국투자신탁운용 연금담당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으로 폭락했던 증시가 제자리를 찾더니 지금까지 경험하지 못한 지수까지 상승했다. 투자에 대한 사람들의 관심도 급증했다. 저금리 시대 투자의 중요성에 공감하는 사람들이 크게 늘어난 듯하다.

저금리가 개인의 은퇴 후 삶에 미칠 영향을 고려한다면 연금에서도 투자는 필수다. 하지만 체계적 고민 없이 투자에 접근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 사회에 막 발을 디뎠던 시절의 필자도 그랬다. 남은 시간이 많으니 초기에 잃더라도 나중에 보충하면 될 것으로 생각해 개인 자금 운용을 쉽게 결정했고 공격적으로 운용해 손실을 보기도 했다.

생각해보면 투자의 기준이 없어서 그랬던 것 같다. 어디에 얼마만큼 투자할지 몰랐고 때로는 무리한 투자를 했다. 펀드에는 벤치마크라고 하는 기준 지수가 있다. 이는 펀드의 성과를 평가할 때 중요한 역할을 한다. 예컨대 국내 주식형 펀드는 대부분 코스피200을 벤치마크로 삼고 펀드 매니저들은 이 지수보다 높은 성과를 내기 위해 종목과 비중을 조정해 투자한다. 그렇다면 개인에게 적합한 기준은 무엇일까. 필자는 국민연금을 추천한다. 구체적으로는 국민연금기금운용본부의 운용 정책이다. 국민연금기금운용본부에서는 수많은 전문가가 자금 운용의 방향을 결정하고 자금을 배분한다. 최고의 전문가들이 하는 의사 결정인 만큼 참고할 것도 많다. 국민연금기금운용본부 홈페이지에 접속하면 적립금 884조 원, 운용 수익금 482조 원(1988년~2021년 4월 말), 연평균 누적 수익률 6.27%(1988년~2020년 말) 등의 정보를 볼 수 있다. 예금금리를 고려하면 우수한 수익률이고 투자 시 적정한 목표 수익률로 보인다.

국민연금의 중기 자산 배분(5년 단위 중기 전략)에 따르면 국민연금기금의 목표 수익률은 ‘실질 경제성장률+소비자물가 상승률±조정치’이다. 이를 위해 올 4월 말 기준 주식 45.4%, 채권 44.1%, 대체 투자 10.5%의 비중으로 투자하고 있다. 또 오는 2025년까지 주식 50% 내외, 채권 35% 내외, 대체 투자 15% 이내로 비중을 조정할 계획이다. 해외투자 비중은 38.5%에서 2025년까지 55%로 늘릴 예정이다. 올해 말까지의 목표 포트폴리오는 국내 주식 16.8%, 해외 주식 25.1%, 국내 채권 37.9%, 해외 채권 7%, 대체 투자 13.2%이다.

이 같은 계획은 일반인의 연금 투자에도 유용한 벤치마크가 될 수 있다. 예를 들어 ‘나의 올해 연금 투자는 주식 45%, 채권 45%, 대체 투자 10% 수준으로 하고, 해외를 중심으로 주식 비중을 늘리겠다. 이를 통해 향후 5년간 대략 연 6% 수준의 수익률을 추구하겠다’와 같은 기준을 세우는 것이다.

기준과 목표가 없는 연금 투자는 조그마한 영향에도 쉽게 흔들려 실패할 가능성이 높다. 국민연금을 벤치마크로 각자의 큰 기준을 세우고 장기적으로 운용하는 것이 큰 도움이 될 것이다. 직접 실행하기 어려운 분들에게는 타깃데이트펀드(TDF)와 같은 기금형 연금 펀드에 투자하는 것도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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