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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 2막 재취업을 꿈꾸는 당신에게 묻는다 “왜 일하는가?”

이나모리 가즈오 회장의 <왜 일하는가>

지방대 중소기업 출신에서 연 매출 16조원 회사의 CEO가 된 비결

80세에 부도직전인 일본항공 회장으로 취임, 재건에 성공

‘왜 일하는 지’에 대한 해답을 찾았기 때문에 가능했던 일



A씨는 재수 끝에 지방의 이름 없는 대학에 겨우 입학했다. 졸업 성적도 그다지 좋지 않았다. 그런 그에게 교수가 한 중소기업을 추천해 사회생활을 시작했다. 입사하고 보니 그 회사는 부도 직전의 상황이었다. 함께 대학교를 졸업한 동기들은 더 나은 회사로 이직하며 앞으로 나아갔지만, A씨에겐 그런 기회가 주어지지 않았다. A씨는 그런 상황에서도 주저앉거나 포기하지 않았다. 오히려 자신이 왜 이 일을 해야 하는지에 대해 묻고 그 답을 찾으려고 했다. 그 결과 60년 후 그는 16조원의 연매출을 달성하는 첨단 전자부품 제조회사의 총수가 돼 있었다. A씨는 바로 일본 교세라의 창립자이자 명예회장인 이나모리 가즈오다.

이나모리 가즈오는 영세기업이었던 교세라를 세계적인 기업으로 성장시킬 수 있었던 원동력은 바로 ‘왜 일하는 가’에 대한 명확한 답을 알고 있었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물론 그 답은 쉽게 찾아낸 게 아니다. 그는 자신에게 주어진 현실에 안주하거나 비관하지 않고 끊임없이 ‘왜 일하는 지’에 대해 자문했다. 그 결과 “스스로를 단련하고 마음을 갈고 닦고 삶의 가치를 발견하기 위해 일을 한다”는 답을 얻었다.

일의 목적을 찾은 이후 이나모리 가즈오는 더 많은 일을 해낸다. 모두가 은퇴할 나이라고 생각할 80세를 눈앞에 두고 파산 직전이었던 일본항공(JAL)에 회장으로 취임해 재건을 성공시킨 것. 그는 일본항공에 취임한 지 1년 만에 흑자전환에 성공, 2년 8개월 만에 다시 주식시장에 상장시켰다. 이나모리 가즈오가 회장으로 재직하는 동안 일본항공은 세계에서 가장 높은 수익을 내는 항공사가 됐다. 그는 이 경험을 통해 사람이 마음만 먹으면 얼마나 강력한 힘을 발휘할 수 있는지 깨달았다고 한다.

이나모리 가즈오는 이제 자신의 저서 <왜 일하는 가>를 통해 우리에게 일하는 이유에 대해 묻는다. 우리는 왜 일을 할까. 가장 쉽게 얻을 수 있는 답은 ‘생계’를 위해서다. 최근 통계청에서 발표한 자료에서도 신중년들이 은퇴 후 일하고 싶은 가장 큰 이유가 생계였다. 한마디로 먹고살려면 돈이 필요하고, 돈을 벌려면 일을 해야 하므로 일을 한다는 것이다. 아마도 많은 사람이 이런 마음으로 일을 하고 있을 것이다. 이런 사람들에게 책은 다시 한번 일하는 이유에 대해 곰곰이 생각해보라고 한다.

그렇다고 이 책이 일 잘하는 방법을 알려주거나, 일하는 방식을 알려주는 것은 아니다. ‘지금까지 생계를 위해 일하느라 고생했다’고 토닥여주는 책도 아니다. 그저 이나모리 가즈오라는 바닥이라면 바닥인 인생을 살던 한 사람이 삶에서 도망치지 않고 어떻게 최고의 자리에 올랐는지를 알려주고 있다. 우리는 이 책을 묵묵히 읽어나가면서 일하는 이유를 찾는 게 왜 중요한지를 깨닫게 된다.

실제로 이 책은 기업의 CEO들이 즐겨 읽는 책으로 꼽히기도 했다. 특히 김봉진 우아한형제들 의장은 이 책에 대해 “회사를 잠시 떠나 방황하던 시절, 이 책을 만나 지금까지 포기하지 않고 일할 수 있었다”고 평했다. 삼성의 한 계열사는 10년째 이 책을 신입사원에게 선물로 주고 있다고 한다.

일은 우리 삶에서 떼어놓고 생각할 수 없는 부분이다. 특히 100세 시대로 평균 수명이 길어지면서 인생 1막뿐 아니라 2막에서도 일을 하지 않을 수 없게 됐다. 인생 1막에선 사는데 바빠 일하는 이유에 대해 묻지 않고 달려왔다면, 인생 2막을 준비하는 지금은 이 책을 통해 왜 다시 일해야 하는지에 대해 고민하는 시간을 가져보는 것도 좋을 듯하다.

일을 잘하기 위한 기술과 매뉴얼은 넘쳐날 만큼 지천에 깔려 있다. 왜 일하는지, 어떻게 일해야 하는지 생각하지 않아도 정해진 대로만 움직이면 결과가 나오고 급여가 나오는 세상이다. 그러니 왜 일하는지, 무엇을 위해 일하는지 궁리할 필요가 없다. 눈을 뜨고 있는 대부분의 시간을 일에 쓰고 있지만, 정작 일을 하는 근본적인 이유에 대해서는 깊이 생각하지 않는다.

- 본문 中-
정혜선 기자
doer0125@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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