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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터리] 돈 만큼 중요한 것

김경록 미래에셋투자와연금센터 대표

김경록 미래에셋투자와연금센터 대표


우리를 둘러싼 관계 망은 부부·자녀·친구·사회 관계 네 가지로 나눠 볼 수 있다. 가족은 부부와 자녀가 포함되고 사회적 관계 망은 소속 단체, 각종 모임, 종교 활동, 비영리 단체 활동 등을 포함한다. 나이가 들수록 관계 망은 양적으로 축소될 뿐 아니라 질적으로도 변화를 보인다. 이 4대 관계 망을 잘 관리해야 노후의 삶도 풍성해진다.

노후의 부부 관계를 보면 동상이몽(同床異夢)이다. 남편은 더 많은 시간을 아내와 보내고 싶어 하지만 아내는 그 시간을 줄이고 싶어 한다. 이 괴리를 좁히는 방법은 ‘따로 또 같이’를 실천하는 것이다. 같이 있는 시간을 줄이고 각자의 활동 영역을 넓히면 대화 소재도 많아지고 부부와 개인 생활 간의 균형도 지킬 수 있다.

자녀 관계는 ‘자식 중심에서 자신 중심으로’ 바꿀 필요가 있다. 천동설에서 지동설로 사고의 틀이 획기적으로 바뀐 것처럼 자식을 중심으로 한 삶의 궤도를 자신을 중심으로 한 궤도로 바꿔야 한다. 자녀가 결혼하고 나서도 이 궤도를 바꾸지 못하는 사람이 많다. 그러다 보니 관계가 손주에게까지 이어지게 된다. 특히 여성은 성인이 된 자녀에게서 독립하는 연습을 해야 한다.

친구 관계는 남성과 여성이 거울처럼 반대 성향을 보인다. 지난 2015년 10월 미래에셋은퇴연구소가 60~74세 은퇴자 60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 조사에 따르면 남성은 동창, 직장 동료, 고향 친구 등 연고 중심이 70%를 차지하고 이웃·취미·종교 관련 친구는 30%에 불과했다. 반면 여성은 연고에 의한 관계 비중은 30%에 불과한 반면 이웃·취미·종교 관련 친구가 70%에 이른다. 나이가 들수록 연고 관계의 친구는 줄어들기 때문에 남성은 지역 밀착형 생활 중심 친구 관계를 강화할 필요가 있다. 지역 밀착형이어야 자주 만날 수도 있다.

마지막으로, 사회 관계 활동은 친목 중심에서 벗어날 필요가 있다. 사회적 활동의 성격을 보면 봉사 단체 등 사회에 기여하는 활동이 6%에 불과한 반면 친목이나 취미 등 개인 여가 활동 모임이 80%를 차지했다. 2006년 한국개발연구원(KDI)의 ‘사회적 자본 실태 종합 조사’에서도 개인들의 공익성 단체 가입률은 2%대에 머물렀다. 사적 영역에 비해 공적 영역 활동이 너무 적다. 사회 기여 활동 등 공적 영역의 관계 망을 확대할 필요가 있다.

노후에는 자산 관리도 중요하지만 ‘관계 관리’도 중요하다. 좋은 관계가 노후 삶의 틀을 견고하게 만들어주기 때문이다. 가로세로 축을 교차하게 그리고 거기에 부부·자녀·친구·사회 관계를 5점 척도로 해서 도형을 그려보자. 다이아몬드 모양이 된다. 그 면적이 너무 좁으면 적극적으로 넓히는 노력이 필요하다. 균형 잡힌 모양을 갖추는 것 또한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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