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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의 창] 투자 세계의 유일한 ‘공짜 점심’

지철원 트러스톤자산운용 연금포럼 연구위원

지철원 트러스톤자산운용 연금포럼 연구위원


주식을 고르는 것을 미인 대회에 비유하고는 한다. 심사위원은 자기 마음에 드는 사람이 아닌 대중이 좋아할 만한 사람을 선택한다. 요즘 뜨거운 관심을 모으고 있는 대통령 선거 과정에 대입해봐도 흥미로울 것 같다. 열성 지지자들은 자신의 주관적 판단이 틀릴 리가 없다고 믿어 의심치 않는다. 주변에 자신이 지지하는 후보의 정당성을 설파하고 밀어줄 것을 호소하기도 한다. 하지만 선거 결과는 자신의 확고한 믿음과 다를 수 있다. 생각과 현실의 괴리를 극복하지 못하면 음모론에 빠지기도 한다. 주식에 투자하고 나서 결과를 기다리는 서투른 투자자의 모습이 연상되지 않는가.

미래가 불확실하다는 사실을 인정하는 투자자는 그렇지 않은 투자자보다 합리적으로 행동한다. 요즘 상황을 보면 어떤 자산이든 선뜻 매수하기가 쉽지 않다. 거의 모든 자산의 가격이 오를 만큼 오른 것 같고 인플레이션 조짐마저 보인다. 기존 투자자들도 결정이 어렵기는 마찬가지다. 자산 가격이 오르고 있는데 투자 비중을 조정하는 것이 만만한 일은 아니다. 이럴 때 예측에 의존하는 것은 행운을 기대하는 것과 다름없다. 투자할 때 유리한 입지를 확보할 수 있는 확실한 방법은 바로 포트폴리오를 짜서 투자하는 것이다. 기대수익률과 투자 리스크는 하나를 얻으면 하나를 버려야 하는 트레이드오프 관계다. 그런데 분산투자를 하면 이 둘을 맞바꾸지 않아도 된다. 해리 마코위츠는 ‘달걀을 한 바구니에 담지 말라’는 격언을 수학적으로 풀어내어 이론으로 정립했다. 그는 포트폴리오 선택 이론으로 지난 1990년 노벨 경제학상을 받았다. 여러 자산에 분산해 투자하는 특정 포트폴리오를 만들었다고 가정하자. 이 포트폴리오는 개별 펀드보다 훨씬 효율적이다. 이 포트폴리오에 투자한다면 개별 펀드와 리스크는 같아도 더 높은 수익률을 기대할 수 있고 기대할 수 있는 수익률은 같아도 더 낮은 리스크를 감수하면 되기 때문이다. 이 이론을 알고 있는 합리적인 투자자라면 당연히 개별 펀드에 투자하기보다 포트폴리오에 투자하려고 할 것이다. 지금처럼 한 종목을 장기 보유하는 것에 대한 믿음이 약해지는 시기가 새로운 포트폴리오를 구성하기 좋은 기회다.

포트폴리오를 구성할 때 주의 사항은 반드시 서로 상관성이 적은 자산을 선택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래야 리스크를 낮추면서 수익률을 높이는 효과를 거둘 수 있다. 많은 투자의 대가들이 투자에 있어서 분산이야말로 유일한 공짜 점심이라고 말하며 철저하게 실천했다. 이 글을 읽었다면 앞으로 분산투자를 하찮게 여기지 않으리라 믿는다. 결국 냉철하고 합리적인 사고를 하는 투자자가 승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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