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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도전하는 중년 아빠, 인생 3막엔 작가로 베스트셀러에 도전”

삼성 퇴사후 장사 시작해…5년 만에 두 번째 가게 열어

인생 2막 창업 후 연봉 1억원 직장인 안부러운 진정한 자유 느껴

코로나19로 가게 2곳 폐업했지만, 다시 직장인 되기는 싫어

2022년 1월 <나는 배달맨 아빠입니다> 두 번째 책 출간 앞둬

사진=정혜선


“자유로움”

직장인과 자영업의 대표적인 차이를 물었을 때 김도현 씨가 한 말이다. 김 씨는 대학교를 졸업하고 미국에서 경영학 석사를 마친 뒤 남들이 부러워하는 삼성에 입사했다. 남들이 보기엔 더할 나위 없는 좋은 직장이었지만, 그에겐 맞지 않았다. 결국 회사를 그만뒀다. 직장생활을 할수록 자신이 그 생활에 맞지 않다는 것을 깨달아서다.

아무런 준비없이 회사를 나온 뒤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인지 고민했을 때 찾은 게 ‘자영업’이었다. 한동안 도서관을 다니며 먼저 창업한 자영업자들이 쓴 책으로 공부를 하며, 지금의 자리에 선술집인 오뎅집을 창업했다. 장사를 처음 시작하는 사람 열에 일곱은 5년을 버티지 못하고 문을 닫는 현실 속에서 10년간 잘 운영하며 2개의 선술집을 더 열었다. 그리고 자신처럼 처음 창업하는 이들에게 도움을 주고자 <삼성 때려 치우고 인생가게로 먹고살기>란 책을 써냈다. 그렇게 책 제목처럼 인생가게로 잘 먹고 살고 있을 때쯤 코로나19라는 변수가 발생해 결국 가게 2개를 접을 수 밖에 없었다. 김도현 씨는 이제 인생 3막을 준비하고 있다. 그가 어떤 인생 3막을 준비하고 있는지 이야기를 들어봤다.

- 요즘 어떻게 지내시나.

“얼마전 까지 두 번째 책을 썼다. 그래서 오전엔 도서관 가서 책을 쓰고, 오후에는 장사했다. 지금은 원고를 다 넘기고 장사에 집중하고 있다. 사실 위드코로나 시작전까진 장사와 배달일을 병행했다.”

- 코로나19로 인한 가게 운영의 어려움이 이유인가.

“맞다. 사실 배달을 한다고 해서 큰 돈을 버는게 아니어서 경제적으로 크게 도움은 안된다. 그렇지만 영업시간 제한으로 적자가 계속 나고 있어 뭐라도 해야 했기에 시작했다.”

- 자영업자들의 힘든 상황은 많이 들어 알고 있는데, 인터뷰를 통해 접하게 된 것은 처음이다.

“영업시간 제한을 시작하기 이전까지는 코로나19로 인한 영향이 크지 않았다. 그런데 영업시간에 제한을 두다 보니 나처럼 2차 술집을 운영하는 집들의 매출이 크게 감소했다. 2차 술집은 저녁 7시 이후부터 손님이 있는데, 9시까지 밖에 영업을 못하니까 하루에 2시간 장사하고 문을 닫는 셈이다.”

- 2시간이라니, 그럼 문을 여는게 오히려 손해일 수도 있겠다.

“그렇다. 문을 열면 더 손해라 폐업하는 가게가 주변에 많았다. 나도 2주 정도 쉰 적이 있는데, 쉬어도 월세는 내야하니까 다시 영업을 시작했다.”

- 위드코로나 이후 상황은 괜찮아졌나.

“영업시간 제한이 풀리자마자 매출이 기존 70%까지 회복했다. 어떤 날은 코로나19 이전 매출을 회복하기도 했다. 영업시간 제한 때문에 빚을 1억5,000만원 정도 냈다. 지금은 이자만 내며 버티고 있는데, 영업시간 제한이 다시 시작되면 어떻게 될지 모르겠다.”

- 사실 <삼성 때려치우고 인생가게로 먹고살기>란 책 제목처럼 인생가게로 잘 살고 있는지 물으려 했는데, 물으면 안될 것 같다.

“(웃음)코로나19로 인한 영업시간 제한 실시 이전까진 인생가게로 먹고 사는데 문제가 없었다. 이 주변에서 선술집을 3개 운영했는데, 최근 2개를 폐업하고 지금 가게 하나 남았다.”

- 미국에서 경영학 석사를 마친 고학력자에 대기업에 다녔다. 이 모든 것을 내려놓기가 쉽지 않을 것 같은데.

“미국에서 유학한 경험이 없었다면, 쪽팔려서 장사를 못했을 것 같다. 미국에 가서 보니 한국에서 잘나가던 사람들이 한인타운에서 세탁소나 마트를 운영하는 등 장사를 하고 있더라. 그런 모습에 대해 이상한 시선으로 바라보는 사람이 없었다. 자연스럽게 느껴졌다. 덕분에 한국에 돌아와서 회사를 그만두고 자영업을 시작할 수 있었다.”

- 직장을 그만둔 이유가 뭔가.

“직장생활 자체가 너무 힘들었다. 누가 괴롭히거나 업무가 과중되고 그런건 아니었지만, 내 성격이 직장생활에 맞지 않았다. 부모님께 회사를 그만둔다고 말했을 때 참고 다니라고 하시더라. 그런데 도저히 참고 다닐 수 없어 그만뒀다.”

- 그만두기 전 창업에 대한 준비를 한건가.

“그랬으면 좋았겠지만 아니다. 생활비를 대출받고 퇴사한 후 뭘할지 고민했다(웃음). 와이프에게 말하지 않고 회사를 그만둬 한동안 출근하듯 집을 나섰다. 그길로 도서관에 가 자영업과 관련된 책을 모조리 찾아 읽었다. 주로 창업해본 사람들이 쓴 책들을 선택해 읽었다. 그게 큰 도움이 됐다.”

이미지=왓북


- 사실 은퇴한 분들이 가장 내려 놓기 힘들어하는 게 직위와 명함이다. 직장을 그만두고 어땠나.

“인생은 전부 시한부다. 몇 년을 더 살고, 덜 살고의 차이지 시한부 인생인 것은 모두 똑같다. 그것을 잊고 사니까 돈이나 명예를 중요시하게 되는 듯하다. 죽음을 생각했을 땐 내가 진정 원하는 삶을 사는 게 중요하다. 그러기 위해선 스스로에게 어떻게 살고 싶은지, 무엇을 하면서 먹고 살 것인지 물어보는 시간을 가져야 한다.”

- 그럼 퇴사 후 창업하는 데 얼마나 걸린건가.

“6개월을 준비했다. 상권조사도 직접 다녔다. 지금 이 자리를 선택할 때도 바로 앞집에 있는 쭈구미집에서 밥을 시켜 먹으며 손님이 얼마나 오는지 살펴봤다. 그리고 이전에 이 자리에 오뎅바를 했었는데 망해 폐업했다는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어 그 이유를 쭈구미집 사장에게 물었다. 거기서 얻은 정보를 통해 아빠야샤브바의 주요 타깃층을 정하고 거기에 맞는 인테리어를 했다.”

- 첫 창업에 어려움은 없었나.

“웃픈(웃기면서 슬프다) 에피소드가 하나있다(웃음). 나는 이론으로 창업 준비를 하지 않았나. 처음 선술집을 할 때 프랜차이즈로 시작했는데, 인테리어팀이 들어와 인테리어를 해야하는데 이전 주인이 물건을 안가져가더라. 몇 번을 전화해서 물건을 가져가라고 재촉해도 안가져가다 마지막엔 가져갔다. 그러면서 20년 동안 장사하면서 나 같은 사람을 처음 봤다고 하더라. 그땐 그게 무슨 말인가 했는데, 알고 보니 시설 권리금을 냈기 때문에 그 물건들이 다 내거였던거다. 돈도 주고 물건도 준 셈이다(웃음). 슬픈 건 나중에 프랜차이즈업체에서 설치해준 생선 구이 기계가 너무 작아, 이전 주인이 가져 간 것과 똑같은 것을 돈을 주고 샀다. 현장 경험이 얼마나 중요한 지 그때 느꼈다.”

- 정말 웃긴데 슬프다. 다른 에피소드는 없나.

“내가 경영학 중에서 마케팅을 전공했다. 마케팅을 공부하면서 가장 중요하다 느꼈던 게 ‘고객만족’이다. 고객을 만족시켜주면 언젠간 보답을 받게 된다는 이론이다. 한 번은 새벽 두시에 영업이 끝나는데 한시가 다되서 커플 손님이 왔다. 소주 한 병에 오뎅 두세꼬치를 시키더라. 그리곤 영업시간이 끝났는데도 안갔는데, 내 머릿속엔 오직 고객만족만 떠올랐다. 영업이 끝날 때까지 안가고 있더니 나중엔 서비스가 없냐고 해서 소주 한병을 서비스로 줬다. 그 커플이 먹고 간 매출이 만원도 안된다. 1년간 매번 그 시간에 와서 똑같은 것을 시켰다. 중요한 것은 이미 술에 취해 오다보니 여기서 뭘 얼마나 먹었는지 기억을 못하더라. 결국 고객만족에 대한 보답은 없었다(웃음).”

- 정말 깨알같은 정보들이다. 이런 정보들을 책에 담아냈나.

“내가 창업을 준비하면서 창업한 분들이 써낸 책으로 공부해 도움을 받았듯 나도 도움을 주고 싶어서 썼다. 정말 10년간 가게를 운영하면서 알게 된 경험과 노하우를 그 한 권에 다 담았다.”

- 만약 창업하기 전으로 돌아간다면, 그때도 회사를 그만두고 자영업을 한 건가.

“나는 지금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다시 회사로 돌아가고 싶은 생각은 안든다. 그리고 그때로 돌아가도 또 장사를 할거다. 내가 그런 성향인듯하다.”

- 그럼 직장인과 자영업자의 가장 큰 차이는 뭐라고 생각하나.

“자유다. 정말 연봉 1억원이 넘는 직장인이 안부러울 정도의 진정한 자유가 우리에겐 있다.”

사진=정혜선


- 인생 2막을 준비하는 분들에게 창업을 권하고 싶나.

“사실 은퇴 후 선택지가 창업밖에 없어선 안된다고 생각한다. 다양한 선택지 중 창업이 있다면 좋을 듯하다. 내가 직장 생활에 맞지 않았듯 자영업이 맞지 않은 분들이 분명히 있다. 그런 분들이 창업을 한다면 어려움을 겪을 수 있으니 자신의 성향과 니즈를 잘 파악해 선택해야 한다.”

- 인생 2막을 산지 벌써 15년이 흘렀다. 창업 후 5년을 버티는 게 쉽지 않다고 하는데, 어땠나.

“처음 가게 문을 열었을 때가 겨울이었다. 오뎅바의 특성상 겨울에 장사가 잘된다. 그러다 보니 장사가 쉽다는 생각이 들더라. 3월이 되고 날이 따뜻해지니 다른 곳으로 손님들이 가더라. 비수기가 찾아온 거다. 그때 장사가 너무 안돼 주방에서 일하는 분을 내보내고 혼자 주방에서 요리하고 홀 서빙하고 다 했다. 여름이 지나고 날이 추워지면 다시 성수기가 찾아온다. 일을 하면서 그 패턴을 알게 됐다. 첫 번째 가게를 연 지 5년 만에 두 번째 가게를 열었고, 2014년에 세 번째 가게 영업을 시작했었다. 지금은 이 가게 하나만 남았지만….”

- 지금 인생 2막과 관련된 두 번째 책 출간을 앞두고 있다고.

“늦어도 다음 달 초중반엔 출간될 예정이다. 지난주 일요일에 마지막 원고를 넘겼다(웃음). <나는 배달맨 아빠입니다>가 책 제목이다. 퇴사 후 인생 2막을 사는 중년 아빠가 도전하고 성장하고 생존하는 이야기를 담고 있다. 이 책을 시작으로 인생 3막엔 베스트셀러 작가에 도전해 볼 생각이다.”
정혜선 기자
doer0125@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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