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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30 소비는 이제 ‘감성’을 쫓아

인스타그래머블 트렌드 카페 그 속으로

2030 소비는 이제 ‘감성’을 쫓아

-인스타그래머블 트렌드 카페 그 속으로

‘인스타그래머블’이란 인스타그램(Instagram)과 ‘할 수 있는(able)’의 조어로 ‘인스타그램에 올릴 만한’의 뜻을 가진다. 인스타그램에 올릴 만한 자신이 간 곳, 먹은 것을 SNS에 자랑하는 문화가 젊은 층들을 중심으로 확산되고 있다. 또 이러한 인스타그래머블 트렌드를 따라 소비가 이루어지고 마케팅도 이 트렌드를 따라가는 추세다.

인스타그램 감성카페 게시물

인스타그램을 사용하는 젊은 층들은 인스타그램에 맛집, 카페를 검색하고, 소비한 뒤 다시 인스타그램에 사진과 영상의 형태로 공유한다. SNS에 감성적인 공간들을 올리는 개인 계정, 광고 계정들이 늘어가고 이러한 과정으로 축적된 문화는 새로운 소비 트렌드로 자리잡았다. 그렇다면 인스타 감성이 도대체 어떤 걸 의미하는 것일까.

인스타 감성을 충족하는 조건으로는 사진을 찍고 싶게 만드는 음식 외관, 앤틱 가구들이나 레트로풍의 인테리어, 깔끔하고 아늑한 가게 분위기, ‘인생샷’을 찍을 수 있는 포토존 등을 꼽을 수 있다. 이제 인스타그램에서 인기를 끄는 맛집들은 음식의 맛은 물론이고 독특하고 먹음직스러운 음식 외관, 사진에 잘 찍힐 만한 가게 분위기까지 갖춰야 인정을 받는다.

그 중 감성 카페는 인스타그래머블의 정석을 보여준다. 감성 카페 투어라는 말이 등장할 정도로젊은 층들의 눈길을 끄는 카페들이 전국에 널리 퍼지고 있다. 인스타그램 해시태그에 감성카페를 검색하면 68만 5천개의 게시물이 나온다. 이러한 카페들은 어떤 모습이고 또 왜 젊은이들은 감성카페에 열광할까?

감성 카페를 찾아 경의선 숲길 프로젝트를 통해 ‘연트럴파크’로 거듭난 연남동에 가보았다.

연남동 거리의 모습

연남동의 메인 상권은 무지개아파트에서 연남 파출소에 이르는 경의선 숲길 구간으로 맛집과 카페들이 모여들어 이미 핫플레이스로 자리 잡았다. 거리에는 잔디나 벤치에 앉아 시간을 보내는 사람들, 버스킹 공연 하는 사람, 반려견과 산책을 나온 사람들의 모습이 가득했다. 인스타그램 감성의 성지 답게 연남동의 거리의 건물, 가게들은 외관부터 감성적인 인테리어를 보여준다. 외부에 따뜻한 느낌의 조명을 설치하고 벽돌로 벽을 쌓고, 큰 유리창을 커튼으로 장식하거나 통유리창으로 되어있다. 인스타 감성을 제대로 느끼기 위해 ‘ㄴ 카페’에 방문했다.


카페에 들어서면 나무 가구들과 앤틱 소품들이 따듯한 분위기로 맞아준다. 전체적인 인테리어에서 예스러운 느낌과 현대적 분위기가 공존한다. 이 카페는 지하와 1층으로 구성된 공간으로 지하에는 거울과 식물을 두어 포토존의 역할을 하게 해 두었고 1층은 바깥 테이블과 안쪽의 분리형 공간으로 이루어져 있다. 음료를 담는 컵과 컵 받침, 케이크 그릇 역시 레트로 느낌이며 인증샷을 찍어 인스타그램에 올리기 좋도록 데커레이션을 해준다. 2,30대 여성 고객층이 주로 있었고 커플 고객도 볼 수 있었다. 대부분의 손님들은 사진을 찍거나 이야기를 나누며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특이한 점은 카운터 앞에 빈티지 소품샵을 두어 빈티지한 제품들을 직수입하여 판매도 하고 있다는 것이다.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1930-1970년대의 빈티지 제품을 보다 합리적인 가격으로 아날로그적 감성을 많은 사람들과 공유하기 위함이라고 한다. 세월의 흔적을 느낄 수 있는 컨셉을 가진 감성 카페라고 할 수 있다.

다음으로 인스타그램에서 핫한 또 하나의 카페 ‘ㅁ 카페’를 방문했다.


가게에 들어가기 전 간판에서부터 레트로 감성을 느낄 수 있고 가게에 들어가면 나무 테이블이 놓여있어 아늑한 분위기가 느껴진다. 손님이 많아 심지어 자리가 날 때까지 밖에서 기다리다가 들어오는 손님들도 있었고, 메뉴를 포장해 가는 손님들도 다수 있었다. 이 곳 역시 젊은 여성 고객층이 다수이고 주문한 메뉴의 사진을 찍거나 서로의 사진을 찍어주는 모습을 쉽게 볼 수 있었다. 옛날에 사용했던 우유병에 밀크티를 판매하고, 티라미수를 컵에 담은 형태는 귀엽고 신선한 비주얼로 사진을 찍고 싶은 욕구를 불러일으킨다. 레트로는 젊은 세대에게 낯섦, 새로움을 가져다주고 또 하나의 추억을 만들어준다. 대학생 김모(23)씨는 “사진 찍기에 예뻐서 꼭 와보고 싶었고 옛날 우유병에 밀크티를 주는 것이 참신하다”며 소감을 전했다.


사실 연남동 카페거리는 복잡한 골목에 위치해 있어 접근성이 좋지 않다. 그러나 SNS 등을 통해 알고 찾아오는 손님들 덕에 연남동 카페 상권의 매출은 높다. 연남동 커피전문점/카페/다방 분야 매출분석 결과 (소상공인 상권분석 시스템) 2019년 10월 기준 월 2567만원을 기록하고, 월요일을 제외한 모든 요일의 매출이 고르게 분포했다. 성별 매출은 남성이 38.8%, 여성이 61.2%씩 차지하고 20,30대 매출이 각각 27.8%, 35.1%로 젊은 여성들이 주 고객층으로 보인다. 접근성보다는 이제는 매장 각각마다의 확실한 컨셉, 매장의 인테리어, 음식의 외관이 2030 고객을 찾아오게 만드는 핵심이라고 할 수 있다.

현재 스마트폰의 상용화로 누구나 사진과 영상을 제작하여 공유할 수 있는 세대를 살아가는 젊은 층들은 자신의 일상과 체험을 보여주고 자랑하는 문화를 만들어냈다. 텍스트를 읽는 검색에서 이미지를 보는 검색으로의 변화는 사람들이 시각적 만족도를 충족시켜주는 것들에게 관심을 높이게 하는 원인이 되었다. 비교적 적은 돈을 들여 ‘있어 보이는’ 일상의 행복을 느낄 수 있는 카페는 이제 단지 음료를 마시기 위해 들리는 곳이 아니라 여가 시간에 추억을 만들기 위한 공간이다.

비주얼적인 인스타그램은 개성을 드러내길 좋아하는 젊은 세대가 자신을 표현하는 취미이자 놀이이며 소비이다. 젊은 층들을 사로잡기 위해서는 조금 더 인스타스러운 브랜드 이미지가 필요한 세상이 온 것은 아닐까.

조민교 기자
mink94@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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