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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보는 인연에서 온다

[라이프점프] 이선용의 트레이드 오프(2)



판다플립을 창업하고 처음 팀을 모으던 2014년. 당시 차례로 6명의 공동창업자가 합류했는데 이 중 지인의 소개로 알게 된 이가 셋, 지인의 지인이 소개해준 사람이 둘이었다. 원래부터 알고 지냈다고 하는 이들조차 과거 지인의 소개로 만났으니 사실 우리 팀은 지인들이 만들어주었다고 해도 과하지 않다. 창업을 고민하던 시기 조언을 구하러 다닌 이들 역시 소개에 소개를 받은 이들이었다. 같은 하숙집의 C로부터 소개 받은 K가 창업 결심을 듣고 M을 소개해주었고 같은 지점 동료는 자신의 친동생을 소개해주었다.

장구한 서설을 늘어놓은 건 바로 여기에 정보를 얻는 풀을 확장하는 열쇠가 있었다는 얘기를 하기 위해서다. 인터넷에 굉장히 많은 정보들이 있지만 정작 중요한 결정은 눈과 귀로 확인한 후에 결정하는 것이 다반사 아닌가. 필자 역시 ‘부의 추월차선’이나 ‘딜리버링 해피니스’를 읽으며 창업의 꿈을 키울 수는 있었지만 정작 어떻게 해야할 지에 대해선 주위에 알려줄 수 있는 지인이 거의 없었다. 직장인 주위엔 아무래도 비슷한 생각만 하는 직장인들이 많을 수밖에.

외연을 확장하는 것이 필요했다. 정말 창업을 한 사람. 가급적이면 나와 비슷한 일을 벌인 사람이 필요했다. 창업을 하고 N년이 지난 지금 그가 고민하고 있는 것이 N년 후의 내 고민일 것이고 난 그 확인이 필요했다. 가령 투자와 차입, 조직문화, 대표가 짊어져야 하는 무게들이 그랬다. 물론 모두 하나의 사례일 뿐이다. 그가 어느 시점에 상승곡선을 그렸다고 해서 나도 그러리란 보장은 없는 거니까. 고개를 끄덕이며 들었을 뿐 내가 겪게 되는 오늘은 분명 그들에게 들었던 것과 다르겠지만 먼 미래가 아니라 1분기 혹은 1개월 뒤를 보며 조각들을 맞춰간다는 것을 아는 건 그것만으로도 분명히 헛발질과 스스로 만들 내상을 줄여준다.

지난 설 사촌형이 그랬다. “10년만 참아봐. 형도 몰랐는데 10년 정도 지나니까 앞에 했던 일들이, 그간 만났던 사람들이 계속 다음 일을 만들고 키우게 만들더라.”고. 올해 내내 필자는 이 말을 붙들고 살았다. 인연은 우연을 가장한 필연도 아니고 반복된 우연도 아니다. 삶에 변화를 주고 싶다면 좀더 적극적인 해석이 필요하다. 노력이 있어야 정보의 외연이 넓어진다. 샤먼까진 아니더라도 때때로 기댈 벗이 될지도 모른다. 첫 단추는 이렇다. ‘요새 ㅇㅇ에 관심이 있는데 ㅇㅇ을 알만한 사람 좀 소개해줄 수 있어?’라고 주위에 묻는 것.

/이선용 스튜디오봄봄 대표
서민우 기자
ingaghi@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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