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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목 추천' 유튜버, 유사투자자문 규제받나

"잘못된 투자정보 등 불법 온상"

당국, 규제 고심…정치권 법안 발의

"회원제 아니라면 '대가' 불명확"

'불특정 다수에 추천' 등도 쟁점



금융 당국과 정치권이 주식 종목을 추천하는 유튜버에 대해 ‘유사투자자문업자’ 적용 여부를 검토하고 있다. 지난해부터 주식 투자 열풍이 본격화하며 잘못된 투자 정보를 전달하는 유튜버가 늘어나고 있음에도 이들에 대한 규제 방안이 뚜렷하지 않다는 목소리가 높아졌기 때문이다. 다만 유튜버를 자본시장법상 테두리에 넣고 제도화하기에는 현행법상 모호한 부분이 많다는 해석도 나온다.

5일 금융 당국에 따르면 금융위원회는 주식 종목 추천 유튜버를 어떻게 규제할지 유권해석을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감독원 역시 유튜브 채널에 대해 유사투자자문업 관련 규제를 어떻게 적용해야 할지 고심 중이다.

여기에는 최근 유튜브가 불법 유사투자자문업자들의 온상이 되고 있다는 판단이 깔려 있다. 유튜브가 ‘주식 리딩방’ 같은 불법 회원제 투자자문 플랫폼으로 악용되고 있다는 것이다. 이날 금감원은 주식 리딩방에 대해 소비자 경보 ‘주의’를 발령하기도 했다. 유사투자자문업자 불법 혐의 적발 건수 역시 지난 2018년 26건에서 지난해 49건까지 늘어났다.

금감원은 “최근 오픈 채팅방과 유튜브 등 누구나 접근하기 쉬운 온라인 매체를 이용한 주식 리딩방이 여전히 성행하고 있다”며 “투자자문업자가 아닌 유사투자자문업자 등이 운영하는 주식 리딩방은 불법”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현행법상으로 종목 추천 유튜버에 대해 명확한 규제를 적용하기는 쉽지 않은 상황이다. 이들을 ‘유사투자자문업자’로 정의하는 것부터 난해하기 때문이다. 유사투자자문업자는 금융투자업 인가를 받지 않았음에도 종목 추천 등의 대가로 돈을 받는 개인·법인을 뜻한다. 만약 이들이 금융위에 신고를 하지 않거나 특정 회원에게만 종목을 추천한다면 불법 유사투자자문업자로 분류한다.

문제는 이때 종목 추천 ‘대가성’을 어떻게 규정할지부터가 쟁점이다. 전문가들은 종목 추천 유튜버를 크게 △회원제 유튜버와 △비회원제 유튜버로 나눠서 접근하고 있다. 이 중 회원제로 돈을 걷는 유튜버에 대해서는 ‘유사투자자문업자’로 규정하기 쉽다는 설명이다. 종목 추천의 대가로 회비를 받는다는 점이 명확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유튜버가 회원제를 운영하지 않는다면 ‘대가’가 명확하지 않아 규제 적용이 만만치 않다.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이들이 유튜브에서 벌어들인 ‘광고 수입’ 등을 자본시장법에서 규정한 유사투자자문업상 대가로 해석해야 한다는 의견이 제기되기도 한다.

다만 금감원은 “유튜버가 시청자들과 일일이 계약을 맺은 것이 아니기 때문에 유사투자자문업으로 해석하기는 어렵다”는 취지의 의견을 견지해왔다. 선의로 정보를 제공하는 유튜브까지 과도하게 규제할 수도 있다는 우려도 제기됐기 때문이다. 성희활 인하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자본시장법은 금융투자업자를 대상으로 하는 법이기 때문에 유튜브는 일종의 법률상 사각지대”라며 “유료 기반이 아니면 기본적으로 표현의 자유가 인정받는다는 점에서 법상 규제를 추가해야 하는지 의견이 제기될 수밖에 없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유사투자자문업에서 허용하고 있는 ‘불특정 다수에 대한 종목 추천’을 어떻게 정의할지도 쟁점이다. 회원제 유튜버처럼 ‘특정 집단’을 대상으로 투자자문을 하는 경우에는 불법이기 때문이다. 다만 성 교수는 “저는 회원제가 되는 순간 법이 허용한 행위에서 벗어난다고 생각한다”면서도 “일각에서는 ‘일대일 추천’이 아니면 괜찮지 않느냐는 입장도 나와 의견이 갈리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정치권에서는 유튜브·카카오톡·텔레그램 기반 종목 추천까지 제도권에 넣으려는 법안도 나오고 있다. 31일 김병욱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유사투자자문업’을 ‘투자정보업’이라는 이름으로 바꾸고 간행물·전자우편뿐 아니라 문자메시지, 동영상 공유 서비스 등을 활용하는 경우에도 유사투자자문업에 해당하도록 범위를 넓힌 자본시장법 개정안을 대표 발의하기도 했다. 수익률을 부풀리거나 자신의 투자 판단이 다른 곳보다 낫다고 주장하는 행위를 ‘허위·과장 광고’로 명시해 처벌하는 규정도 추가했다.

/심우일 기자 vita@
심우일 기자
vita@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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