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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세 봉제공장 살려야 패션산업도 크죠”

조형일 위아더 대표

옷 만드는 공장과 디자이너 연결

견적 비교 후에 비대면 계약 지원

플랫폼 '오슬' 통해 2,000여건 성사

봉제·미싱 등 종사자 70%가 고령화

온라인에 미숙해 일감 중개는 필수



“의류 제조 기반이 무너지면 유통시장이 커진다 해도 국내 패션 산업에는 비전이 없습니다. 일감이 필요한 공장과 디자이너를 효율적으로 연결할 통로가 필요한 이유입니다.”

의류 플랫폼 스타트업 위아더의 조형일(33·사진) 대표는 12일 서울경제와의 인터뷰에서 “공장 정보를 알려주고 의류 제작을 돕는 서비스가 현재 낙후된 생산구조를 개선하는 데 일조할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이 회사가 지난해 1월 내놓은 플랫폼 ‘오슬’은 옷 만드는 공장 정보를 웹과 모바일로 손쉽게 검색한 후 직접 비대면 계약을 맺도록 지원한다. 패션 업체나 디자이너가 제작 정보를 입력한 후 공장들이 올린 견적을 비교·선택하는 방식이다. 직접 계약 대신 의류 제작을 의뢰하면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도 대행한다. 조 대표는 “주로 서울·수도권 공장 데이터를 기초로 플랫폼이 추천하는 공장을 선택할 수 있다”며 “보통 디자이너가 인맥을 통하거나 발품을 팔아 공장 4~5군데 이상을 돌아다니는 불편을 덜 수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현재 오슬에 등록된 공장은 1,900여 곳. 전국의 의류 공장들 대부분이 영세한 탓에 온라인 수주·거래가 쉽지 않아 위아더 직원들이 공장을 방문해 디자이너들과의 연결 고리를 만들고 있다.

그는 “국내 봉제·미싱 등 종사자 70% 정도가 60대 이상일 정도로 고령화됐다”며 “온라인에 익숙하지 않고 2030 디자이너들과 소통도 어려워 일감 중개는 필수”라고 강조했다.

비대면 특성상 안전한 거래에도 초점을 뒀다. 표준 전자 계약서를 도입하고 섬유시험연구기관(KOTITI)과 함께 원단 검사 서비스도 제공한다. 그는 “구두계약만 믿고 옷을 만든 후 대금을 못 받는 사례 등 업계에 불합리한 관행이 여전히 있다”며 “매칭 서비스가 공장과 디자이너 모두 상생하는 도구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동안 오슬을 이용한 디자이너 회원은 8,000명 정도다. 플랫폼을 통해 2,000여 건의 거래가 성사돼 국내 생산된 옷만 57만 벌에 이른다. 그는 “제작 기간이 기존의 절반에 불과하고 다품종 소량 생산 이점이 부각된 것이 이용자 증가 요인”이라며 “디자인 전공 학생은 물론 자신의 소질을 살려 온라인 쇼핑몰을 연 회사원이나 주부 회원도 늘었다”고 말했다.

프랑스 패션 학교 국내 분교에서 패션디자인을 전공한 조 대표는 의류 공장을 운영한 부모 덕에 어릴 때부터 시장에 대해 배우면서 구조적 문제를 절감했다. 11년 동안 의류 회사 디자이너로 활동한 후 친구인 현 강상구 최고기술책임자(CTO)와 위아더를 공동 창업했다. 매칭 알고리즘에 대한 특허도 등록한 위아더는 서울 성북동 회사 건물에 지난 2월 의류 생산 공장을 세웠다. 그는 “봉제·미싱이 힘들고 대우받지 못하는 직업으로만 인식되는데 작업환경과 생산구조를 개선해야 젊은 신규 인력이 들어올 것”이라며 “옷 제조에도 정보기술(IT)을 접목해 고부가가치로 바꿔야 한다”고 강조했다.

조 대표는 OEM 사업 안착과 매출 150억 원 달성을 내년 목표로 잡았다. 그는 “국내 화장품 품질이 제조 업체 이름만으로 시장에서 보증받는 것처럼 오슬을 패션 업계에서 인정하는 제조 브랜드로 키우고 싶다”고 덧붙였다.

박현욱 기자
hwpark@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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