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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튜버 하면서 인생 2막 도전 시작돼, 앞으로 푸드표현예술치료상담사로 활동할 것”

‘주코코맘의 미각’ 주미덕 시니어 유튜버, 딸 권유로 유튜브 시작

유튜브 시작 7개월 만에 첫 수입 발생

‘압력솥으로 찹쌀떡 만들기’ 영상 가장 인기 많아

최근 <유튜버와 작가, 예순 넘어 시작하다> 에세이 펴내

사진=정혜선


“내 인생은 유튜브를 하기 전과 후로 나뉩니다.”

결혼해 한 평생을 주부로만 살았다는 주미덕 씨는 딸의 권유로 유튜브 활동을 시작하면서 삶이 바뀌었다. 주 씨가 꼽는 유튜브의 장점은 ‘꾸준함’이다. 기복 없이 꾸준히 하면 성과를 낼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유튜브 시작 후 큰 반응이 없었지만, 꾸준히 영상을 촬영해 올린 결과 7개월 만에 첫 수익을 낼 수 있었다. “수익이 발생하자 더 열심히 하게 됐다”는 주 씨의 도전은 여기서 끝이 아니다. 최근에는 <유튜버와 작가, 예순 넘어 시작하다>란 제목의 에세이를 출간하기도 했다. 주 씨를 만나 유튜브가 바꿔놓은 인생 2막 삶에 대해 들어봤다.

- 유튜브를 찾아보니 ‘주코코맘의 미각’ 타이틀이더라. 주코코맘은 직접 지은건가.

“그렇다(웃음). 지금 키우고 있는 반려견 이름이 코코다. 내가 주 씨니까 코코의 엄마라는 뜻으로 ‘주코코맘’이라고 지었다. 단순히 주코코맘이라고 하면 단조로워 고민하다 요리를 주제로 유튜브를 하니까 ‘미각’을 붙였다. 그랬더니 괜찮은 타이틀이 많들어졌다.”

- 시니어 유튜버로 데뷔한 지 얼마나 됐나.

“2년 반 됐다.”

- 인생 2막에 유튜버를 하게 된 계기가 궁금하다.

“나는 할마(손주를 돌보는 할머니)였다. 딸이 어렵게 쌍둥이를 낳아 육아를 도와줬다. 육아를 해본 분들은 알겠지만, 자기 시간을 갖기가 쉽지 않다. 항상 그 부분을 미안해하던 딸이 아이들이 어린이집에 가게 되자 하고 싶은 일을 하라고 권하더라. 하고 싶은 일이 뭔지 고민하다 잘하는 게 있다는 것을 알게 됐다.”

- 그게 요리였나.

“그렇다(웃음). 과거 주부로 지내면서 요리를 잘하고 싶어 한식 요리사 자격증을 따고 폐백 요리를 배웠다. 폐백 요리를 배운 뒤 알음알음 주문이 들어오면 그때마다 폐백 음식을 만들어 팔았다. 당시 반응이 꽤 좋았던 기억이 있어 요리를 주제로 유튜브를 해보자는 마음이 들었다.”

이미지=주미덕


- 딸이 유튜브를 해보라고 권한 이유가 있을 것 같은데.

“사실 내가 유튜브 애청자다(웃음). 유튜브를 즐겨보니까 엄마도 한번 유튜브를 해보라고 권하더라. 딸에게 음식을 가르치는 마음을 시작하게 됐다.”

- 시니어 유튜버로서 유튜브의 장점이 뭐라고 생각하나.

“유튜브의 생명은 꾸준함이라고 생각한다. 유명해지지 않아도, 구독자가 적어도 일주일에 하나 혹은 두 개씩 꾸준히 올리면 보는 이들이 늘더라. 나는 지금 그 꾸준함으로 승부를 보고 있다.”

- 유튜브를 시작하면서 어려움은 없었나.

“주부로서 가족들을 위해 요리를 해온터라 잘 할 수 있다는 자신이 있었다. 한식 위주지만 제철 음식은 물론 떡도 만들 줄 아니까 다양한 요리를 선보일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그런지 유튜브를 시작하면서 어려움이나 두려움은 없었다.”

- 그럼 영상 촬영 전 할 음식을 직접 기획하나.

“거의 제철 음식 위주로 진행하는데, 주말농장을 운영하다 보니 그때그때 할게 생긴다. 이번에도 주말농장에 가서 돼지감자를 캐왔다. 그럼 돼지감자 손질하는 법, 말리는 방법, 돼지감자로 김치담그는 법 등 알려주고 싶은 게 너무 많다 보니까 계속 영상을 찍어 올리게 된다.”

- 진짜 엄마의 마음으로 유튜브를 하는 듯하다. 지금까지 올린 영상 중 가장 인기가 많았던 건 어떤 요리인가.

“압력솥으로 찹쌀떡 만들기가 조회수 100만을 넘었다. 요리를 만들면서 이 영상은 조회수가 많이 나오겠다고 기대하면 의외로 안보더라(웃음). 반대로 기대 안 한 영상은 또 조회수가 많이 나오는 경우가 있더라.”

- 기대하지 않았는데 조회수가 많이 나오면 기분이 좋을 것 같은데, 어떤가.

“맞다. 영상이 인기가 많으면 기분이 너무 좋다(웃음). 그럼 또 신나서 영상을 찍게 된다. 이게 유튜브의 재미인듯하다.”

- 구독자가 많아지면서 수입도 발생했다고.

“유튜브를 시작한 지 7개월이 넘어서자 구독자가 1,000명을 넘어섰다. 그때 처음 수입이 120만원 정도 발생했다. 이후 더 늘어야 하는데 계속 줄어서 요즘에는 20만원을 벌 때도 있다.”

- 유튜버로서 자리를 잡은 듯한데, 서울시50플러스재단에서 하는 유튜버스쿨에 참여한 이유가 있나.

“수입이 적어지면서 한계를 느꼈다. 유튜브를 계속 해야 하나 고민도 들더라. 한 번도 유튜브를 전문적으로 배운 적이 없어 이 시점에서 한 번 배우고 가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 앞으로 더 나아가려면 지금 가지고 있는 고정관념을 깰 필요가 있었다. 감사하게도 유튜버스쿨에서 많은 것을 배웠다.”

- 유튜버스쿨에서 배운 것 중 가장 기억에 남는게 있다면.

“유튜버스쿨을 듣기 전까지는 요리가 좋아서 요리 유튜버를 했다. 다시 말해서 내가 좋아서 시작한 유튜브라 전적으로 나만의 스타일이었다. 그런데 구독자를 늘리기 위해서는 구독자가 원하는 방향으로 기획과 편집을 해야 한다고 하더라. 구독자가 원하는 소리에 집중하고 그들이 알고 싶어 하고 좋아하는 것을 하라고 하더라.”

- 가만히 들어보니 유튜브가 삶을 바꿔놓은 듯한데, 어떤가.

“맞다. 유튜브를 하지 않았다면 지금도 평범한 주부로 살고 있었을 거다. 유튜브를 시작하면서 60살 이후 인생이 달라졌다. 한마디로 제2의 인생을 살게 해준 게 유튜브다. 유튜브를 하다 보니 책 쓰기를 권유받아 최근에는 수필집을 냈다.”

- 시니어 유튜버에서 작가로 데뷔까지 한 건가.

“(웃음). 거창하지 않지만 그렇다. 이렇게 되고 보니 어릴 때 해야 하는 공부가 있듯이 나이 들어서도 공부를 해야 하는 듯하다.”

이미지=바이북스


- 글을 쓴다는 게 쉬운 일이 아닌데, 대단하다.

“유튜브 방송을 하면서 정기적으로 글을 쓴다는 게 정말 쉽지 않더라. 시간이 없다고 미루다 보면 1년이 지나도 책을 못 낼 것 같아서 이틀에 한 꼭지씩은 쓰는 거로 계획을 잡고 썼다.”

- 요즘 하는 공부가 있나.

“원래 책을 잘 안 읽었다. 아이들 키우고 손주를 돌보게 되면서 책을 볼 여유가 없었다. 그런데 유튜브를 시작하면서 공부를 해야겠단 생각에 책을 읽기 시작했는데, 정말 많은 공부가 되고 있다. 독서 모임을 시작해 강연회도 찾아다니고 그랬다. 그러면서 푸드표현예술치료상담사를 공부해 최근 1급 자격증을 취득했다.”

- 요리로 심리를 치료해주는 건가.

“음식으로 심리를 치료하는 방법은 다양한데, 푸드표현예술치료는 음식으로 다양한 이미지를 만들어내면서 마음을 치유하는 방식이다. 예를 들어 과자나 초콜릿, 과일 등으로 사물을 만들면서 내면에 잠재된 아픔 등을 꺼내놓는 식이다. 최근에 손주에게 시켜보니 아주 잘하더라. 나는 이 푸드표현예술치료를 시니어 대상으로 해보려고 한다.”

- 시니어 유튜버 하기를 잘했다는 생각이 들 때가 있나.

“당연히 있다. 최근에 서울50플러스재단을 통해서 마케팅 수업 등 다양한 공부를 하고 있다. 이렇게 공부를 시작하게 된 계기가 유튜브다. 뒤늦게 유튜브를 알게 돼 어른 공부를 시작하면서 인생 2막의 삶이 많이 달라졌다. 주변에서 여행다니며 편하게 살지 너무 피곤하게 사는 게 아니냐는 말을 할 때도 있는데, 사람마다 추구하는 삶은 다르다고 생각한다. 나는 유튜브를 계기로 더 많은 것을 볼 수 있게 돼서 만족한다. 유튜브는 정말 내 만족이다.”

- 유튜버를 하고 싶어하는 시니어들에게 조언을 해준다면.

“사실 유튜브를 시작하는 사람도, 중간에 그만두는 사람도 너무 많다. 중간에 그만두는 사람 중에는 다른 길을 찾은 사람도 있다. 만약 유튜브를 하지 않았다면 ‘다른 길’도 없었을 것이다. 나는 시니어들에게 자신의 숨은 잠재력 혹은 숨은 재능을 찾으라고 말하고 싶다. 누구나 분명히 가지고 있다. 그것을 찾아서 열심히 도전하고 공부하다 보면 다른 길도 생긴다고 말해주고 싶다.”
정혜선 기자
doer0125@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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