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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4050의 창업을 바라보기

[라이프점프] 이우진의 신(新)중년의 창업 (1)

  • 이우진 국민대 글로벌벤처창업대학원 교수
  • 2020-05-07 11:03:58
4050의 창업을 바라보기


# 어쩌면 있을지도 모를 4050의 또 다른 기회


코로나로 외출을 삼가고 집에서 지내는 시간이 많아진 탓인지, 요즘 필자에게 연락해 온갖 창업 아이디어를 이야기해주는 친구들이 눈에 띄게 많아졌다. 아무래도 창업분야에서 일을 하다 보니 아이디어를 좀 더 현실적으로 볼 것이라 기대감과 지금의 고립된 생활에 대한 답답함이 더해져 그런 것 같다. 내가 들은 아이디어들은 대부분 비대면을 이용한 사업 아이디어들과 먹거리 아이디어들이 주를 이룬다. ‘아이디어’ 자체의 가치를 매우 귀하게 여기는 필자는 아이디어를 듣는 것만으로도 즐겁다. 귀한 것을 알려준다는 것에 대한 고마움은 이루 말할 수 없다.


그러나 미안하게도 그 어떤 확실한 답을 줄 수가 없었다. 아니 더 확실하게 말하면 아이디어 자체에 대한 평가를 내릴 수가 없었다. 한순간에 떠오른 아이디어의 컨셉 뿐이라 평가를 하기엔 검증해야 할 지점들이 많았다. 또 순간적인 아이디어가 갖고 있는 태산같은 미래 가치를 경험했기 때문이다. 아이디어가 창발자의 동력을 얻어 발전하기 시작하면 그 어떤 외부의 자극보다도 강한 힘을 갖게 된다. 마치 씨앗에서 대지를 뚫고 올라오는 새싹과 같다. 구들에게 큰 기회일지 모르는 귀중한 씨앗을 내 세치 혀로 사라지게 하고 싶지는 않다. 내 친구들도 중년에 접어든지 몇 해 지난 나이어서 이런 마음은 더하다.



# 창업에 성공하는데 나이가 문제가 될까


페이스북의 창업자 마크 주커버그는 “청년들이 더 똑똑하다 (Young people are just smarter)” 라고 했다. 미국의 유명 엑셀러레이터 Y컴비네이터의 창업가이자 실리콘벨리의 벤처캐피털리스트인 폴 그레이엄은 “32세가 넘으면 투자할 때 의심이 많아져 그만해야 할 때” 라고 했다.


이런 창업가들의 말을 반영하듯 청년창업의 중요성은 외국 뿐 아니라 우리나라에서도 곳곳에서 외쳐지고 있다. 청년창업가들을 위해 초점이 맞추어진 많은 창업정책지원도 여기저기서 쉽게 눈에 띈다. 심지어 페이팔의 창업자 피터틸은 23세 이하의 예비창업가에게만 10만달러(약 1억2,000만원)을 지원한다며 창업프로그램을 만들기도 했다. 이렇게 나라 안팎으로 창업, 그 중에서도 청년창업이 강조되고 있다. 중년들은 마치 시장에서 퇴물이 된 것 같은 헛헛한 느낌을 받는다.


하지만 가장 최근에 발표된 MIT 대학(Azoulay, Jones, Kim and Miranda, 2020)[1]의 연구를 보면 중년의 창업이 국가경제적으로 얼마나 중요한지 알 수 있다. 이 연구 조사에 따르면 270만명의 미국 창업가의 창업시 평균 나이는 41.9세다. 이 가운데 고속 성장하는 기업이나 하이테크 분야에서 성공한 창업자들의 평균나이는 45세였다. 또한, 50대의 창업가들은 30대의 창업가들보다 1.8배 빠르게 성장하는 경향을 보였다. 반면 20대 창업가들은 성공적으로 엑시트하거나 고속 성장 기업을 만들 확율이 가장 낮았다. 이론적으로 창업가들의 성공은 인적자본, 사회적 자본, 재무적 자본과의 상관관계가 높다. 중년의 창업가들은 젊은 창업가들보다 이런 측면에서 우위에 있다. 즉, 창업의 성공에는 나이가 중요한 요소가 될 수 있다. 중년이 더 우세하다는 얘기다.



# 내가 한 살만 더 어렸어도


그려면서도 우리는 왜 자꾸 ‘내가 한 살만 더 어렸어도...’를 아쉬워 하는듯 말하는 것일까.


“내가 세 살만 더 어렸어도 바로 창업을 하는 건데...”


“이렇게 창업하기 좋은데 지금 내가 30대라면 바로 창업을 하겠다”


“내가 대학생이라면 지금부터 창업을 할 텐데, 진짜 세상 좋아졌네”



스스로가 무의식적으로 창업에 있어 나이에서의 비교열위를 인정하는 것일까? 사실 이것은 개인 스스로가 자신이 가졌던 젊음의 많던 에너지와 독창성에 대한 막연한 추억일 뿐이다. '두고보자는 놈치고 무서운 놈 없다'는 말이 있지 않은가. 지금 안하는 사람은 과거로 돌아가도 안한다. 10년 뒤 또 ‘그때 했어야 하는데’ 하며 후회하게 될 가능성이 높다.


그리고 실제로는 나이가 든다고 해서 창업역량이 떨어지지 않는다. 앞선 연구처럼 가장 빠르게 성장하는 기업의 창업가들은 대부분 중년에 창업을 시작다. 심지어 청년시절 창업한 창업가들도 자신들이 가진 성공의 정점은 대부분 중년의 시기였다. 스티브잡스는 48세, 제프베조스는 45세, 빌게이츠는 39세에 각각 자신의 사업에서 최고점에 있는 시기였다.



# 뉴노멀 시대에 꽃중년이 창업하는 방법


우리는 경제적 저성장이 일상화된 뉴노멀(New Normal)시대에 살고 있다. 실업과 양극화가 고용불안의 압박을 지속하고 있으며, 동시에 이러한 상황을 이겨내기 위해 경제성장 동력으로 촉발된 ‘창업’에 대한 거부감은 점차 희석되고 있다. 하지만 막상 창업을 하기란 여간 두려운 것이 아니다.


그렇다면 이런 두려움을 딛고 서기 위한 첫걸음은 무엇일까. 청년들보다 가볍지 않은 삶의 무게를 가진 중년들이 창업을 하기 위해서는 ‘오리지널스(Originals)[2]’에서 소개한 것처럼 작은 창업 아이디어를 작게 실험해 보는 일부터 해보자. 주변사람들에게 묻고, 인터넷도 찾아보고, 온라인으로 설문도 해보고, 가능하다면 아주 간단히 뭔가 만들어 사용해보자. 이러한 실험적 접근방식은 아이디어가 가지고 있는 문제를 해결하면서 진화하게 한다. 통로 밖에서 아무리 쳐다봐도 그 안을 모르지만, 통로 안에 들어가보면 그 안에서 길이 보인다는 ‘통로원리(Corridor Principle)’처럼 작은 실험을 시작하면 그 다음 어디로 가야하는지 길이 보이기 시작할 것이다. 이 실험의 첫발을 떼는 일은 생각보다 쉽지 않다. 4050은 다 뭔가의 이유로 바쁘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러한 창업의 실험과 도전들은 언젠가 4050이 될 지금의 청년들에게는 너무나도 큰 이정표가 될 것이다. 예전의 4050과는 다른 멋진 스타일과 개성으로 무장된 꽃중년들에게, 이런 계속적인 열정과 도전의 모습이 바로 우리를 진정한 꽃중년으로 살게 하는 모습이 아닐까.





[1] 미국 MIT대학의 Pierre Azoulay 외 3명의 학자가 저명학술지 American Economic Review에 2020년 3월에 게재한 Age and High-Growth Entrepreneurship 제목의 연구논문.


[2] 미국 펜실베니아 대학의 경영대학인 와튼스쿨의 Adam Grant 교수가 집필한 서적.



/이우진 국민대 글로벌벤처창업대학원 교수
이우진 국민대 글로벌벤처창업대학원 교수
ingaghi@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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