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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인이 가게를 오픈하면 반드시 유리한 이유

[라이프점프] 윤정용의 사장님 몰래 가게를 차립시다 (2)



존버 씨는 가게를 차린다고 아무에게도 말하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자신의 생각이 맞는지 틀렸는지 알 수 없었습니다. 그래서 친구인 욜로 씨를 만났습니다. 욜로 씨는 인생은 한 번 뿐! 즐기자! 라는 모토로 열심히 일하고 열심히 노는 직장인입니다. 욜로 씨의 꿈도 존버 씨와 마찬가지로 가게 창업입니다. 다른 점은 퇴직하고 나서 퇴직금으로 가게를 창업하겠다는 거죠. A 부장님처럼 말입니다.

퇴근 후 카페에서 만난 존버 씨와 욜로 씨.

달달한 카페모카 한 모금을 마시고 존버 씨가 자신이 준비하고 있는 이야기를 꺼냈습니다. 듣고 있던 욜로 씨는 한심하다는 듯 존버 씨를 바라봅니다.

“회사 다니면서 가게를 차리는 게 말이 되니? 일도 바쁜데 말이야. 그리고 얼마 되지 않는 돈으로 쪼끄만 가게 차려봤자 뭐해. 돈을 모아서 제대로 해야지.”

존버 씨는 생각이 달랐습니다. 회사를 퇴직하고 퇴직금으로 가게에 올인했다고 망한 이야기는 수없이 들었고, 무엇보다 A 부장님이하소연하던 모습이 떠올랐습니다. 큰돈이 들어가므로 잘 될 거라는 근거 없는 자신감과 자기 체면에 빠집니다. 하지만 조금이라도 손님이 줄어들거나 안 좋아지면 조급해집니다. 그럼 마케팅이 안 돼서 그렇구나, 인테리어가 아쉬워서 그렇구나 하며 빚을 내서라도 투자를 합니다. 결국 가게를 살리지 못하고 빚만 늘어난 채 가게를 정리합니다. 조급함은 악마의 유혹입니다.

그런데 꼬박꼬박 들어오는 월급이 있다면 조급함이 틈탈 수 없습니다. 가게에서 돈을 못 벌어도 통장에 쌓이는 현금이 있으니까요. 물론 월급을 깎아 먹기 시작하면 조급함이 생길 수 있죠. 하지만 장사를 하면 어느 정도는 벌리게 됩니다. 너무 욕심을 부리지만 않으면 됩니다.

이렇게 생각해보죠. 가게에서 150만 원 정도 이익이 나오면, 12억 원의 현금 자산을 1% 금리 기준으로 보유하고 있는 겁니다. 당신이 받고 있는 월급에 매달 120만 원 부수입이 생긴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일 년으로 치면 14백4십만 원입니다.

내가 회사에서 일하면서도 또 다른 수입원이 있다는 건 상상만 해도 좋습니다.

조용히 아이스 아메리카노를 쪽쪽 빨던 욜로 씨가 한 마디 합니다.

“오케이 인정. 그런데 너는 회사에 있는 데 가게는 어떻게 돌아가? 백종원이 알면 욕 처먹을 일이지. 가게에 사장이 없는데 어떻게 장사가 되겠어.”

욜로 씨의 날카로운 질문에 싸늘했습니다. 가슴에 비수가 날아와 꽂힙니다.

존버 씨가 준비하는 가게는 사장 없이 운영되는 가게입니다. 존버 씨 몸이 두 개가 아닌 이상 회사에서 일하면서 동시에 가게에서 일할 수 없으니까요. 이 고민을 존버 씨가 안 한 게 아니죠.

ICT의발전으로 사장 없이도 운영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할 수 있습니다. 매출정산 시스템인 포스단말기는 어플만 켜도 실시간으로 가게 매출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매장에 문제가 발생하면 홈캠으로 매장 상황을 언제든지 확인할 수 있습니다.(직원을 감시하는 용도는 절대 아닙니다.) 재고 발주도 매장에서 확인만 해주면 바로 발주 가능합니다. 매장의 직원과 소통하며 원거리에서 가게를 운영할 수 있는 시스템과 인프라가 존재하고 그렇게 성공적으로 운영하는 가게들이 이미 많이 있습니다.

존버 씨의 이야기를 들은 욜로 씨는 멀뚱멀뚱 존버 씨를 쳐다봅니다. 목이 막힌 듯 얼음이 녹은 물을 쪽쪽 빨고 마지막 질문을 던집니다.

“그래도 믿을 만한 사람이 있어야지. 네가 말한 건 사장같은 사람, 내 가게처럼 생각하는 사람, 진짜 믿을만한 사람이 한 사람이라도 있어야 된다는 거잖아.”

맞습니다. 존버 씨도 많이 고민했던 부분입니다. 나를 대신할 대리인. 대리인의 문제가 발생합니다. 존버 씨는 이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 수 있을까요? 그 이야기는 다음에 들려드리겠습니다.

/윤정용 누구나회계스쿨 대표
서민우 기자
ingaghi@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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