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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회사에 머물 필요있나요?" '긱 이코노미' 채용 시장 주도하는 매칭 플랫폼

생활서비스 매칭 플랫폼 ‘숨고’를 활용해 매칭된 인테리어 전문가가 고객들에게 프로젝트를 설명하고 있다. /사진제공=숨고

#스포츠 마케팅과 미디어 콘텐츠를 제작하는 더스포츠는 재무·회계·세무 업무를 외부 플랫폼인 ‘워크메이트’에 맡겼다. 아직 직원이 10명이 채 되지 않아 당분간은 전문 인력을 정식으로 채용하는 대신 우회로를 선택한 셈. 재무 파트를 회사 직원이 아닌 외부 전문가에게 외주를 맡기는 것은 과거 같으면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이다. 하지만 더스포츠 관계자는 “소수정예의 직원들이 비즈니스 본업에만 집중할 수 있다는 차원에서 좋은 선택인 거 같다”고 말했다. 워크메이트를 통해 더스포츠의 재무를 맡게 된 담당자도 만족도가 높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에도 위치에 구애받지 않고 재택근무할 수 있기 때문이다. 더불어 능력에 따라 유사 고객을 더 유치해 수입도 늘릴 수 있다.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맞아 채용 시장도 패러다임 전환을 맞고 있다. 굳이 사무실에서 만날 필요 없이 비대면 재택근무가 활성화되면서 채용 방식도 다양한 갈래로 진화하는 양상이다.

대규모 정규직 채용을 이어오던 대기업들은 비용 절감이나 새로운 업무 모델 적용을 이유로 공채를 보류하거나 폐지했다. 일명 ‘긱(Gig) 이코노미’의 본격화다. 수요에 따라 단기 일자리가 결정되는 긱 이코노미가 국내 채용 시장을 바꿔 놓고 있다. 그렇다고 구직자들이 발만 동동 구르고 있는 건 아니다. 대안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능력만 있다면 안전하고 자유로운 일자리에서 더 많은 수입을 올릴 가능성도 있다. 미국에서는 벌써 업워크(Upwork) 등 플랫폼이 커져 맥킨지는 2025년 긱 경제에 편입되는 미국의 노동인구는 전체 노동인구의 18.5%까지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실제로 코로나19 이후 ‘긱 워커’에게 일거리를 매칭해주는 국내 매칭 플랫폼의 이용자와 구직자의 참여가 크게 늘어나고 있다. 국내 최대 프리랜서 마켓으로 알려진 ‘크몽’은 전문가 서비스 등록 수가 지난해 5월 2,947건에서 올 5월 5,000건 이상으로 두 배 가까이 성장했다. 2012년 설립 이래 지난해에는 누적 거래액 1,000억원을 달성했다. 크몽은 플랫폼에 자신의 재능을 올리면 필요한 방문자가 해당 서비스를 구입하는 방식이다. 판매자는 크몽에 판매 금액대별로 수수료를 내고 서비스를 소비자에 판매한다. 홈페이지 디자인, 영상 편집 등으로 시작됐지만, 최근에는 기업 간 거래(B2B)로 영역이 확대돼 ‘억 단위’의 IT앱 개발 프로젝트도 거래가 성사될 정도다. 크몽 관계자는 “언택트 시대에 첫 취업부터 경력직까지 과도기를 겪으며 과거 고정된 직장 형태에서 프리랜서나 자기 사업 활동을 통한 직업 선택으로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2014년 시작된 ‘숨고’는 생활 서비스 매칭 플랫폼을 표방한다. ‘숨은 고수’를 찾아 프로젝트 단위로 채용하는데 신규 등록하는 고수만 2018년 11만명, 2019년 13만명, 올해는 현재까지 8만명으로 증가세다. 특히 이사, 청소, 인테리어에 강점을 보여 구매자에게 전한 견적서만 1,100만건(누적 기준)에 달한다. 마케팅 인프라가 부족한 프리랜서, 소상공인도 플랫폼을 마케팅으로 활용해 일감을 수주할 수 있다. 수수료가 아닌 견적서별 차감 방식으로 지불된다.

이밖에도 오투잡은 채용 플랫폼 사람인에서 운영하며 시간 단위로 전문가를 고용하는 게 특징이다. 탈잉은 튜터를 중심으로 단기 프로젝트를 관리해주거나 교육 강연을 매칭하는 서비스가 주를 이룬다.

워크메이트와 탤런트뱅크는 조금 더 전문화된 인력을 고객사에 제공한다. 워크메이트는 프로젝트 단위가 아닌 연 단위로 단기계약을 맺는다. 특히 재택근무를 조건으로 내걸어 구직자의 선호도가 높다. 코로나19를 거치면서 지난달 워크메이트 지원자는 연초 대비 120% 증가했다. PR, 마케팅, 재무, 인사 등 6가지의 업무 영역의 5년 이상 경력 실무 전문가를 고객사에 연결해 준다. 현재 해외를 포함해 6만명의 인력 풀을 확보하고 있다. 워크메이트를 운영하는 이유경 프로파운드 대표는 “코로나19 이후 기업들에 비대면, 리모트 워크 등이 긍정적으로 받아들여지기 시작했다”며 “기업 입장에서는 당장 실무 투입이 가능한 인력이 매칭되면서도 비용 절감 효과가 뚜렷하다”고 설명했다.

탤런트뱅크는 휴넷에서 운영하는 시니어 전문가 매칭 플랫폼이다. 전문분야에서 15년 경력을 보유한 시니어 전문가는 자신이 원하는 일을 찾고, 기업은 필요한 시간만큼 고급 인력을 합리적인 비용으로 활용할 수 있다. 유통MD, 마케팅전문가, 유통물류 전문가 등을 합의된 기간과 계약 임금에 맞춰 고용한다. 지난해 12월 75건이던 프로젝트 의뢰는 이번 달에만 120건을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

/이재명기자 nowlight@

프리랜서 마켓 ‘크몽’을 통해 콘텐츠 제작을 의뢰받은 판매자(Seller)가 사무실에서 작업하고 있다. /사진제공=크몽

이재명 기자
nowlight@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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