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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休-완주]꽃보다 숲…빽빽한 숲에서 빡빡한 삶을 잊다

■공기마을 편백나무숲
86만㎡ 넓은 대지에 편백나무 10만 그루 빼곡
산 중턱 산림욕장서 피톤치드향 만끽하며 낮잠
오솔길 따라 한발 두발, 몸도 마음도 힐링타임
여행객 북적대는 꽃놀이 대신 여유롭게 '숲놀이'

  • 글·사진(완주)=최성욱 기자 secret@sedaily.com
  • 2021-04-06 11:18:17
[休-완주]꽃보다 숲…빽빽한 숲에서 빡빡한 삶을 잊다
공기마을 편백나무숲은 햇빛이 잘 들어오지 않을 정도로 빽빽한 숲이다. 피톤치드 향으로 가득한 숲을 걷다 보면 건강해지는 기분이 든다.

한곳에 오랜 시간 머무르며 천천히 시간을 음미하는 여행을 즐기고자 한다면 단연 좋은 방법이 숲길 걷기다. 그래서 벚꽃이 절정인 시기에 꽃놀이를 제쳐두고 찾은 곳이 전북 완주군 공기마을 편백나무숲이다. 청정 자연 속에서 깨끗한 공기를 마음껏 들이쉬며 지친 몸과 마음을 치유하고 여행의 호젓함을 누리기에도 제격인 이른바 ‘치유의 숲’이다.



[休-완주]꽃보다 숲…빽빽한 숲에서 빡빡한 삶을 잊다
편백나무숲 중간쯤 자리한 산림욕장에는 편백나무로 만든 평상이 여기저기 놓여 있다. 천천히 숲을 즐기고 가라는 의미다.

편백나무숲이 자리한 공기마을은 한오봉(570m) 아래 작은 산촌마을이다. ‘공기가 좋다’는 의미로 착각하기 쉽지만 주변 산으로 둘러싸인 마을의 생김새가 밥공기를 닮았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인적이 드문 산촌마을에 편백나무숲이 조성된 것은 지난 1970년대 정부의 산림녹화사업 때부터다. 85만 9,500㎡(26만 평)에 달하는 땅에 심은 편백나무와 잣나무·삼나무·오동나무 수십만 그루가 시간이 흘러 울창한 숲을 이뤘다. 풍수지리적으로 편백나무숲은 한오봉에서 흘러내려 오는 물줄기와 함께 마을의 기운이 밖으로 빠져나가는 것을 막는 수구막이 역할을 한다고 전해진다.



[休-완주]꽃보다 숲…빽빽한 숲에서 빡빡한 삶을 잊다
바람을 맞고 휘어진 나무가 죽지 않고 살아나 하늘을 향해 가지를 뻗어내고 있다.

사람 발길이 닿지 않던 편백나무숲이 본격적으로 이름을 알리기 시작한 것은 2009년 숲가꾸기사업의 일환으로 산책로와 주차장이 생기면서부터다. 주변 산을 오르기 위해 찾은 등산객들이 드나들면서 입소문이 나기 시작했고 편백의 피톤치드가 항균 작용을 한다고 알려지면서 사람들이 하나둘 찾아오기 시작했다. 2010년에는 이곳에서 영화 ‘최종병기 활’이 촬영되기도 했다. 전국에 여러 편백나무숲이 있지만 울창하기로는 따라올 만한 곳이 없다. 수십 년간 숲을 일궈온 주민들의 노력이 더해진 결과물이다.



[休-완주]꽃보다 숲…빽빽한 숲에서 빡빡한 삶을 잊다
봄에 편백나무숲에 가면 바닥에 떨어진 편백나무 열매를 볼 수 있다. 편백나무 열매는 냄새 제거와 숙면에 효과적이다.

공기마을은 17번 국도를 타고 가다가 공덕교를 지나 죽림편백길을 따라 들어가면 만나볼 수 있다. 편백나무숲에 조성된 산책길은 총 8㎞. 길은 크게 4개 코스로 이뤄져 있는데 다 둘러봐도 네 시간이면 충분한 거리다. 그중에서도 가장 인기 있는 구간은 주민들이 직접 만든 2㎞ 남짓한 오솔길이다. 편백숲관광안내센터에서 출발해 산림욕장을 지나 통문을 거쳐 원점으로 돌아오는 이 코스는 방대하게 퍼진 편백나무숲 한가운데를 관통하는, 삼림욕에 최적화된 구간이다.



[休-완주]꽃보다 숲…빽빽한 숲에서 빡빡한 삶을 잊다
편백나무숲 오솔길에서 만난 고사리. 편백나무숲에서 식물 채취는 금지돼 있다.

숲길로 들어서면 시작부터 가파른 경사로가 이어진다. 오솔길을 따라 10분만 걸어 올라가면 본격적인 편백나무숲이 펼쳐진다. 산비탈에 시야를 가릴 정도로 빽빽하게 들어선 편백나무 수만 그루를 보는 것만으로도 청량함이 느껴지는데 이에 더해 코끝으로 알싸한 피톤치드 향이 은은하게 전해진다. 편백나무숲을 걷는 내내 노랑망태버섯이나 고사리 같은 식물도 쉽게 만나볼 수 있을 만큼 청정 자연 그대로를 유지하고 있는 곳이다.



[休-완주]꽃보다 숲…빽빽한 숲에서 빡빡한 삶을 잊다
부모와 함께 편백나무숲을 찾은 초등학생들이 의자에 앉아 쉬고 있다. 코로나19 이후 한적한 곳에서 자연을 감상하는 휴식법인 ‘숲멍’을 위해 편백나무숲을 찾는 이들이 늘고 있다.

숲 중턱에 자리한 산림욕장은 코스의 반환점이다. 방문객 대부분이 이곳에 오기 위해 숲을 찾는다고 한다. 편백나무 주위로 놓인 평상과 의자에서 주변의 방해 없이 산림욕을 즐길 수 있는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이후로는 책을 읽거나 낮잠을 자러 이곳을 찾는 사람들이 늘었다고 한다. 산림욕장 인근 통문을 지나면 이때부터는 숲을 빠져나올 때까지 줄곧 내리막인데 올라갈 때보다 오히려 발걸음이 가벼워졌음을 느낄 수 있다. 지쳐서 내려오는 산행이 아니라 오히려 기운을 얻고 가는 기분이다.



[休-완주]꽃보다 숲…빽빽한 숲에서 빡빡한 삶을 잊다
편백나무숲 오솔길은 남녀노소 누구나 부담없이 걸을 수 있는 코스다.

편백나무숲을 빠져나올 때쯤 만나는 유황편백탕도 들러볼 만하다. 유황 성분의 지하수를 끌어올려 만든 족욕탕이다. 이용자가 많아 깨끗하게 관리되지는 않았지만 여행으로 지친 피로를 잠시 동안 풀기에는 충분하다. 숲 아래 공기마을은 조선 후기 3대 명필로 꼽히는 창암(蒼巖) 이삼만(1770~1847) 선생이 살던 곳으로도 유명하다. 평생 관직에 오르지 않고 서예를 연마한 이 선생이 말년에 제자들을 가르치던 고택지가 자리하고 있다.


편백나무숲은 등산로와 연결돼 있어 시간에 따라 원하는 코스를 짤 수도 있다. 오솔길 초입에서는 옥녀봉으로 연결되는 등산로가 나 있고 이곳을 거쳐 옥녀봉에 들렀다가 오솔길 중간인 통문으로 내려오거나 한오봉을 거쳐 산책로 반환점인 모정 혹은 왜목재까지 갈 수 있다. 등산이라기보다는 오솔길을 조금 더 연장해 걷는 수준이다. 정상에서는 밥공기를 엎어놓은 것 같은 공기마을을 한눈에 조망할 수 있다.



[休-완주]꽃보다 숲…빽빽한 숲에서 빡빡한 삶을 잊다
완주 경천면 오복마을 인근 구룡천을 따라 펼쳐지는 벚꽃로드를 여행객들이 경천애인마을에서 운영하는 깡통열차를 타고 드라이브 스루로 감상하고 있다. /사진 제공=GNC21

편백나무숲을 찾는 길에 만나는 벚꽃 터널은 덤이다. 공기마을로 연결된 17번 국도에는 곳곳에 벚꽃 길이 펼쳐진다. 대표적인 곳이 송광사 벚꽃 길이다. 이맘때면 소양면에서 송광사로 가는 길 2㎞ 구간에 벚꽃 터널이 만들어져 장관을 이룬다. 주말에는 사람이 몰리지만 드라이브 스루로 가볍게 지나치거나 잠깐 차를 세워두고 사진을 찍기에는 부담 없다. 이외에도 17번 국도 경천면 오복마을 인근에 구룡천을 따라 이어지는 벚꽃 길과 구이면 구이저수지 벚꽃 길에서 한적하게 벚꽃을 감상할 수 있다.



[休-완주]꽃보다 숲…빽빽한 숲에서 빡빡한 삶을 잊다
완주 송광사에서는 벚꽃 행렬을 피해 비교적 한적하게 꽃구경을 할 수 있다. 사진은 위에서부터 시계 방향으로 수선화·배꽃·복사꽃(복숭아꽃).



[休-완주]꽃보다 숲…빽빽한 숲에서 빡빡한 삶을 잊다
송광사는 소양면에서 송광사까지 이어지는 2㎞ 구간의 벚꽃 길을 따라 방문객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다.


/글·사진(완주)=최성욱 기자 secr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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