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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休]정선의 그림·발자취 따라···300년前 강서구로 시간여행

양천현령 지내며 '양천팔경첩' 등 남겨

겸재정선미술관선 옛 한강의 모습 상상

궁산 소악루 가면 안산·남산이 한눈에

겸재정선미술관은 양천현령을 지낸 정선의 업적을 기리고 문화를 계승, 발전시키고자 마련됐다.


서울 강서구는 조선시대 양천현이었다. 당시 행정구역상 도성 밖에 있던 양천은 서울은 아니었지만 한강에서 바다로 이어지는 물길에 자리하고 있어 중요한 길목으로 여겨졌다. 그런 이유에서인지 예로부터 강서구에는 여러 문인들이 머물며 그 풍경을 글과 그림으로 남겼다. 화가 겸재 정선(1676~1759)이 대표적이다. 그는 60대 후반에 양천현령을 지내며 한강 일대의 풍경을 그린 ‘경교명승첩’과 양천현아 근처에서 조망되는 아름다운 장소 8곳을 선별해 그린 ‘양천팔경첩’을 남겼다.

서울관광재단이 6월 찾기 좋은 곳으로 강서구 일대 명소를 꼽았다. 과거 한강의 모습을 상상해볼 수 있는 겸재정선미술관과 궁산·양천향교로 이어지는 근거리 여행이다.

정선의 금강전도와 관련된 전시물.


겸재정선미술관에 가면 정선이 남긴 강서구의 옛 모습을 볼 수 있다. 미술관에는 양천팔경첩을 비롯한 정선의 작품 세계가 시기별로 정리돼 있어 그의 예술 활동을 쉽게 이해할 수 있다. 이 작품은 개인 소장으로 미술관에서 직접 만나볼 수는 없지만 지금의 포항시에 해당하는 청하의 경관을 담은 ‘청하성읍도’를 비롯해 ‘조어도’ ‘피금정도’ 등의 소장품을 관람할 수 있다.

궁산 소악루에서 바라본 한강 풍경. 겸재 정선은 궁산에 올라 안현석봉과 소악후월을 그렸다.


미술관은 뒤편 궁산과 연결돼 있다. 걸어서 10분 거리인 궁산에 오르면 소악루가 있다. 정선은 궁산과 관련된 작품을 2개나 남겼는데, 궁산에 올라 강 건너편 안현의 봉홧불을 바라본 전경을 그린 ‘안현석봉’과 궁산 동쪽 기슭에 있던 소악루에서 달이 뜨는 풍경을 감상하는 ‘소악후월’이다. 당시 소악루에 오르면 안산·인왕산·남산·관악산 등이 한눈에 보이며 한강 줄기가 끝없이 이어졌다고 한다. 지금은 서울의 풍경이 많이 바뀌었지만 정선의 그림을 통해 300년 전의 모습이 머릿속에서 생생하게 재현된다.

조선시대 교육기관인 양천향교 명륜당.


궁산에서 내려오면 양천향교로 향한다. 향교는 지방 교육을 담당하고 중국과 한국의 유교 선현에게 제사를 지내는 문묘 기능을 하던 곳이다. 양천향교는 서울시에 남아 있는 유일한 향교로 서울시 문화재 기념물 제8호로 지정돼 있다. 내부로 들어가면 정면에 명륜당을 마주하며, 양옆으로 서재와 동재가 서 있고 명륜당 뒤로 공자의 위패를 모시는 대성전이 있다. 규모는 크지 않지만 조용한 동네 골목길에 아늑하게 자리한 모습이 마음을 편안하게 해준다. 향교에서는 지역 주민들과 어린이·청소년을 대상으로 다양한 프로그램도 운영하고 있다.

/최성욱 기자 secret@, /사진제공=서울관광재단
최성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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