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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 팁] 심부전 치료법 놀라운 발전···말기환자도 인공심장으로 일상생활

최진오 삼성서울병원 순환기내과 교수

과거 이식이 유일 치료법이었지만

지금은 좌심실보조장치로 증상 호전

환자·보호자들 치료법 아직 잘몰라

적극적 치료위한 교육·홍보 등 필요



심부전이란 병은 일반인은 물론이고 의사들도 어려워하는 질환이다. 심장이 나빠져 생기는 질환이라 심부전은 무섭고 한번 생기면 희망이 없는 질환으로 인식돼 있다. 원인도 다양하고 병의 양상도 가지각색이라 분류하기 어렵고 치료 방법도 다양하기 때문에 심장을 전공하는 의사들도 어려워한다.

심부전이란 심장의 기능과 구조의 이상으로 인해 전신에 필요한 만큼의 혈액 순환이 원활히 이뤄지지 못하는 상태다. 심부전은 고령층에서 많이 발생하는 질환으로 우리 사회의 고령화에 따라 매우 빠른 속도로 증가하고 있다. 대한심부전학회 심부전 팩트시트 2020에 따르면 지난 2018년 심부전의 유병율은 2.24%로 2002년에 비해 약 3배 가량으로 증가했다. 이렇게 증가세가 빠른 이유는 우리나라가 전세계적으로 고령화가 가장 빠르게 진행되고 있기 때문이다. 또 당뇨병이나 심근경색 등 심부전 원인이 되는 질환을 앓는 환자들이 많아지고 있는 점도 증가세의 원인이다. 실제 40대 성인 5명 중 1명은 평생 살아가는 동안 심부전을 앓게 된다는 역학 통계도 있다. 이외에 심장병의 급성기 치료가 좋아져 급성 심장질환의 생존율이 상승함에 따라 만성적으로 심부전을 앓게 되는 환자들이 역설적으로 증가하는 것도 증가의 원인이다.

심부전은 일단 발병하면 갑작스런 증상의 악화로 예기치 않은 시점에 갑자기 응급 입원을 할 수 밖에 없다. 또 심한 경우에는 사망으로 이어질 수 있다. 병에 잘 적응해 자각 증상이 거의 없이 잘 지내는 심부전 환자들도 많지만, 질환을 악화시킬 수 있는 요인이 갑자기 생기거나 이유 없이도 갑자기 증상이 악화돼 숨이 차서 눕지도 못하는 상태가 되고 일상 생활이 불가능해지기도 한다. 이 상황에서는 예정에 없이 응급 입원하게 되고 심한 경우 중환자실에서 치료받아야 하며 심하면 사망할 수도 있다.

중요한 점은 심부전 상태로 심실 기능이 저하돼 있지만 약물 치료로 울혈 증상이 해결돼 일상 생활에서 심부전으로 인한 증상을 거의 못 느끼는 상태의 환자들이다. 이들은 평소에는 증상을 잘 느끼지 못하기 때문에 본인이 환자임을 잘 인지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보통 이런 경우에는 심실 기능이 저하돼 있다. 좌심실 구혈률이 35% 이하로 심할 경우에는 ‘급성 심장돌연사’ 즉 악성 부정맥 발생에 의해 예기치 않게 갑자기 사망할 수 있는 위험도도 높아진다.

자료 : 대한심부전학회

자료 : 대한심장학회 심부전연구회

자료 : 국가건강정보포털

자료 : 국가건강정보포털

자료 : 국가건강정보포털


심부전이 더욱 중요해지고 많이 알려지게 된 것은 진단이 이전보다 간단해졌고, 최근 새로운 치료약제들이 개발되면서 예후가 좋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에는 나트륨이뇨호르몬의 체내 혈중 농도를 측정해 심부전을 진단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그 심한 정도도 알 수 있게 됐다. 심부전의 진단이 쉬워지고 치료에 대한 효과를 쉽게 알 수 있게 된 셈이다. 이와 함께 심초음파 검사 등이 보편화 되면서 심부전 여부를 보다 쉽게 확인할 수 있게 돼 비교적 초기에 진단할 수 있게 됐다.

치료에도 불구하고 심부전이 악화돼 일상 생활이 불가능할 정도로 증상이 지속되고 반복적으로 입원하는 정도가 되면 매우 진행된 심부전이다. 이런 경우 장기 부전이 시작돼 비가역적인 상태로 진행한다. 강심제를 사용하지 않으면 심부전 증상이 지속돼 강심제에 의존해 살아가게 되고, 결국에는 약물 치료로는 더 이상 효과적인 증상 호전이 불가능한 상태가 된다. 과거에는 이 경우 심장 이식이 유일한 치료법이었다. 하지만 최근에는 속칭 ‘인공 심장’이라 불리는 좌심실 보조장치가 말기 심부전 환자들의 심부전 증상을 호전 시키고 일상 생활을 살아갈 수 있도록 도움을 주고 있다.

안타까운 점은 이런 치료법들이 국내에서도 충분히 시행되고 있지만 환자나 보호자는 물론 의료진들도 이를 잘 알지 못해 적절한 치료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잘 알려져 있지 않다 보니 도움을 받을 수 있는 환자들이 심장 이식이나 좌심실보조장치 수술을 받지 못하는 경우도 많아 보다 적극적 교육과 홍보가 필요한 상태다.

과거에 심부전은 결국 악화돼 사망한다는 의미에서 ‘암보다 더 무서운 질환’이라는 오명을 갖고 있었다. 하지만 지금은 진단 및 치료에 많은 발전이 있어 조기 진단도 가능하다. 또 잘 치료받으면 좋아져 일상 생활로 복귀할 수도 있다. 그런데도 적절한 치료를 받지 못해 병이 악화돼 결국 치료를 포기하는 경우를 자주 보게 돼 마음이 아프다. 반가운 점은 최근 대한심부전학회가 심부전 관련 홍보자료 및 심부전 챗봇(일명 ‘똑심이’)을 개발해 심부전 환자들의 건강관리에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는 것이다. 아직은 초기 단계로 앞으로 좀 더 편리하고 쉽게 많은 환자들에게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최진오 삼성서울병원 순환기내과 교수

임지훈 기자
jhlim@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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