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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 팁] 자궁내막암, 초기환자 15% 재발하지만···면역치료로 생존율 향상 가능

최철훈 삼성서울병원 산부인과 교수

환자 90%, 폐경후 자궁 출혈 발생

유방암 등 가족력 있다면 주의해야

자궁·난소·림프절 절제 등 수술 외

호르몬치료 등 환자 선택권 많아져

최철훈 삼성서울병원 산부인과 교수 /사진 제공=삼성서울병원


자궁내막암은 자궁의 가장 안쪽 면인 자궁 내막에서 생기는 암으로 여성호르몬인 에스트로겐이 중요한 역할을 한다. 서구 선진국에서는 가장 흔한 여성 생식기 암이다. 동양은 서양보다 빈도가 낮으나 최근 우리나라의 서구화된 생활양식으로 인해 그 빈도가 증가하고 있다. 호발 연령은 50~60대다. 자궁내막암의 위험 인자는 이른 초경이나 늦은 폐경, 에스트로겐 호르몬 투여, 비만, 자궁내막암이나 유방암의 가족력 등이다. 폐경 후의 자궁 출혈이 가장 흔한 증상이고 환자의 90%에서 증상이 나타난다. 증상이 있을 때 빨리 검사를 시행하면 조기에 진단할 수 있다.

자궁내막암의 표준치료는 수술이며 이는 자궁, 난소, 그리고 림프절 절제를 포함한다. 최근 자궁내막암의 수술은 대부분 복강경이나 로봇수술과 같은 최소침습수술로 시행된다. 복강경 수술을 받은 환자는 개복수술을 받은 환자에 비해 짧은 입원 기간 및 빠른 회복을 보인다. 수술 중 출혈량과 수술 후 부작용이 적으면서 환자의 생존율은 개복술과 차이가 없다. 로봇수술도 자궁내막암 수술에 도입돼 시행되고 있으며 기존의 복강경 수술의 한계를 극복할 수 있고, 특히 비만한 환자에서 수술 후 합병증이 적다고 보고되고 있다.

림프절 절제술을 받게 되면 림프부종이 생길 수 있는데 림프부종의 발생을 줄이면서 림프절 전이를 확인할 수 있는 감시림프절 검출이 자궁내막암의 수술에서 시행되고 있다. 감시림프절은 종양에서 나오는 림프액이 처음으로 도달하는 림프절로서, 원발병소에서 떨어져 나와 림프관을 따라 진행되는 종양세포가 최초로 포획돼 미세전이가 발생할 수 있는 림프절이다. 이런 감시림프절의 전이가 없는 경우, 다른 림프절로의 전이가 없는 것으로 예측할 수 있어 불필요한 림프절 절제를 생략할 수 있다.

사진 제공-=삼성서울병원


ERAS(enhanced recovery after surgery) 프로그램은 2000년대 유럽에서 처음 시작한 수술 환자를 위한 통합 치료 프로그램이다. 환자들이 최상의 컨디션으로 수술을 받을 수 있도록 도모하고, 수술로부터 빠르고 수월한 회복을 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프로그램이다. 산부인과 의사, 간호사, 종양 전문 간호사, 마취과 의사, 그리고 영양사가 모두 함께 참여하는 공동의 협력 프로그램으로, 이를 통해 자궁내막암 환자들이 수술적 치료 과정을 조금 더 편안하게 받을 수 있도록 도모한다. ERAS 프로그램은 비(非)아편 약제를 통한 복합적 통증 관리, 수술 환자에게 맞춤화된 식이 제공 등을 포함한다. 본 프로그램을 환자에게 매우 활발하게 적용 중이며, 수많은 환자들이 이 프로그램을 통해 조금 더 편안하고 통증이 적은 수술적 치료 과정을 경험하고 있다.

자궁내막암은 때로 젊은 여성에서 발견된다. 대부분 만성 무배란과 관련이 있으며 등급이 좋고 자궁내막에 국한된 경우가 많다. 자궁절제술이 가장 효과적인 표준치료이지만 이는 영구적인 가임력의 상실을 수반해서, 자궁내막암에 대한 보존적 치료로서 호르몬 치료(프로게스틴 제제)를 선택적으로 시행할 수 있다. 호르몬 요법만으로도 약 70~85% 환자의 암은 사라진다고 보고되고 있다. 종양이 없어진 이 후에는 가급적 빠른 임신을 시도해야 하고, 임신 성공률은 30% 이상으로 보고된다.

자궁내막암은 5년 생존률이 88%에 달하는 예후가 좋은 암이지만, 초기환자의 약 15%, 진행성 자궁내막암에서는 50%까지 재발이 발생할 수 있다. 재발 환자의 절반 이상이 2년 이내에 재발하고 약 4분의 3에서 3년 이내에 재발한다.



재발성 자궁내막암에서는 방사선 치료·수술·호르몬 치료·항암화학요법 등이 시행되고 있다. 다발성 원격전이인 경우 단독 혹은 복합 항암화학요법이 치료에 이용되고 있지만, 높지 않은 반응률과 짧은 생존 기간이라는 결과만 보이고 있어 치료 옵션이 제한적이었다.

자궁내막암에서 최근에 활발히 연구되고 있는 분야가 면역치료제와 표적치료제다. 면역관문억제제인 펨브롤리주맙(키트루다)이 자궁내막암, 특히 고빈도-현미부수체 불안정성 또는 불일치 복구 결함 자궁내막암에 효과가 있어 미국 식품의약국(FDA) 승인을 받았다. 최근 키트루다와 티로신키나아제 억제제 렌바티닙의 병용 사용 요법도 승인됐다.

키트루다는 림프구를 활성화 함으로써 인체 면역능을 높여서 종양세포 퇴치에 효과가 있는 약제이고, 렌바티닙(렌비마)은 혈관내피 성장인자 수용체등 병원성 혈관신생, 종양성장, 암 진행에 관여하는 키나아제를 억제하는 기전을 가진 약제이다. 두 약제의 병합요법은 불일치 복구결함이 아닌 자궁내막암에서도 36%의 반응률을 보여 사용 승인을 받았다.

점점 발생률이 증가하고 있는 자궁내막암의 치료는 최근에 큰 발전을 거듭하고 있으며, 앞으로 환자의 삶의 질과 생존율 향상이 기대되고 있다. /최철훈 삼성서울병원 산부인과 교수

임지훈 기자
jhlim@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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