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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로 고령층 ‘디지털 소비’ 10배 폭증

■소비자원 소비생활지표 조사

60대이상 구매율 2년새 57.6%로

50대도 79.2%로 2배 이상 늘어나

전문가 "사회적 디지털 교육 필요"

/이미지투데이

코로나19 전후 소비생활 만족도 현황. /소비자원 제공


60대 이상의 온라인 소비 경험이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2년 만에 10배 넘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코로나19 여파로 비대면 경제가 활성화되자 ‘디지털 소외 계층’으로 꼽혔던 중장년층에 디지털 소비가 확산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한국소비자원이 9일 발표한 ‘2021 한국의 소비생활지표’ 조사에 따르면 성인 1만 명 중 8,207명(82.1%)은 최근 TV홈쇼핑, 인터넷·모바일쇼핑, 해외 직구 등을 이용한 디지털 소비를 경험한 적이 있다고 답했다. 직전 조사인 지난 2019년 44%에 비해 2배가량 증가한 수치다.

이번 조사에서는 중장년층의 증가세가 두드러졌다. 50대의 경우 2019년 29.5%에서 올해 79.2%로 디지털 소비 경험 비율이 2배 이상 늘었다. 특히 60대 이상 연령층은 같은 기간 5.6%에서 57.6%로 10배 넘게 증가했다. 황미진 한국소비자원 정책연구실 부연구위원은 “코로나19로 디지털 전환이 가속화되면서 60대 이상 연령층도 디지털 소비에 많이 참여했다고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 같은 추세는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다른 조사에서도 비슷하게 나타났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한국지능정보사회진흥원이 올 3월 발표한 ‘2020 인터넷 이용 실태조사’에 따르면 인터넷쇼핑 이용률에서 50대는 2019년 44.1%에서 지난해 60.2%로, 60대는 2019년 20.8%에서 지난해 31.4%로 늘었다. 50대와 60대의 인터넷뱅킹 이용률도 2019년에는 각각 55.9%와 26.9%에 그쳤지만 지난해에는 79.1%와 50.5%로 크게 증가했다.

전문가들은 중장년층의 디지털 소비 증가에 대해 명과 암이 동시에 존재한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이용한 한국지능정보사회진흥원 연구위원은 “그동안 디지털 소외 계층으로 꼽혀왔던 노년층의 인터넷 이용률이 코로나19 이후 증가했다는 것은 분명 긍정적인 부분”이라며 “하지만 비대면 사회로 급격히 전환되면서 디지털 기기를 이용하지 못하는 중장년층은 더욱 큰 격차와 소외를 느낄 수 있다”고 말했다.

한국소비자원의 이번 조사 결과 60대 이상 연령층의 소비생활 만족도에서 디지털 소비자가 67점을 기록해 비(非)디지털 소비자(64.8점)보다 높게 나온 것도 주목할 부분이다. 2019년에는 60대 이상 비디지털 소비자의 소비생활 만족도(69.8점)가 디지털 소비자(65점)보다 높았지만 수치가 역전됐다. 코로나19 이후 대면 거래가 위축되자 오프라인 위주로 소비하던 중장년층의 만족도가 낮아진 것으로 해석할 수 있는 대목이다.

전문가들은 갈수록 비대면 경제가 활성화될 것으로 전망되는 만큼 정부 차원에서 디지털 교육 등 후속 대책에 나서야 한다는 지적을 내놓는다. 황 부연구위원은 “60대 이상 연령층이 새로운 디지털 소비 계층이 되고 있는 만큼 이들을 위한 맞춤형 정책을 모색해야 할 때”라고 진단했다.

과기정통부가 지난해부터 각 지자체 도서관, 주민센터 등에서 디지털 역량 교육을 실시하는 ‘디지털배움터’ 사업을 추진하고 있지만 보다 실효성 있고 체계적인 디지털 교육이 시급하다는 주장도 나온다. 이 연구위원은 “통상 장년층은 ‘60대 이상’으로 묶이지만 세부 연령이나 각자 상황에 따라 디지털 기기 이용률이 크게 달라진다”며 “누구나 쉽게 받을 수 있는 디지털 교육이 사회 전반에 확산돼야 한다”고 말했다.
김태영 기자
youngkim@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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