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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십 이후 삶의 길이 보이지 않는다면 ‘나의 역사 쓰기’

■ [서평] 한혜경 작가의 <기꺼이 오십, 나를 다시 배워야 할 시간>

‘나의 역사 쓰기’는 나를 배우는 시간

인생 전반에 대한 복기 통해 후반 준비

이미지=월요일의 꿈


우리는 살면서 수없이 많은 가을을 보낸다. 매년 찾아오지만, 겪을 때마다 새롭고 다른 가을. 그 가을이 인생에서도 찾아오는 때가 있다. 오십대가 바로 그 시기다. <기꺼이 오십, 나를 다시 배워야 할 시간>의 저자 한혜경 작가는 “나이 오십을 첫 번째 나를 추수하고 두 번째 나를 심어야 할 시간”이라고 표현했다. 다시 말해 첫 번째 인생을 뒤돌아보고 자기반성을 통해 두 번째 삶인 다음 50년을 위한 인생 전략을 새롭게 짜야 할 때라는 것이다. 이때 해야 하는 게 ‘나의 역사’를 쓰는 일이다.

‘나의 역사 쓰기’라는 말을 듣고는 고개를 갸우뚱거리는 이가 분명히 있을 것이다. 그리고는 “내 삶은 너무도 평범해서 딱히 쓸거리가 없다”는 말로 ‘나의 역사 쓰기’를 거부할지도 모른다. 저자도 나의 역사를 쓴다고 해서 갑자기 50년 동안 풀지 못했던 인생의 암호를 해독할 수 있거나 나 자신을 완벽하게 알게 되는 것은 아니라고 말한다. 다만, 이미 나의 역사 쓰기를 통해 기적 같은 변화가 일어나는 것을 경험한 사람으로서 마지못해서라도 ‘나의 역사 쓰기’를 시작해 보라고 권한다.

나의 역사를 쓰는 데는 크게 세 가지의 원칙이 있다. 꾸밈없는 사실성, 연속성, 구체성이 바로 그것이다. 이 원칙을 기반으로 지난 50년을 복기하다 보면 자신이 결코 평범하게 살지 않았음을 깨닫는 순간이 올 것이다.

책 <기꺼이 오십, 나를 다시 배워야 할 시간>에는 오십 즈음에 왜 나의 역사를 써봐야 하는지, 쓴다면 어떻게 쓰면 좋은지가 담겨있다. 먼저 나의 역사 쓰기 모임인 ‘디어 마이 라이프’ 프로젝트에 참여한 사람들이 자신의 과거를 돌아보는 과정에서 드러난 상처, 아픔, 이에 대한 이유에 관한 이야기들도 공유하고 있다. 몇 개의 사례를 이야기하자면, 6개월에 걸쳐 역사 쓰기를 경험한 한 분은 “오십이 되기 전에 나의 역사를 썼다면 암에 걸리지 않았을 것이다”라는 평을 했다. 자기 안에 오십 넘은 아이가 아직도 울고 있다는 것을 깨닫게 됐다고 말한 이도 있었다. 은퇴를 앞두고 나의 역사 쓰기를 한 저자는 은퇴 후 삶에 대해 길을 찾지 못하고 있었는데, 어떻게 살아야 할지에 대한 답을 얻었다고 했다.

후기에서 알 수 있듯이 ‘나의 역사 쓰기’는 나의 과거를 통해 나를 배우는 과정이다. 나의 역사 쓰기를 통해 나의 과거와 경험을 돌아보면서 흩어진 인생의 조각을 맞추고 서사를 만들어 본다면 스티브 잡스가 말한 그 ‘점’이 무엇이었는지 깨달을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그것을 통해 어떻게 살아야 할지 길이 보이지 않던 두 번째 삶의 길이 보일지도 모른다.
정혜선 기자
doer0125@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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