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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로생애의 종점은 80세”···신중년들의 근로생애에 대한 새로운 관점 3가지

[알쓸은잡×라이프앤커리어디자이너스쿨] 표성일 라이프앤커리어디자인스쿨 대표_5편

2030년엔 일거리시대로 진입…대비 필요

80세로 근로생애 길어진 만큼 평생학습 해야

이미지=최정문


신중년 개개인들은 어느 날 자신이 부모세대와 더 오래 살게 되면서 다른 삶을 살게 된다는 점을 부지불식간에 인식한다. 그런 신중년들을 만나보면 대부분 정년 이후의 삶, 특히 일에 대한 걱정을 많이 하고 있다는 특징이 발견된다. 그런 걱정은 대부분 일자리 부족, 나이에 대한 사회적 차별, 개인의 자존감 및 건강상태 등 다양한 사회적 혹은 개인적 문제로부터 출발한다.

우리 사회에서는 오래전부터 ‘100세 시대’라는 이야기가 들려왔고, 최근에는 ‘120세 시대’라는 이야기도 심심치 않게 들리고 있다. 이에 국가에서도 이전과 달리 인생 전반부를 마치는 신중년들의 후반부 삶을 지원하기 위해 ‘1,000인 이상의 기업 퇴직자’, ‘50세 이상’ 등을 대상으로 ‘재취업지원서비스 의무화’와 ‘생애(경력)설계’ 실행을 위한 정책을 펴고 있다. 따라서 미래에는 어떠한 형태로든 더 오래 일하게 될 신중년들에게 도움을 주고자 근로 생애에 대한 새로운 관점 3가지를 제시해본다.

첫 번째 관점 : 일자리가 아닌 일거리의 시대가 온다. 인생 후반에 들어선 신중년 대다수는 가능하다면 계속해서 일하고자 한다. 부모세대와 달리 의약품, 과학기술 및 섭생의 개선으로 더욱 건강해지고 수명도 연장됐기 때문이다. 그런데 막상 인생 후반부에 들어서면 인생 전반부와 같은 온전한 일자리를 찾기 힘들다. 이때는 먼저 일자리를 ‘온전한 직업’으로, 일거리를 ‘삶과 일을 잘 조화시키는 활동’ 개념으로 이해해야만 한다. 일자리의 개념이 ‘완벽한 직업의 개념’이라면, 일거리는 그에 미치지는 못하지만 여전히 ‘일을 하면서 활동하는 개념’이다.

이전 산업화시대의 ‘소품종 대량생산’의 개념이 4차산업혁명시대로 진입함에 따라 ‘다품종 소량생산’의 개념으로 전환되면서 공장생산보다는 개인이 직접 생산하면서 자급자족하는 일거리의 시대로 바뀌고 있다. ‘9시에서 6시’까지 일하는 고착된 일자리의 개념에서 벗어나서 개인이 자신의 근로시간을 다소 자유롭게 선택하는 일거리의 시대가 우리 앞에 성큼 다가왔다. 더불어 하나의 일자리에서 주로 일한 이전의 삶과 달리, 이후의 삶은 개인에 따라 다르겠지만, 하나 혹은 그 이상의 일거리를 가지고 살아가는 개념이다. 박영숙 유엔미래포럼 한국대표는 “2030년에는 일자리의 시대에서 일거리의 시대로 진입한다”고 강조한다. 삶과 일이 더욱 자유로운 일거리의 시대에 대비해보자!

두 번째 관점 : 100세 시대 근로생애는 80세까지다. 현재의 신중년들은 인생 후반을 맞이하면서 전환과 관련된 각종 학습을 하는데, 과연 그들의 부모세대도 그러했을까? 아니다. 신중년들은 자신의 부모보다 더 긴 시간을 살면서, 더 긴 근로생애를 맞이하기 때문에 그에 대비한 평생학습을 해야만 한다. 예를 들어 평생학습은 이전의 힘든 학교공부가 아니라 ‘핸드폰 잘 사용하는 법’ 등과 같은 세상의 변화를 따라가는 학습으로 보면 좋다.

그렇다면 언제까지 일해야 할까? 많은 신중년이 인생 후반에 접어들면서 갖게 되는 의문이다. 현장에서 강의나 컨설팅을 하면서 신중년들에게 질문해보면 대부분 70세 정도까지 일할 것이라고 답변한다. 그러나 앞서간 신중년 선배들은 “상황이 허락하는 한 일을 계속하겠다”고 각종 설문 조사에서 밝히고 있다. 영국 런던대학교의 린다 그래턴 박사는 그의 저서 ‘일의 미래’에서 다음과 같이 이야기하고 있다. “이전에는 80세까지 살고 60세까지 일했다면, 이제는 100세까지 살고 80세까지 일해야 한다. 그를 위해서는 지속적인 학습이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100세를 넘어선 철학자 김형석 교수도 그의 저서 ‘백년을 살아보니’에서 “80세까지 일하는 사람은 매우 행복한 사람이다”라고 밝히고 있다. 자신의 근로 생애를 스스로 80세까지 멀리 잡고 그에 대한 준비를 하자!

세 번째 관점 : 80세 근로생애의 중간에 일의 변곡점이 있다. 근로생애가 이전의 부모세대보다 연장된다고 하니 힘들게 인생 전반을 보낸 신중년들은 “나보고 또 힘들게 일하라고?” 혹은 “그렇게 오랫동안 일해야 하나?” 또는 “계속해서 일하기 위해서 또 공부해야 한다고?”라고 볼멘 목소리를 낸다. 그러나 80세 근로생애는 일하는 여정에서 일의 변곡점을 만나는데, ‘힘든 일자리’에서 ‘여유로운 혹은 자유로운 자신만의 일거리’의 개념으로 넘어가는 점이다.

이는 각자의 가족부양이나 자녀교육을 마친 이후로 부담 없이 자신이 원하는 곳에서, 원하는 일을 하면서 진정한 자아실현을 하는 개념으로 보면 된다. 개인의 상황에 따라서 차이는 있겠지만, 대부분 50세 이후에 부담 없이 일할 수 있는 변곡점이 나타나기 시작한다. 예를 들어 자녀에 대한 의무 이행으로 볼 수 있는 대학입학, 대학졸업, 취업, 결혼 등의 시점까지를 자신이 열심히 일하는 기간으로 보고, 그 변곡점 이후는 일자리 혹은 일거리에서 정말 자신을 위해 일한다는 개념이다. 이를 위해서는 먼저 부부간 대화를 통해서 여러 가지 상황을 아우르는 변곡점을 설정하고, 이후 자녀들과의 유연한 대화를 통해 그런 상황을 설명하는 것이 좋다. 그 변곡점이 올 때까지 열심히 일하고, 그 이후는 자신이 진정 바라던 일을 해보자!

21세기 신중년 삶의 진행/이미지=표성일


이전과 달리 오래 살게 된다면 그에 따라 개인적인 삶의 패턴도 변화돼야만 한다. 힘들다기보다는 오히려 자신의 꿈을 인생 후반에서 펼칠 수 있는 기회가 될 수 있다는 긍정적인 마음을 가지고 길어진 근로생애를 맞이해보자. 자신을 위한 일자리 혹은 일거리가 기다리고 있기 때문에 인생 전반부에서 경험하지 못한 행복한 인생의 황금기를 맞이하게 된다. 앞서 언급한 김형석 교수님도 “60세에서 75세까지가 인생의 황금기”라고 말했다. 신중년을 기다리고 있는 그 황금기를 만끽해보자.
표성일 기자
doer0125@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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