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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홈브루잉 즐기다 창업꿈 앞당겨···수제맥주 시장 10배 커질 것"

[CEO&STORY]컨설턴트서 주류회사 대표로 김태경 어메이징브루잉컴퍼니 대표

日 혼술문화·유럽 수제맥주 열풍에

다니던 외국계회사 나와 사업 결심

'첫사랑' '노을' 등 50종 라인업 갖춰

6년 연속 대한민국 주류대상도 수상

사업 7년만에 올 매출 100억원 목표

이달부터 대만에도 3개 브랜드 판매

맥주 효모 발효시킨 막걸리도 출시

다양한 주종 판매 종합 주류사 야심

서울 성동구 어메이징브루잉컴퍼니에서 김태경 대표가 본지와 인터뷰를 갖고 있다. 성형주 기자


“세대가 바뀌면 시장도 바뀌는 법입니다. 앞으로 수제맥주 시장은 지금보다 10배는 더 커질 것이라고 봅니다.”

김태경 어메이징브루잉컴퍼니 대표는 서울 성동구 성수브루펍에서 진행한 서울경제와의 인터뷰에서 최근 국내에서 불고 있는 수제맥주 열풍에 대해 “1인 가구와 소득 증가로 자신의 취향을 찾는 사람들이 많아지면서 좋아하는 맥주를 자유롭게 선택하는 분위기가 만들어지는 것 같다”며 관련 시장의 성장성에 대해 이같이 자신했다.

그는 “지금의 20대들은 술을 배우기 시작할 때부터 이미 수제맥주를 접했고 와인·하이볼 등 다양한 주류를 경험해봤다”며 이들이 주류 문화 변화를 이끌 것이라고 예상했다. 또 김 대표는 “아직 국내 수제맥주 시장은 초기 단계로 곰표 맥주 같은 친숙한 브랜드를 중심으로 수제맥주 브랜드들이 알려지고 있다”며 “앞으로는 더 많은 수제맥주 회사들이 생길 것이고 더 많은 성공 사례들이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 성동구 어메이징브루잉컴퍼니에서 김태경 대표가 본지와 인터뷰를 갖고 있다. 성형주 기자

'맥덕'서 100억 매출 맥줏집 사장님으로


이러한 수제맥주 열풍 속에 김 대표가 2016년 설립한 수제맥주 기업 ‘어메이징브루잉컴퍼니’는 차근차근 성공 사례들을 만들어가고 있다. 첫사랑·노을·서울숲 등 ‘맥덕(맥주 덕후)’들의 많은 관심을 받은 50여 종의 수제맥주 라인업을 선보였고 2017년부터 올해까지 6년 연속 대한민국 주류대상을 받았다. 오뚜기와 ‘진라거’, 코오롱스포츠와 ‘솟솟’ 등 다양한 기업과 손잡고 기획한 커스텀 맥주도 연일 화제를 몰고 있다.

그렇다면 프록터앤드갬블(P&G)과 베인앤드컴퍼니를 거친 김 대표는 어쩌다가 수제맥주 사업에 발을 디디게 된 걸까. 주말이면 ‘홈 브루잉’을 즐길 정도로 맥주를 좋아했던 그는 은퇴할 때쯤 맥주 가게 하나를 차리는 게 꿈이었다. 하지만 2002~2003년 일본에서 유학하면서 ‘혼술’ 문화를 접하고 2010년 미국에서 경영학 석사(MBA) 과정을 밟을 때 다양한 수제맥주를 맛보면서 그 시기가 확 앞당겨졌다. 여기에 2015년 베인앤드컴퍼니 재직 당시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으로 교환 근무를 간 일이 결정적으로 그의 인생을 바꿨다. “유럽에서도 수제맥주가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었고 전통적인 양조장들보다 더욱 빠르게 성장하고 있었습니다. 이게 전 세계적인 트렌드라는 생각이 들었고 그렇다면 한국에 가서 빨리 자리 잡고 10년 정도 고생하면 성과가 나올 것 같다고 생각했습니다.”

국내 수제맥주 시장의 성장 가능성에 눈을 뜬 김 대표는 2016년 서울 성동구 성수동에 자리를 잡고 본격적으로 수제맥주 시장에 진출했다. 김 대표가 어메이징브루잉컴퍼니를 창업할 당시 국내에 수제맥주를 취급하는 곳은 단 2곳뿐이었다. 이 가운데 성수동에 문을 연 수제맥주 펍은 ‘힙’한 분위기와 함께 방송까지 타며 맥덕들의 핫플레이스가 됐다. 시대적 흐름을 잘 탄 덕인지 사업을 시작한 지 올해로 7년 만에 어메이징브루잉컴퍼니는 지난해 매출 72억 원을 달성했고 올해 100억 원을 목표로 하고 있다. 또 2019년 경기도 이천시에 제1브루어리를 지은 데 이어 올해 7월 제2브루어리까지 준공하며 사업을 확장했다. 해외 수출도 예정돼 있다. 그는 “이달부터 대만 세븐일레븐에서 진라거·서울숲·노을 3개 브랜드를 판매한다”며 “글로벌 주류 브랜드로 키워보고 싶다”고 기대했다.

서울 성동구 어메이징브루잉컴퍼니에서 김태경 대표가 본지와 인터뷰를 갖고 있다. 성형주 기자


"대기업서 찍어내듯 수제맥주 개발 경계해야"


어메이징브루잉컴퍼니의 성장세와 함께 국내 수제맥주 시장도 호황기를 이어가고 있다. 한국수제맥주협회에 따르면 2017년 433억 원 수준이었던 국내 수제맥주 시장 규모는 지난해 1180억 원으로 커졌다. 이 시장에 눈독을 들인 것은 비단 소규모 브루어리들뿐만이 아니다. 오비맥주 같은 대기업들이 코리아브루어스콜렉티브(KBC) 같은 수제맥주 브랜드를 론칭하며 시장에 진입했다. 하지만 김 대표는 이 같은 대기업의 무한 확장을 경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대기업들은 거의 찍어내듯이 수제맥주 브랜드를 만들어내고 있다”며 “요즘에는 수제맥주가 너무 많이 나와서 소비자들이 뭐가 다른지 잘 모르는 현상까지 생기고 있다”고 말했다.

앞으로 어메이징브루잉컴퍼니를 수제맥주만이 아닌 막걸리 등 다양한 주류를 판매하는 종합 주류 회사로 성장시키겠다는 게 김 대표의 목표다. 최근에는 주종도 수제맥주에서 막걸리로 넓혔다. 올해 4월 출시한 막걸리 ‘마크홀리’는 누룩을 사용하지 않고 맥주 효모를 발효시켜 만들었다. 김 대표는 “누룩을 쓰지 않았기 때문에 전통적인 관점에서 보면 무슨 막걸리냐고 할 수 있다”면서도 “장르를 파괴하는 다양한 시도들을 하는 혁신적인 제조 회사가 되고자 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수제맥주는 보통 냉장 보관인데 상온에서 보관할 수 있는 맥주도 선보일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내년 초 2030 겨냥 프리미엄 라거 출시"


현재 수입 맥주가 잡고 있는 ‘라거’ 시장을 접수하겠다는 욕심도 있다. 김 대표는 “예전에는 수입 맥주가 프리미엄이라는 인식이 있었지만 요즘에는 편의점에서 4캔에 1만 원에 판매되면서 그런 게 사라지고 있다”며 “프리미엄으로 인식할 법한 라거 맥주를 제대로 만들고 싶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내년 초를 목표로 준비 중”이라며 “젊은 세대들을 공략하기 위해 팝업 스토어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마케팅을 전개할 생각”이라고 덧붙였다.

아울러 김 대표는 고객들의 주류에 대한 경험을 높이는 프로그램도 계획 중이다. 일종의 브랜드 충성 고객 만들기 프로젝트다. 김 대표는 “일반적으로 주류 브랜드가 생산된 브루어리를 직접 가봤을 때 좋아하게 되는 경향이 있다”며 “경기도 이천에 있는 브루어리에서 브랜드를 즐길 수 있는 투어 프로그램을 만들려고 한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김 대표의 주량이 궁금했다. “맥주 500㎖ 기준 3캔 정도예요. 보통 집에서 1캔 정도 많이 마시고 기분 좀 내고 싶을 때 2캔 정도 마십니다.”

He is...

△1979년 서울 △2005년 서울대 경영학과 졸업 △2006년 프록터앤드갬블(P&G) 코리아 마케팅팀 △2010년 미국 노스웨스턴대 경영학 석사과정(MBA) △2012년 베인앤드컴퍼니 △2014년 국제 공인 맥주 소믈리에 자격증 취득 △2016년 어메이징브루잉컴퍼니 대표
백주원·신미진 기자
jwpaik@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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