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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 2막 내 꿈은 ‘국내 최고 생애설계강사’···삶의 목표 높게 잡으니 더 노력하게 돼”

■ <퇴직하기전에 미리 알았더라면> 저자 이동신

인생 1막 보험사에서 29년간 재직…사고보상보험 전문가로 퇴직

유튜버·칼럼 등 관련 분야 전문성 높여 퇴직했지만 일거리 없어

퇴직 후 보험 계약과 생애 설계 강사로 진로 변경

사진=정혜선


작가, 강사, 유튜버.

“은퇴 후가 더 바쁘다”고 말하는 이동신 씨의 직업이다. 이 씨는 은퇴한 중장년이라면 누구나 한 번쯤 꿈꾸는 ‘N잡러’가 됐다. ‘N잡러’는 여러 개의 직업을 가진 사람을 의미하는 신조어다.

그는 자신처럼 N잡러를 꿈꾸는 중장년에게 여러 분야의 일을 하는 ‘N잡러’가 되기보다는 한 분야를 다양한 방법으로 일하는 ‘N잡러’가 되라고 조언한다. 예를 들어 보험 전문인 이 씨가 생애 설계를 공부해 보험과 생애 설계 일을 같이하며 책을 쓰고, 그 내용을 토대로 강의를 하며 유튜버 방송을 하는 식이다. 직업은 여러 개지만, 전문분야는 하나인 셈이다. 그래야 인생 2막에 자신의 분야에서 승부를 볼 수 있다는 게 이 씨의 설명이다.

지난해 <퇴직하기전에 미리 알았더라면> 이란 책을 내며 더 바쁜 시간을 보내고 있는 이 씨의 인생 2막 최종 목표는 ‘국내 최고 생애 설계 강사’다. 목표를 이루기 위해 열심히 앞으로 나아가고 있는 이 씨를 만나봤다.

- 만나서 반갑다. 간단한 자기소개 부탁한다.

“중장년 대상으로 생애 설계 교육을 하며 책을 쓰고 유튜버 활동도 하는 이동신입니다(웃음).”

- 자기소개가 오랜만인가.

“아니다. 은퇴 후 유튜버 방송 출연 등 다양한 활동을 하다 보니 자기소개할 기회가 많더라. 그런데 할 때마다 자기소개가 조금씩 달라진다(웃음).”

- 자기소개를 들으니 그야말로 ‘N잡러’다. 은퇴 후 ‘N잡러’가 된 이유가 있나.

“처음부터 ‘N잡러’가 되자고 목표를 잡은 것은 아니다. 은퇴 준비를 하고 퇴직했음에도 회사에서 상상했던 은퇴 후와 실제로 겪은 은퇴 후가 달랐다. 그래서 자연스레 N잡러의 길을 걷게 됐다.”

- 은퇴 준비를 하고 나왔다고 했는데, 어떤 준비를 했는지 궁금하다.

“대학 졸업 후 보험회사에서 사회생활을 시작해 29년을 근무했다. 생애 첫 직장이자 인생 1막의 마지막 직장이다. 그곳에는 정년보다 일찍 명예퇴직금을 받고 그만두는 제도가 있다. 나 역시 이 제도를 이용해 퇴직했는데, 이 제도를 이용하면 퇴직 2년 전 계약직으로 전환 후 명예퇴직금을 받게 된다. 그리고 남은 2년간은 은퇴 준비를 하라고 일을 많이 주지 않는다. 그때 블로그를 시작하고 책을 쓰며 은퇴 준비를 했다.”

이미지=이동신


- 회사에서 상상했던 은퇴와 실제 은퇴 후의 차이가 컸다고 했는데, 어떤 부분이 달랐나.

“보험사에서 29년 정도 근무하면 전문 분야가 생긴다. 나는 사고 보상 보험이 전문분야였다. 사고 보상 보험과 관련된 자격증도 3개 취득해 가지고 있어 은퇴 후 그쪽 분야의 일을 계속하려 했다. 은퇴 준비로 사고 보상 보험과 관련된 유튜브를 시작하고 신문에 관련 칼럼을 쓰면서 전문성을 높였다. 그럼 개인적으로 사고보상과 관련된 의뢰가 제법 들어올 거라 기대했다. 막상 은퇴하고 보니 사고 보상과 관련된 의뢰가 거의 들어오지 않더라. 너무 당황스러웠다.”

- 진로에 대한 고민이 들었을 거 같은데, 어떤가.

“맞다. 유튜브 방송을 하다 보니 보험설계와 관련된 문의는 꾸준히 들어왔다. 그래서 보험계약 쪽으로 진로를 바꿨다. 그러던 중 생애 설계 분야를 알게 돼 생애 설계 강사도 직업으로 삼게 됐다.”

- 어떤 과정을 통해 생애 설계 강사가 됐나.

“시작은 서울시50플러스재단에서 하는 강의를 들으면서였다. 이후 생애 설계 교육을 하는 기관에서 관련 교육을 받으면서, 생애 설계 분야에서 전문성을 키워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 이후 꾸준히 공부해 생애 설계와 관련된 책을 썼다. 책을 쓸 때도 유사도서만 20~30권을 분석해 1년간 썼다. 책을 읽은 분들은 여러 가지 내용이 들어있어 좋다고 평가해주더라. 그렇게 책을 내고 나서는 생애 설계와 관련해 무료 강의를 하며 경력을 쌓았다.”

- 이렇게 이야기를 듣고 있으니 은퇴 한지 한참 된 느낌인데, 실제로는 얼마 안 됐다고.

“1966년생으로, 올해 만57세다. 만55세에 퇴직했으니 올해 인생 2막 3년 차다.”

- 3년 동안 진로를 바꾸고 생애 설계 강사가 되고 책을 낸건가.

“하하하 맞다. 그래서 회사에 있을 때보다 은퇴 이후가 더 바빴다.”

- 은퇴 후 더 열정적으로 활동한 이유가 있나.

“자존심 회복과 정해 놓은 목표를 이루기 위한 게 가장 큰 이유다. 은퇴를 앞두고 있거나 은퇴했다면 누구나 한 번쯤 겪는 일을 나도 겪었다. 퇴직을 결정하고 보직에서 내려오니 주변에서 바라보는 눈이 달라지더라. 나는 분명히 잘나가던 사람인데, 한순간에 다른 사람이 된 기분이었다. 그게 견디기 힘들었다. 그래서 퇴직 후에 대한 목표를 누구보다 높게 잡았다.”

사진=정혜선


- 구체적으로 어떤 목표였나.

“대기업이다 보니 금융그룹 퇴직 예정자를 대상으로 하는 교육이 있었다. 그 교육에서 퇴직 이후 수입에 대한 목표를 정하는 게 있었다. 다들 소박하게 적었는데, 나는 퇴직 후에도 연평균 1억원을 벌고 싶다고 적었다. 목표를 어떻게 잡느냐에 따라 행동이 달라진다고 생각해 일부러 더 높이 잡았다. 돌이켜보면 목표를 그렇게 잡기를 잘한듯하다. 그 목표를 이루려다 보니 더 열정적으로 열심히 할 수 있었다.”

- 은퇴 후 이렇게 열정적으로 목표를 이뤄나가는 시니어를 보면 대단하다는 생각이 든다.

“내가 하고 있지만 쉽지 않은 일이긴 하다. 내 주변에도 나와 같은 사람이 드물다. 누구나 목표가 있고 그 목표를 이루고자 하는 생각은 있지만, 그 생각을 실제로 행동으로 옮기는 이들은 드물다. 찾아보니 사람의 뇌가 게을러서 그렇다고 하더라. 그런데 적극적으로 행동이 유발되는 때가 있다. 바로 복수심이나 지독한 애착, 죽음에 대한 공포 등과 같은 감정이 들 때다.”

- <퇴직하기 전에 미리 알았더라면>이 지난해 출간됐다. 책 제목처럼 퇴직 전 미리 알면 가장 좋았을 것 세 가지만 말해달라.

“일단 앞서 말했듯이, 상상했던 은퇴 후 삶과 실제가 다를 수 있다는 것을 말해주고 싶다. 이 사실을 인지하고 있어야 충격이 덜하다(웃음). 두 번째는 몸으로 부딪혀야 한다. 퇴직 후 집에서 책을 읽으며 간접경험을 하기보다 사람을 많이 만나는 게 좋다. 실제로 나도 사람을 많이 만나면서 그들의 도움을 많이 받았다. 그래야 인생 2막에 자신만의 비즈니스를 새롭게 만들어 갈 수 있다.”

- 퇴직이 얼마 남지 않은 분들에게 이것만 준비하고 나오라고 조언한다면.

“경험해보니 퇴직 후 새로운 일을 시작하는 것도 좋지만, 실패 확률을 낮추기 위해서는 자신이 잘하고 좋아하는 분야를 선택하는 게 좋다. 퇴직 전 그 분야를 정해 미리 다양한 시도를 해볼 것을 권한다. 나는 글 쓰는 것을 좋아해 은퇴 전 칼럼부터 시작해 글쓰기를 시작했다. 그리고 2020년 이후로 매년 책을 내고 있다. 그렇게 책이 나오니 커리어가 확장되더라.”

- 인생 2막의 궁극적인 목표가 궁금하다.

“두 가지가 있다. 하나는 우리나라 최고의 생애설계강사가 되고 싶다. 다른 하나는 보험 분야에서 팀을 꾸려 더 본격적으로 일을 해보려 한다. 기반이 잘 다져놓으면 큰 힘을 들이지 않아도 80세까지도 일할 수 있을 거라 생각한다.”
정혜선 기자
doer0125@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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