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챗GPT와 함께 ‘증강된 노년’ 꿈꾼다

■시니어 소셜미디어 마케터 정남진의 “인생2막 디지털 유목민으로 살아가기”_2편

챗GPT통해 인공지능시대 실감해

챗GPT와 인공지능이 노년의 삶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대화 나눠

시니어가 인공지능보다 잘 할 수 있는 분야 많다는 답변 나와

이미지=최정문


이번엔 정말 ‘센 놈’이 나타난 것 같다. 챗GPT 이야기다. 요 며칠 챗GPT를 써 보면서 인공지능 시대를 실감하고 있다.

챗GPT에게 질문을 던져봤다. ‘1년에 한 번씩 물에 잠기는 어느 나라에 대해 짧은 소설을 써 줘’라고 요청을 하자 즉석에서 작품이 나온다. 스토리 구성이나 인물 설정, 문장의 완성도까지 손색이 없다. 더 놀라운 건 이런 작품을 제시하는 시간이 단 10초 정도라는 것이다.

어떤 질문을 던져도 척척박사다. 답변의 내용도 완성도가 높지만, 문장과 문맥도 흠이 없어 보인다. 예의 바르고 친절하기까지 하다. 이 정도면 인간과 구별하기 어려울 정도다.

가히, 챗GPT 열풍이다. 맞다, 이번엔 정말 센 놈이 나타났다.

미래학자 레이 커즈와일이 말했던 특이점이 시작된 듯하다. 그는 인공지능이 인간의 지능을 추월하는 특이점의 시점을 2045년쯤으로 예상했지만, 챗GPT의 등장으로 그 시점이 훨씬 더 앞당겨 진 게 아닌가 싶다.

‘증강’이라는 말이 떠올랐다. 본래 증강현실(AR)이라는 디지털 기술에서 유래한 말이다. 챗GPT를 쓰다 보니 나의 지적 능력치가 순식간에 최고 수준으로 증강된 것처럼 여겨진다. ‘디지털 증강’이 구현된 것이다.

이번엔 질문의 방향을 이렇게 바꾸어 봤다. 인공지능은 노년의 삶에 어떤 영향을 끼치게 될까. 시니어세대도 챗GPT같은 강력한 디지털 툴로 자신을 증강시킬 수 있다면 노년의 삶에도 일대 변화가 오지 않을까.

챗GPT에게 대화하듯, 따지듯 7가지의 질문을 연달아 던져봤다. 인공지능의 답변은 구글 번역으로 옮겼으며, 긴 분량은 짧게 요약했다.

1. 시니어세대도 디지털로 자신을 증강시킬 수 있다고 보나?

“당연하다. 적절한 디지털 도구를 선택해 꾸준히 단련한다면 시니어도 인지기능과 신체기능, 그리고 전반적인 삶의 질을 향상시킬 수 있다.”

2. 현실성이 있는 얘긴가?

“물론이다. 현실성이 있다. 다만, 디지털 기술에 익숙해지려면 시간과 실행이 필요하고 그러기 위해서는 노력과 의지가 뒷받침돼야 한다. 디지털 툴을 익혀보라. 시니어도 새로운 소속감을 얻게 되고 액티브한 삶, 성취감을 느끼는 삶을 살 수 있게 될 것이다.”

3. 디지털로 증강이 된다면 은퇴 이후에도 돈을 벌 수 있나?

“그렇다. 긱이코노미와 온라인 플랫폼의 부상으로 시니어들도 디지털 수단을 통해 수입을 올릴 수 있는 방법이 많다. 온라인 기반의 프리랜서 활동이나 쇼핑몰 운영, 원격작업 참여, 기업의 고객관리나 소셜미디어 운영 같은 일도 있고, 전문지식을 보유한 시니어라면 온라인 강의나 컨설팅을 펼칠 수 있다. 꾸준히 디지털로 자신을 증강해 간다면 은퇴 이후에도 수입을 창출해 재정적으로 안정된 노년을 영위할 수 있다.”

4. 아무리 그래도 젊은 세대와 경쟁이 가능할까?

“충분히 경쟁할 수 있다. 디지털 세상에서는 젊은이나 시니어 모두에게 평등한 경쟁 환경이 펼쳐져 있다. 어떤 측면에서는 시니어가 더 유리한 점도 있다. 단련된 직업윤리, 책임의식, 풍부한 지식과 경험, 이런 점들은 시니어만의 강점이다.”

5. 너무 의례적인 답변 아닌가?

“아니다, 진심이다. 핵심은 성장하고자 하는 마인드셋, 배우려는 의지, 삶의 질을 향상시키고자 하는 열망, 이런 것들이다. 시니어들에게 다가오는 이런 디지털 기회를 놓칠 이유가 없다.”

6. 당신 같은 인공지능이 오히려 시니어의 일자리를 뺏어 가는 거 아닌가?

“그럴 수 있다. 특정 직업, 특히 반복적인 작업을 하는 일자리는 뺏어 갈 수 있다. 하지만 AI는 새로운 일자리를 창출할 수도 있다.”

7. 시니어가 혹시 인공지능보다 더 잘할 수 있는 분야도 있나?

“많다. 시니어는 풍부한 삶의 경험과 감성 지능을 갖고 있다. 타인의 감정과 필요를 이해하고 대응하는 능력은 인공지능보다 더 뛰어날 수 있다. 이외에도, 창의성과 문제 해결 능력, 대인관계 기술, 지혜와 판단력, 멘토링 등 이런 분야는 인공지능을 앞설 수 있다”

챗GPT의 답은 거침이 없다. 지난해 10월 유발 하라리는 <사피엔스> 출간 10주년 기념판 서문을 모두 챗GPT의 인공지능에게 맡긴 후 그 결과물의 완성도에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고 했다. “정말 인공지능이 이 글을 썼단 말인가”라고.

세계적 석학도 충격을 받을 정도라면, 인공지능은 앞으로 인류에게 커다란 위협이면서 동시에 기회로 다가올 듯하다. 문제는 거침없이 질주하는 인공지능의 능력을 나에게 어떻게 기회 요인으로 바꿀 것인지가 아닐까 싶다.

앞서, 챗GPT의 답변 중 “디지털 세상에서는 젊은이나 시니어 모두에게 평등한 경쟁 환경이 펼쳐져 있다”는 구절이 있었다. 그렇다, 평등한 경쟁 환경이다.

시니어의 풍부한 삶의 경험과 감성 지능, 지혜와 판단력, 창의성과 문제 해결 능력을 디지털 기술의 꽃으로 일컬어지는 인공지능과 결합할 수 있다면, 나아가 인공지능으로 자신을 ‘증강’시켜 갈 수 있다면, 시니어 세대는 어쩌면 인공지능의 가장 큰 수혜자가 되지 않을까 예상해 본다.

이제, 챗GPT와 함께 증강된 노년을 꿈꾸어 볼 일이다.
정남진 기자
doer0125@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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