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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고 싶은 일을 찾는 법···“내 안의 소리를 들어봐”

[‘아무렴 어때’ 고민상담소]<10>

■ 이제경 '할머니체조대회' 작가

'무슨 일을 하며 살아야 할까'

모른다면 눈앞의 쉬운 일부터

'내 안의 소리' 커지면 그때 바꿔


2023년 계묘년을 맞아 라이프점프와 <할머니체조대회>의 이제경 작가이자 문화온도씨도씨의 대표가 ‘아무렴 어때’ 고민 상담소를 운영합니다. 고민에는 나이가 없습니다. 누구나 살면서 할 수 있는 생활 속 소소한 고민에 대해 <할머니체조대회> 속 할머니들의 지혜로 정성껏 답해드립니다.

이미지=최정문


Q “할머니. 무슨 일을 직업으로 삼아야 할지 모르겠어요.”

A. 직업을 고민하는 친구에게

안녕, 나는 폴란드의 마리아야.

답장이 좀 늦었지? 사실 한참 전에 이 편지를 받았단다.

내가 기관사라는 직업을 선택할 때가 생각나서 흐뭇하게 미소 지으며 막 답장을 쓰려는데 내 친구 야누스에게 급한 연락이 왔어. 그 일로 정신이 없어 답장이 늦었지 뭐야.

야누스는 바르샤바 중앙역에서 자원봉사를 하며 만났어.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후 기차를 타고 바르샤바역으로 우크라이나 친구들이 피난을 오기 시작했지. 바르샤바 중앙역에는 여성과 어린이 피난민을 위한 작은 공간이 마련됐단다. 우리는 여기서 자원봉사를 하고 있어.

야누스가 급하게 전화를 한 그날은 6살 꼬마 친구가 호흡이 곤란할 정도로 아주 아파서 의료진과 자원봉사자들 모두 정신이 없었어. 다행히 지금은 건강해지고 있단다. 하지만 전쟁과 피난을 경험한 6살 꼬마가 놓인 열악한 환경에 너무나 마음이 아파. 엄마 손을 꼭 잡고 울던 그 아이의 울음이 곧 웃음으로 바뀌기를, 전쟁이 끝나고 엄마와 고향으로 돌아가서 행복하게 살아갈 수 있는 날이 어서 오기를 함께 기도해 주겠니?

내 이야기가 너무 길었지. 무슨 일을 하며 살아야 할까. 어떤 일을 직업으로 삼아야 즐겁게 일하며 돈도 벌 수 있을까.

이런 고민을 한다는 건 당신이 젊음의 시간을 보내고 있다는 거겠지.

나는 어려서부터 기관사가 되고 싶었어. 기차를 정말 좋아했거든. 그렇지만 다들 어림없는 소리라고 했지. 여자가 기관사를 한다는 건 말도 안 된다고 했지만 난 살짝 귀를 막았어. 세상에는 염려와 우려의 소리가 너무 많더라고. 그리고 기관사가 될 방법을 찾기 시작했지. 도전하고 좌절하고, 도전하고 좌절하고를 여러 번 반복한 후 나는 기관사가 될 수 있었어.

직업을 선택하는 데는 수만 개의 방법이 있겠지만, 나는 오늘 당신에게 이런 이야기를 해주고 싶어. 무언가를 선택할 때 외부의 환경이나 소리보다는 내 안의 소리를 기준으로 삼아봐. 그럼 보일 거야. 당신이 어떤 직업을 원하는지.

그래도 잘 모르겠다면 눈앞의 쉬운 일부터 직업으로 삼아보면 어때. 내 안의 소리가 커지는 시간을 주는 거지. 그때 바꿔도 괜찮아.

추신) 아네테 멜레세의 그림책 ‘키오스크’를 읽어봐. 주인공 올가의 세상이 뒤집히는 장면에서 나는 무릎을 탁 내리쳤지 뭐야.

2023년 5월 폴란드에서 마리아 할머니가

※ 라이프점프 독자의 고민을 받고 있습니다. 아래 링크를 클릭해 생활 속 소소한 고민을 적어 보내주면, 할머니들의 지혜로 답해드리겠습니다.

https://forms.gle/gzbzvESByjXUipWb9

이제경 기자
liberal@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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