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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황을 바꾸는 힘 '3의 법칙'

[가지가지로 세상읽기]<5>

■김관숙 선거연수원 초빙교수

세 명 모이면 '군중 심리' 끌어내

상황을 개선할 수 있는 '우리'의 힘



'3의 법칙'을 아시나요

3의 법칙은 한두 명일 땐 쉽게 무시되지만, 세 명이 넘으면 함께하는 비율이 늘어나 급기야 상황을 바꾸는 힘까지 생긴다는 이론인데요. 예전 어느 다큐 프로그램에서 3의 법칙을 실험했습니다. 횡단보도를 건너던 한 사람이 아무것도 없는 하늘을 손으로 가리키며 올려다보니 사람들이 무시하고 지나가지만, 그 숫자가 세 명으로 늘어나자 모두 멈춰 서서 하늘을 쳐다봅니다.

같은 행동을 하는 사람이 세 명이 되면 사람들의 관심을 끌고 결국 그 행동에 동참하게 만듭니다. 심리학 용어로는 ‘동조’라고 하죠. 군중심리도 바로 여기서 출발합니다. 한 명이 저항하면 무시되고, 두 명이 저항하면 이상하게 여기지만, 세 명의 저항은 누구도 무시할 수 없는 힘이 됩니다. 그래서 상황을 바꾸고 싶다면 뜻을 같이하는 세 사람을 모아야 합니다. 3의 법칙을 알면, 숫자 3의 힘을 이용해 상황을 바꿀 수도 있습니다.

생각해 보면 3의 법칙은 '양질 전화'의 한 예가 아닐까 싶습니다. 양질 전화란 양의 증가나 감소가 질의 변화를 가져온다는 개념입니다. 예를 들어, 한두 방울의 물방울은 별 게 아니지만, 계속 떨어지게 되면 바위도 뚫고, 폭우는 산이나 집까지도 무너지게 합니다. 한두 개의 나뭇가지는 쥐고 부러뜨리기 쉬우나, 세 개 이상이 되면 부러뜨리기 어려운 법입니다. 개수, 즉 양의 변화가 ‘단단한 정도’라는 질의 특성을 바꾼 것이죠.

3의 법칙으로 승객들이 객차를 밀어 지하철 선로에 빠진 사람의 목숨을 구한 사례도 있습니다. 하지만 언제나 좋은 결과만을 초래하는 것은 아닙니다. 예전 대구 지하철 참사 때, 객차 안에 연기가 자욱한데도 사람들이 태연히 앉아 있는 모습이 찍힌 사진 한 장을 보고 너무나 안타까웠던 적이 있습니다. '옆 사람이 가만히 있다'다는 이유로 동요 없이 그저 가만히 있었던 것이죠. 이런 반응이 참사의 원인 중 하나일 수 있습니다.

각설하고, 사람살이에 '3의 법칙'은 참 요긴합니다. 한두 사람이 주장하거나 요구할 때는 잘 받아들여지지 않지만, 세 명 이상의 말이라면 무서운 힘을 발휘합니다. 무언가를 할 때도 한두 명이 애쓰고 노력한다면 마찬가지로 힘만 들겠지만, 만약 여기에 누군가 힘을 보탠다면 상황은 아주 달라질 겁니다. 상황 때문에 내가 바뀌는 게 아니라, 우리가 아예 상황을 바꿔버리는 거죠.

숫자 3의 힘으로 상황을 바꿀 수 있어

'우리'의 힘이 바로 그것이라고 믿습니다. 나도, 당신도 지치고 힘들지만, ‘우리’라면 상황은 좀 달라질 테니까요. 그러니 이제 맘도, 곁도 내주고, 한 목소리로 외치고, 손 내밀어 힘을 보태주세요. 손 내밀어 잡아주고, 어깨라도 토닥여 주고, 가만히 등을 쓸어 주어도 좋겠지요. 짐짓 모른 체 무거운 짐을 슬쩍 뺏어 들거나 함께 주먹을 불끈 쥘 수도 있겠고, 아니 그저 손잡아 주는 것만으로도 누군가는 참 힘이 날 겁니다. 나만의 밀실만 나서면 바로 모두의 광장이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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