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프점프는 대학생연합경영컨설팅학회(SoME) 학생들로 구성된 썸데이 기자단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썸데이 기자단은 젊은 대학생 시각에서 고령화 사회 현황을 분석하고 앞으로 나아갈 방향을 소개하는 기사를 연재합니다.
“뉴 호라이즌스 밴드는 제게 음악, 우정, 그리고 자신감을 줬어요. 덕분에 저는 음악 세계에 새로운 눈을 떴지요.”
뉴 호라이즌스 밴드는 미국 뉴욕주 로체스터대 음학대학의 로이 언스트 교수가 1991년 시작한 프로그램이다. 참가자에게 악기 연주법을 알려주고 함께 악기를 연주하며 정기적으로 공연도 한다. 일종의 학원 같기도 하지만 한편으로는 사회인 악단 모습을 띄고, 음악을 매개로 구성원들이 교류한다는 점에서 지역 커뮤니티 역할도 한다.
1991년 밴드가 처음 결성된 뒤 성공을 거두면서 모임은 오케스트라나 합창단, 그리고 기타 여러 종류의 소규모 앙상블로 옮겨갔다. 뉴 호라이즌스 국제음악협회(NHIMA)에 따르면 현재 미국, 캐나다, 호주 등지에 250개 이상의 뉴 호라이즌스 그룹이 결성됐고 약 1만 명의 회원이 활동하고 있다. 지역마다 프로그램 내용이나 참가비가 조금씩 다르지만 보통은 6개월에 100달러 정도의 참가비를 내고 활동에 참여한다.
뉴 호라이즌스 그룹으로 활동하기 위해 수준급의 악기 연주 실력이 필요한 것은 아니다. 언스트 교수는 “뉴 호라이즌스의 철학은 음악을 한번도 해보지 않은 사람들에겐 새로운 입구를 열어주고, 음악을 했었던 사람들에겐 재진입을 위한 기회를 만들어 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어떤 악기든 상관 없다. 악기 연주법을 전혀 몰라도 활동하면서 배울 수 있다. 악기 연주 실력에 따라 수준별 레슨을 받아볼 수 있으며, 다른 회원들과의 합주를 통해 서서히 실력이 느는 자신을 발견할 수 있다. 미국 시애틀의 뉴 호라이즌스 밴드인 ‘Around the Sound Community Band’ 멤버로 활동하는 나딘(62)씨는 “알토 색소폰으로 이 밴드에 참여했는데, 이 악기를 어떻게 연주하는지를 이곳에서 처음 배웠다”고 말했다.
연습을 통해 자신 있게 연주할 준비가 되면 여러 사람 앞에서 공연할 기회가 생긴다. 나딘 역시 7월에 열리는 무료 야외콘서트에 나갈 준비 중이라고 한다.
뉴 호라이즌스의 두드러지는 특징은 50세 이상의 성인을 대상으로 한다는 점이다. 50세 미만의 참여를 금지한다고 못박은 것은 아니지만, 상당수의 커뮤니티에서 50세 이상을 모집한다. 이는 뉴 호라이즌스 활동이 중장년과 노년의 건강 및 사회적 교류에 큰 도움을 준다는 판단이 기저에 깔려있다. 언스트 교수는 2011년 음악과 함께하는 삶이 정신건강 향상, 두뇌 활성화, 협압 저하 등 건강에 도움이 된다는 주장이 담긴 연구 결과를 공개하기도 했다.
“Your best is good enough”
언스트 교수가 뉴 호라이즌스의 모토로 삼았던 말이다. 연주를 잘하고 못하고는 중요하지 않다. 자신에게 주어진 상황에서 최선의 노력을 다한다면 그걸로 충분하다는 의미다.
은퇴 후의 삶에 긍정적 에너지를 불어넣게 해주는 공간, 경쟁에서 벗어나 온전히 자신의 ‘BEST’를 보여줄 수 있는 공간. 뉴 호라이즌스는 중장년층과 노년층에게 나이가 어떻든 새로운 도전을 시작하기에 늦지 않다는 것을 보여준다.
-뉴 호라이즌스 밴드에는 어떻게 참여하게 됐나
◇1999년 친구의 권유로 합류했다. 그 뒤로 25년간 여전히 함께 악기 연주를 즐기고 있다.
-밴드 활동을 하며 어렵거나 힘들었던 때는 언제였나
◇공연을 할 때면 실수를 할까봐 긴장했고, 만약 실수를 하면 당황해 어느 부분을 연주하고 있는지도 모를 만큼 길을 잃곤 했다. 그때 밴드 디렉터가 ‘연주에서 실수는 항상 일어난다. 실수를 하지 않으려 노력하기보단 실수에 잘 대처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해줬다. 그 후로는 실수에 집착하지 않고 내가 할 수 있는 연주를 하기 시작했고, 이후에는 콘서트에 참여할 때 실수를 걱정하기보다 내가 가진 모든 것을 보여주자는 마음가짐을 갖게 됐다.
-밴드 활동을 하며 가장 행복한 순간은
◇최근 콘서트에서 솔로 파트를 연주했다. 그때 제 파트가 다른 세션과 어우러져 하모니를 이루는 것을 보며 행복한 기분이 들었다.
-밴드 활동에서 최종 목표는
◇이곳에서 알게 된 친구들과 함께 계속 연습하고 즐기며 조금씩 실력을 늘려가는 것이다.
- 임성재 기자
- yeji@rni.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