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다니던 회사에서 나와 새로운 일터를 물색하던 50대 A씨. 마땅히 들어갈 직장이 없어 고민 끝에 자영업자가 되기로 결심했다. 괜찮은 업종을 찾아본 끝에 한 커피 프랜차이즈 점포를 열었는데, 의도치 않게 임대인과 분쟁이 시작됐다. 대응 방법을 마련하기 위해 포털을 검색해도 개론 수준의 내용만 있을 뿐, 자신이 처한 상황에 도움이 될 정보는 없어 갑갑하기만 하다.
#2. 회사 월급만으로는 안정적인 노후 생활이 어려울 것 같아 다른 소득원을 찾던 40대 B씨. 그동안 모은 돈에 얼마의 대출을 보태 작은 상가 건물을 구입했다. 매달 고정적인 수입이 들어올 생각에 설렜던 B씨. 하지만 임차인은 장사가 잘 안 된다는 이유로 월세를 계속 미뤘다. 심지어 임대 공간의 일부를 다른 사람에게 전대한 사실도 뒤늦게 알았다. 험난한 분쟁이 예상되는데, B씨는 이를 어떻게 준비해야 할지 난감하다.
우리 주위에서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는 사례들이다. 자영업이나 임대업에 종사하는 중장년의 경우 청년들보다 상대적으로 정보를 찾거나 대응 전략을 마련하는데 어려움을 겪기도 한다. 이런 이들을 위해 각 사례별로 대응 전략을 알아볼 수 있게 돕는 실무서가 나왔다.
‘부동산인도 및 임대차 소송 실무’는 10년 이상 부동산인도 및 임대차 관련 소송을 수행해 온 전문가들의 경험이 집약된 책이다. 이 분야를 다룬 기존 서적들은 단순히 법령을 소개하는데 그치거나 실질적인 해결책은 다루지 않는다는 평가가 적지 않다. 반면 이 책은 부동산인도와 임차보증금반환, 권리금청구 등의 소송을 다년 간 수행한 변호사와 그에 따르는 보전처분 및 강제집행을 실행해 온 사무장의 직접적인 경험을 바탕으로 쓰였다는 점에서 다른 도서들과 차별화된다.
저자인 장성민 변호사는 해외 패션 브랜드들의 국내 매장 입점을 위한 법률자문을 많이 수행해온 변호사 중 한 명으로 알려져 있다. 그는 수많은 대형 임대차계약을 성공적으로 처리함으로써 법조계 내에서 전문성을 인정받고 있다.
또 다른 저자인 신동영은 수십 년간 부동산 및 임대차 관련 상담과 소송을 진행해왔다. 구분건물부터 임야에 이르기까지 폭넓은 이론적 이해는 물론이고 다양한 현장 집행 경험 노하우까지 갖추고 있어, 동종 전문가들도 난관에 봉착할 때면 그를 찾아 솔루션을 얻는 베테랑으로 불린다.
저자들은 당초 서적 출간을 염두에 두지는 않았다고 한다. 그동안 마주한 부동산 분쟁 사안들을 쟁점과 해결 방안으로 정리해뒀는데, 시간이 흐르면서 쌓인 기록을 하나로 묶는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출간으로 이어졌다는 설명이다.
실제 책을 보면 각 분야별로 기초적인 내용부터 실전에 필요한 사례까지 일목요연하게 정리돼있다. 가령 상가건물임대차보호법의 경우 법의 적용범위와 대항력, 확정일자, 우선변제권 등 이해에 필요한 기본적인 개념을 설명하면서 임차권등기가 필요할 때 진행 방법, 계약갱신이나 계약해지 시에 챙겨야 할 것들 등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아울러 책에는 임대인이나 임차인이 일상에서 자주 겪을 수 있는 사례를 소개하는 판례 20선도 들어있다.
저자들의 실무 경험이 알차게 담긴 책인 만큼 명도소송이라고 불리는 분쟁을 접한 일반인은 물론 임대차와 관련한 업무를 맡고 있는 실무자에게도 유용한 지침서가 될 것으로 보인다.
- 박창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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