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용 연계 플랫폼을 운영하는 과정에서 특정 기업 소속 인원이 플랫폼에 한꺼번에 몰리는 현상을 여러 번 목격했습니다. 희망퇴직 또는 구조조정이 발생한 것이죠. 본인의 능력과는 무관하게 회사를 떠나는 이들이 발생하는 채용 시장 내 ‘페인 포인트(pain point·불편 지점)’를 해소하고 싶었습니다."
박상우 커피챗 대표는 20일 서울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지난달 서울 강남구에서 개최한 퇴직자 교류 모임 ‘핑크슬립 파티’의 취지를 밝히며 이 같이 말했다. 우리나라보다 구조조정이 흔한 미국에서는 과거 퇴직자에게 해고통지서를 분홍색 종이로 인쇄해 전달한 데 빗대 퇴직자 교류 행사를 핑크슬립(분홍색 종이) 파티라고 부른다. 커피챗은 이에 착안해 이때 행사를 같은 이름으로 열고 참여자들을 모집했다. 별다른 마케팅 없이도 100명 모집에 400명이 지원하고 당일 불참석 인원이 거의 없을 정도로 열기가 뜨거웠다.
2021년 커피챗을 설립한 박 대표는 창업 이래 채용 시장 내 불편 지점을 해소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 커피챗이 최근 집중하고 잇는 불편 지점은 연봉에 대한 정보 불일치다. 연봉은 기업에 지원하는 구직자에게도, 채용을 원하는 기업에게도 채용을 좌우하는 핵심 요소다. 하지만 서로 이 정보를 공개하지 않다보니 불필요한 비용이 채용 시장에서 발생하고 있다는 것이 박 대표의 판단이다. 그는 “마지막 연봉 협상 단계에서 계약이 이뤄지지 않는 경우가 30% 가량 되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며 “이는 시장 내 명확한 페인 포인트”라고 강조했다.
이에 커피챗은 구직자가 현재 받고 있는 처우를 사전에 공개하고 이를 감안해 기업이 이직 제안을 할 수 있는 플랫폼 ‘볼트엑스’를 올 들어 개설했다. 이직을 원하는 경력직이 가입하는 볼트엑스에서는 일반 회원들이 본인의 소속 기업과 현재 연봉을 프로필 정보에 입력해둔다. 이를 기업에서 인사 업무를 담당하고 있는 기업 회원이 조회해 이직 제안을 한다. 일반 회원끼리, 그리고 같은 기업 인사 담당자는 프로필 조회를 할 수 없도록 막아 보안 리스크를 최소화했다.
박 대표는 “볼트엑스도, 핑크슬립 파티도 모두 시장 내 필요치 않게 발생하는 비효율을 없애려는 노력의 일환”이라며 “구직자와 기업 모두에게 도움이 되는 서비스를 만들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 이덕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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