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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삶을 위한 첫번째 진실, 자신의 능력을 객관적으로 파악하기[라이프점프×화담, 하다]

인생 선배들이 보내는 응원의 메시지 <5>

■ 이기흥 전 신한라이프 부사장


※ 라이프점프는 퇴직전략 전문기업 ‘화담,화다’와 함께 국내외 주요 기업 임원 출신이자 ‘완생, 좋은 삶을 위한 성공의 기술’의 저자 6명이 각자의 인생에서 찾은 성공의 기술을 전합니다. ‘인생 선배들이 보내는 응원의 메시지’가 인생 2막을 준비하는 이들에게 소중한 길라잡이가 되길 바랍니다.



회사에서 성장하기 위해서는 적성과 재능을 찾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나는 이야기한다. 적성과 재능을 찾는 것은 회사뿐만 아니라 사업이든 장사든 인생 전체에 걸쳐 가장 중요한 부분이다. ‘미스터 주부퀴즈왕’이라는 영화는 이를 명확하게 보여준다. 주인공 한석규는 직장인보다는 주부가 더 적성에 맞다는 사실을 깨닫고 주부로 전업한다. 그의 아내와 여러 갈등을 겪지만 결국 주부로 전환하는 데 성공한다. 영화는 이 모습을 아주 코믹하게 그렸다. 이처럼 자기 삶에서 적성과 재능을 찾아가는 일은 우리 모두의 삶을 행복하게 만드는 가장 중요한 요소임을 잊지 말아야 한다. 단, 여기서 간과하지 말아야 할 것이 있다. 좀 불편한 이야기지만 재능의 수준이다.

신은 인간의 재능 수준을 동일하게 창조하지 않았다. 같은 일을 좋아한다고 해도 사람마다 재능의 수준은 다르다. 미국의 명문대인 줄리어드 음대 학생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 의하면 음대 안에서도 학생의 수준이 상·중·하로 구분된다고 한다. 무엇이 수준의 차이를 만드는지 조사했는데 상위 학생이 하위 학생보다 노력하는 시간이 많았다고 한다. 그래서 노력이 실력의 결정적인 이유인 줄 알았지만 추후 재능이 많은 사람이 노력도 더 많이 한다는 것을 발견했다. 재능이 뛰어나니 노력의 결과가 더 좋고, 그러니 더 노력하게 되는 선순환 구조가 만들어졌다는 것이다. 그래서 실상은 재능의 수준은 노력의 결과가 아니라 타고난 재능의 결과라는 연구 결과가 보도되기도 했다.

피아노에 재능이 있는 사람이 열심히 연습한다고 해서 모두 세계적인 피아니스트 임윤찬처럼 될 수는 없다. 임윤찬은 재능이 워낙 뛰어나서 환경을 극복한 사람으로 생각된다. 임윤찬은 우륵(가야의 악사)을 생각하며 연주했다고 한다. 이런 말을 들으면 타고난 천재적 감각을 인정할 수밖에 없다. 피아노가 적성에 맞고 재능도 있어서 대학에서 피아노를 전공한 사람이 있을 것이다. 하지만 누군가는 학원 강사로, 누군가는 퓨전 음악가로 혹은 다양한 다른 직업을 택해서 일하게 된다. 이는 스스로 재능의 수준을 파악하고 그것에 적합한 길을 찾아간 것이다. 그들을 깎아내리는 것이 아니라 각자에게 주어진 타고난 재능이 다르다는 것도 인정해야 한다는 얘기다. 피아노를 배우고 공부하면 모두 피아니스트가 되는 것이 아니라 그 재능을 활용해서 적절한 곳에서 자기 재능을 발휘하면 된다.

과거 임원 북클럽에서 Y대 경영학과 교수의 강의 중 들은 멘트가 기억난다. 그 교수는 원래 미국으로 유학을 가 대학원에서 마케팅을 공부하려고 했지만 고민이 됐다고 한다. 마케팅 전공자 중 실력이 너무나 뛰어난 사람이 많다는 것을 알게 됐고 자신은 그 정도 능력은 못 되는 것 같아서 전공을 바꿔 유학을 갔다고 말했다. 재미있고 적성도 맞는 것 같지만 그 시장의 참여자를 고려했다는 것이다. 피아노를 전공한 사람이 모두 피아노 연주자의 길을 가지 않는 것과 동일한 셈이다. 내가 ‘되면 한다’이지 ‘하면 된다’고 이야기하지 않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인간은 태어날 때 운명적으로 두 가지를 갖고 태어난다. 하나는 DNA이고 하나는 환경이다. 이 두 가지는 바꿀 수 없는 숙명이다. 범죄자의 DNA를 연구한 미국의 한 교수는 많은 범죄자가 일반인과 다른 DNA를 갖고 있는 것을 확인했다. 그런데 이 범죄자의 DNA가 있어도 범죄를 저지르지 않은 경우를 확인해 보니, 집안이 화목하고 교육도 잘 받고, 좋은 환경에서 자랐을 때였다. 환경이 열악한 곳에서 자라고 성장한 사람은 그 DNA가 발현해 범죄자가 될 확률이 높다는 말이다. 이처럼 DNA와 환경은 상호 보완적이기도 하고 상승작용을 일으키기도 한다.

어렸을 때의 환경은 주어진 것이니 어쩔 수 없지만, 어른이 돼서는 스스로 좋은 환경을 만들어 가야 한다. 예를 들어 공부하고 싶다면 공부에 맞는 환경을 만드는 것이 열심히 하겠다는 의지보다 더 중요하다는 말이다. 도서관이나 스터디카페에 가서 책을 보는 이유는 집에 있으면 나태해지기 때문이다. 회사에서 새로운 프로젝트를 하거나 중요한 일을 할 때도 그에 적합한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 집중해서 생각할 시간을 만들거나, 프로젝트에 대해 잘 아는 사람을 만나서 물어보거나, 이 일을 잘할 수 있는 요인이 무엇인지를 먼저 파악해 적합한 환경을 구축하는 것이 좋은 성과를 만들 수 있다. 이처럼 환경을 잘 만드는 것이 일을 잘할 수 있는 비결이라는 점도 기억해야 한다. 이를 확대하면 나의 미래를 생각해 볼 때 지금의 환경이 어떤지도 객관적으로 살펴봐야 하고 앞으로 어떻게 환경을 바꿔 나갈지도 고민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긍정적 사고가 삶에 아주 중요한 결과를 만든다는 사실도 전하고 싶다. 캐럴 드웩 스탠퍼드대 교수는 자신에 대한 믿음이 실제로 성취의 내용과 수준에 큰 영향을 주었음을 밝혀냈다. 중학교 때부터 상대평가가 시작되는데, 스스로 변할 수 있다고 생각한 학생의 성적이 점점 올라가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좀 더 잘하기 위해 상담도 받고 환경도 변화시키면서 무엇을 더 하면 더 좋은 결과가 나올까를 고민하면서 긍정적인 사고를 한 학생이 수준이 비슷했던 친구들에 비해 자제력과 의지력, 지능, 정신상태 등 모든 면에서 미래에 더 좋은 결과를 만들었다고 한다.

결국 우리가 좀 더 멋진 인생, 행복한 삶을 살기 위해서는 나의 적성과 능력을 객관적으로 파악해 거기에 걸맞는 목표를 정해야 한다. 이어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인적 네트워크, 커뮤니티 모임 등 환경을 만들고 난 후, 긍정적 사고로 무장해 노력해야 한다. 이 순서가 바뀌면 적성과 재능을 발견했다 하더라도 행복한 삶을 만들기는 쉽지 않다. 우리 모두가 행복해지기 위해서는 나를 먼저 객관적으로 판단하는 것이 첫번째 할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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