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빠르게 바뀌는 세상, 변화의 흐름에 몸을 던지자[라이프점프×화담,하다]

인생 선배들이 보내는 응원의 메시지 <6>

■이문진 前 SK C&C 부사장


※ 라이프점프는 퇴직전략 전문기업 ‘화담,화다’와 함께 국내외 주요 기업 임원 출신이자 ‘완생, 좋은 삶을 위한 성공의 기술’의 저자 6명이 각자의 인생에서 찾은 성공의 기술을 전합니다. ‘인생 선배들이 보내는 응원의 메시지’가 인생 2막을 준비하는 이들에게 소중한 길라잡이가 되길 바랍니다.



매년 연말연시가 되면 선후배들의 퇴직 소식을 접하게 된다. 내가 다니던 회사는 매년 12월 첫째 주 금요일에 퇴직 통보를 했다. 주말 동안 전임자의 흔적을 깨끗이 지워내고, 아무 일 없었던 듯이 새로운 한 주를 시작한다. 내가 없으면 당장 회사가 큰 일이 날 것 같았지만 전혀 그렇지 않은 현실을 곧 접하게 된다.

예상을 했더라도 갑작스런 퇴직은 직장인들에게 굉장히 중요한 삶의 변화다. 만약 예상하지 못하고 퇴직하게 됐다면 더더욱 변화한 현실을 받아들이는 데 상당한 시간이 필요하다. 개인적으로는 코로나19가 막 시작하기 직전 겨울에 국내 정보통신 대기업 임원으로 근무하다가 퇴직했다. 한동안 회사에 대한 배신감과 억울한 감정들이 쌓여 힘든 시간을 보냈고, 갑자기 출근할 곳이 없어진 새로운 상황에 적응하는 데 상당한 시간이 필요했다.

시간이 좀 지나면서 직장 생활을 돌아보니 개인적으로 약 30년 직장생활 중 4번 회사를 옮겼다. 두 번은 자발적으로, 두 번은 나의 의지와 상관없이 회사를 옮긴 것 같다. 직장생활을 시작했던 1990년대 초만 해도 특별한 변수가 없으면 한 회사에서 오래 근무하는 것이 미덕인 시기였지만1997년 외환 위기 등 몇 번의 경제위기를 거치면서 예전처럼 한 우물을 파는 직장생활이 미덕이던 시대는 지나갔다. 회사를 적절한 시점에 잘 옮겨 다니며 본인의 경력 포트폴리오를 잘 만드는 것이 중요한 시대다.

최근에 한 헤드헌터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남긴 짤막한 글이 생각났다. 다양한 지원자의 이력서를 접하게 되는데 지원자의 이력서를 보았을 때 ‘맥락’이 느껴져야 좋은 이력서라고 한다. 본인만의 핵심적인 산업이나 업무전문성을 기반으로 ‘헤드라인’이 보여야 하고 이러한 헤드라인을 채워줄 수 있는 ‘자신만의 스토리’가 있어야 좋은 이력서가 완성된다고 한다.

우리는 언제부터 이력서의 헤드라인과 나만의 스토리를 채워나가야 할까. 참 어려운 질문이다. 우리는 직장생활을 처음 시작할 때 무엇을 좋아하고, 무엇을 하고 싶은 지를 잘 모르는 경우가 많다. 또한 어떤 회사에 가고 싶다거나 무슨 일을 하고 싶더라도 기회가 매번 주어지는 것도 아니다. 본인만의 경력 헤드라인이나 스토리를 만들기 위해서는 좋아하는 일, 하고 싶은 일, 잘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인지를 빨리 찾아내는 것이 중요하다.

20대 후반에 직장생활을 시작해서 약 30년간 직장생활을 한다고 보면 10년에 최소 한번 정도는 이직을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물론 최근 MZ 세대들은 더 빠른 주기로 회사를 옮기지만 첫 번째 이직은 보통 직장생활을 시작한 지 3년 전후일 듯 하다. 회사를 3년 정도 다녀보면 감이 온다. 이 회사를 계속 다니는 게 맞는지, 현재 하고 있는 업무가 적성에 맞는지, 현재 다니는 업종에서 계속 일하는 게 맞는 지를 알 수 있다. 변화가 필요하거나 맞지 않다면 빨리 움직이는 것이 좋다. 이 시점에는 회사를 옮기는 것도 중요하지만 같은 업종에서 다른 업무를 해보거나, 변화를 통해 다양한 산업의 경험을 가져보는 것도 좋을 것이다. 30대 초반은 이직을 위한 탐색의 시간이다. 이 탐색의 시간을 잘 활용해야 한다. 넓은 초원을 달려보며 내가 일하고 즐길 무대가 어디인지를 찾아보자. 실패를 하더라도 일찍 배우고 경험하는 것이 피가 되고 살이 된다.

40대에는 현재 다니고 있는 회사가 내가 가장 인정받고, 즐겁게 일할 수 있는 회사인지를 판단해 볼 필요가 있다. 이 시기에는 너무 많은 변화를 주기보다는 유사 업종이나 같은 분야에서 성과를 내 인정을 받아야 하는 시기다. 다니던 회사에서 성공적으로 잘 적응하는 사람도 있겠지만 그렇지 않은 사람들은 이제라도 변화의 기회를 찾아야 한다. 현재 직장에서 성과를 잘 내고 인정받고 있는 경우라도 한번쯤은 이직을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회사에서도 인정을 받는 시기여서 이직에 대한 생각은 거의 안 할 가능성이 높지만 역설적으로 이 시기가 시장에서 본인의 가치가 가장 인정받는 시기다. 40대는 여러가지로 변화에 두려움이 생기는 시기이지만 가장 두려워하는 시기에 변해야 새로운 행복이나 원하는 성공을 이룰 수 있다.

요즘은 50대가 은퇴를 하기엔 너무 이른 시기다. 50대에도 적극적으로 새로운 변화를 준비해 보자. 가장 즐겁게 일할 수 있고, 은퇴 이후를 잘 준비할 수 있는 곳을 지속적으로 찾아봐야 한다. 준비만 차분히 한다면 50대 이후에도 할 수 있는 일들은 굉장히 많다. 개인적으로 인생 2막에 적합한 업(業)을 찾아도 되지만, 시장이 필요로 하는 역량과 커리어 경험을 갖고 있다면 나이라는 제약조건은 극복할 수 있다. 커리어를 잘 포장하고 변화하는 기술과 시장의 요구사항을 잘 준비하면 퇴직 이후에도 시장에서 중요한 인재로 남을 수 있을 것이다.

우리는 모든 것들이 너무 빨리 변하는 시대에 살고 있다. 미국의 대표적인 기업인 아마존의 창업자인 제프 베조스는 “아무리 성공적인 기업들이라 하더라도 30년을 계속 버티는 기업이 많지 않다”고 말했다. 기술이 변하고, 이 기술로 인해 사람들의 생각과 생활방식이 변한다. 상품이나 서비스의 구매와 소비패턴이 변한다. 더 이상 한 분야에서, 한 회사에서 평생 동안 계속 근무하는 것은 경쟁력이 없는 시대가 됐다. 새로운 시대가 필요로 하는 새로운 기술, 새로운 산업, 새로운 변화에 올라타야 한다.

개인적으로 지난 30년의 직장생활을 돌아보면 내가 선택했던 순간들도 있지만 회사나 시장 변화에 흐름에 맞추어 나간 순간들도 많았던 것 같다. 특히 요즘처럼 기술의 변화로 산업간 경계가 허물어지고, 여러 직업들이 인공지능으로 대체되는 변화무쌍한 세상에 살고 있는 우리들은 시장의 흐름과 회사의 전략적 변화에 올라타야 한다. 회사와 시장이 나아가고자 하는 방향으로 몸을 던져야 한다. 미래는 알 수 없지만 변화하는 사람이 승리하는 세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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