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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500만원으로 반포서 새 집 장만?'···분양가 턱밑까지 온 전세가

규제에 입주 1년 미만 전세가 껑충

전셋값, 분양가 턱밑까지 올라와

계약금만 있으면 잔금처리 가능해

'줍줍' 등 청약광풍 원인으로 부상


# 최근 입주를 진행 중인 서울 서초구 잠원동 ‘신반포센트럴자이’의 전용 84㎡는 지난 5월22일 15억원에 전세계약이 체결됐다. 해당 평형의 분양가는 최고 15억5,560만원. 전세로 세입자를 들일 경우 현금 5,560만원만 있으면 분양대금을 모두 치를 수 있다는 계산이 나온다. 강북 지역도 마찬가지다. 은평구 응암동 ‘백련산해모로’의 전용 74㎡는 분양가가 4억7,990만원이었다. 하지만 올 3월 4억8,000만원에 전세 계약됐다. 일부 사례이기는 하지만 전세가가 분양가보다 더 높다.

신축 아파트 전세가가 급등하면서 계약금(20%)만 마련하면 나머지 중도금과 잔금을 전셋값으로 해결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 신축(입주 1년 미만) 아파트 전세가가 분양가의 80% 수준 이상이다. 현 정부 들어 상한제 확대 등 각종 규제로 전세 수요가 늘면서 전세가가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상대적으로 새 아파트 전세가가 높게 형성되면서 이 같은 현상이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전셋값이 분양가의 86% 차지
=8일 직방에 따르면 입주 1년 미만 서울 아파트의 분양가격 대비 전세가율(6월3일 기준)은 86.3%에 달했다. 2018년 대비 1.7%포인트 상승한 수치다. 인천·경기는 2018년 70.6%에서 5.8%포인트 상승한 76.4%, 지방은 2018년 66.5%에서 6.8%포인트 상승한 73.3%로 조사됐다. 서울 신축 아파트의 분양가 대비 전세가율을 분양 가격대별로 분석한 결과 4억원 이하가 90.0%로 가장 높았고 4억~6억원 이하 또한 89.8%에 달했다. 분양가가 15억원을 넘기는 고가 아파트 역시 강남·서초구의 높은 전셋값에 힘입어 89.6%를 기록했다.

즉 서울은 기존 아파트보다 분양아파트에서 전세를 활용한 ‘레버리지 효과’가 더 크다. 서울의 경우 신축 아파트 분양가 대비 전세가율이 기존 아파트 매매 실거래가 대비 전세 실거래가보다 29.6%포인트 높게 형성되면서 다른 지역에 비해 큰 차이를 보였다. 서울 아파트 전세 값은 지난해 7월1일 이후 현재까지 48주째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강남 개포 신축단지 전경./서울경제DB

◇분양가 전세로 해결 가능
=이처럼 적은 투자금으로 큰돈을 번 ‘대박 사례’들이 청약 광풍을 조장하고 있다는 지적 또한 나온다. 3일 기준 올해 아파트 평균 청약경쟁률은 전국 30.7대1, 서울 105.9대1을 기록하며 지난해(전국 14.5대1·서울 32.3대1) 대비 큰 폭으로 증가했다.

‘줍줍’이라고 일컬어지는 무순위 청약 열기 또한 뜨겁다. 주택담보대출이 한 푼도 안 나오고 계약금만 1억7,410만원에 달했던 성동구 ‘아크로서울포레스트’의 전용 97㎡ 무순위 청약에는 21만5,085명에 달하는 인원이 청약을 접수했다. 최근 진행한 수원 영통구 ‘영통자이’ 또한 미계약분 3가구 청약에 10만1,590명이 신청했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기존 주택시장과 달리 청약시장은 수요가 집중되면서 과열 양상이 나타나고 있다”며 “청약시장의 호황은 분양 이후 발생하는 시세차익과 신축 아파트 선호뿐 아니라 전세를 활용한 자금 조달의 수월성도 주요 원인”이라 설명했다. 이어 “거주의무기간 등 규제를 확대하면 전세 레버리지 효과는 줄어들 가능성이 있다”면서도 “무순위 청약 등의 기회가 발생할 경우 청약수요가 집중되는 현상은 이어질 수 있다”고 덧붙였다./권혁준기자 awlkwon@

권혁준 기자
awlkwo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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