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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리 쓰는 전국민 고용보험시대…업계 최초 정규직 설계사 채용으로 파란 일으킨 피플라이프

정규직이 선사한 노동안전성은 곧 생산성 확대…2년 내 2,300명 정규직 전환 이끌 것
삼성생명에 제안한 사업계획 퇴짜 맞자 사표 쓰고 창업…3년 내 IPO 자신
파격실험에 '곧 망할 것'이란 우려 나오지만 생산성 높은 설계사 조직은 성장의 밑바탕

  • 서은영 기자
  • 2020-06-12 12:00:01
미리 쓰는 전국민 고용보험시대…업계 최초 정규직 설계사 채용으로 파란 일으킨 피플라이프
현학진 피플라이프 회장은 삼성생명 전속 설계사 시절에도 최고의 영업실력을 자랑하는 스타 설계사였다. /오승현기자

요즘 보험업계에선 피플라이프가 장안의 화제다. 설계사수 4,500여명으로 법인보험대리점(GA) 업계 10위에 불과한 피플라이프가 보험업계 최초로 정규직 보험 설계사 채용에 나서면서다. 보통 설계사는 개인사업자들이다. 보험사나 GA에 속해 있더라도 법인 대 개인사업자로 계약을 맺고 기본급이나 4대 보험 지원 없이 영업에 따른 수수료와 인센티브를 받아가는 식이다. 그런데 피플라이프는 이같은 보험 업계의 오랜 룰을 깨고 설계사를 직원으로 채용하기 시작했다. 문재인 정부가 후반기 주요 과제로 전 국민 고용보험 시대를 제시하면서 설계사의 노동 3권 인정 문제가 첨예한 이슈로 떠오른 가운데 피플라이프의 창업자인 현학진 회장은 어떤 혜안을 가지고 있을지 들어보기로 했다. 흡사 전쟁을 진두지휘하는 전시작전실처럼 전국 각지의 점포와 설계사 현황을 담은 지도로 도배된 그의 집무실에서 지난 2일 인터뷰를 진행했다.

△피플라이프를 창업하게 된 계기는

“신문을 보다가 연도대상 시상식 내용을 봤는데 당시 대졸 초봉이 75만원일 때였는데 남자 영업사원이 4억5,000만원을 벌었다고 하더라. 95년 삼성생명에 입사해서 법인영업 설계사로 9년을 일했다. 그런데 아쉬움이 있었다. 법인영업 설계사라고 해도 기업을 컨설팅해주는 게 아니라 기업의 종업원 단체보험 가입을 시키거나 세미나를 열어서 개인 고객들을 보험에 가입시키는 식이었다. 내가 만나서 상품을 설명하는 건 중소기업 CEO였는데 정작 가입은 종업원이 하는 식이었다. 그래서 삼성생명에 중소기업 컨설팅을 해주는 진정한 법인영업 부서를 만들자고 제안했다. 그런데 삼성생명에선 해줄 수 있는 게 없다고 했다. 그래서 과감하게 사표를 던졌다.”

△시장에 대한 확신을 가지고 창업했지만 초반부터 자리 잡긴 쉽지 않았을텐데

“내가 생각한 법인영업모델을 실행하기까지 10년 가까이 걸렸다. CEO라고 하지만 영업모델이 완성되기까지 직접 필드에서 영업사원으로 뛰었다.”

△개인 대상 보험영업과는 뭐가 다른가

“기존 영업방식으로는 고객을 만나서 상품을 설명하지만 법인영업은 우선 기업의 재무제표, 정관 등을 면밀히 분석해서 문제점을 컨설팅해주는 거다. 우리나라 중소기업 상당수가 차명 주식, 가지급금, 가업승계 등의 문제를 안고 있고 세금은 모든 기업인의 고민거리다. 베인앤컴퍼니 같은 컨설팅펌이 돈을 받고 컨설팅을 해준다면 우리는 컨설팅의 솔루션이 보험상품이고 대가로 보험을 판매하는 거다.”

△기업이 안고 있는 문제의 솔루션이 보험이라니... 좀 더 구체적으로 설명해달라

“우리만의 영업솔루션이라 자세하게 말해줄 수는 없는데 가업승계 솔루션을 예로 들어보겠다. 상장사라면 주식가치로 증여세를 계산하겠지만 비상장사라면 순손익가치와 순자산가치를 일정 비율로 더해 기업 가치를 계산한다. 건물이나 토지 같은 순자산가치는 갑작스럽게 가치를 낮출 방법이 없지만 순손익가치는 합법적인 방법으로도 가능하다. 바로 퇴직플랜을 활용하는 거다. 보통 퇴직금은 1년치 급여인데 CEO와 임원들은 정관에서 배수를 정할 수 있다. 정관을 고쳐서 1년치 퇴직금을 6배수로 정하고 매년 중간정산을 하면 순익이 줄어든다. 이때를 활용해 주식을 자녀에게 증여하는 식이다.”

△퇴직솔루션을 제시해 피플라이프는 보험을 파는 건가

“그렇다. 물론 당신을 도와줬으니 우리 보험을 들라는 게 아니다. 기업의 문제를 해결하는 솔루션 안에 보험이 자연스럽게 녹아드는 것이다.”

△요즘 보험업계에선 피플라이프의 행보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정규직 설계사 채용 실험 때문인데... 현재까지 정규직 설계사를 얼마나 채용했나.

“피플라이프에는 정규직 설계사와 개인사업자형 설계사가 있다. 보험클리닉이라는 내방형 점포(OTC)에 근무하는 상담매니저와 개인고객을 찾아가는 재무컨설턴트(FA)를 정규직으로 뽑는 것이다. 이미 OTC에는 정규직 설계사 약 280명을 채용했고 올해부터 정규직 채용 실험을 진행하는 건 EFA(정규직 재무 컨설턴트)다. 1년 정도 실험을 해보고 개인고객을 대상으로 한 전통적인 보험 영업 조직 설계사 2,300명에게도 정규직 전환의 기회를 열어줄 계획이다.”

△초기 성과는

“OTC 설계사와 정규직 재무컨설턴트(EFA)들은 모두 무경력자들이다. 평균 나이는 33살로 전통 대면 조직 평균 연령 45세보다 훨씬 젊다. 그런데도 현재 생산성이 기존 조직의 2배까지 올라갔다. 정규직 설계사의 장점은 연 3,000만원의 안정적인 급여를 받고 회사에서 고객 데이터베이스를 제공한다는 것이다. 때문에 무리한 보험 영업을 할 필요가 없다. 푸시 영업 없이 객관적인 고객 자료를 바탕으로 컨설팅을 하니 고객 만족도가 높고 유지율, 불완전판매율 등의 지표도 당연히 좋다.”

미리 쓰는 전국민 고용보험시대…업계 최초 정규직 설계사 채용으로 파란 일으킨 피플라이프
피플라이프의 광고비 집행은 업계 최고 수준이다. /사진제공=피플라이프

△정규직 설계사 채용을 통해 피플라이프가 얻고자 하는 효과는 뭔가

“나는 삼성생명 근무할 때도 영업을 잘해서 소득수준이 늘 높았다. 고소득 설계사 중에 정규직 신분으로 인센티브를 적게 가져가길 원하는 설계사는 없다. 늘 보면 설계사의 20%는 영업을 잘 하는데 80%는 못한다. 그 중 30~40%는 월 100만-200만원도 못 번다. 40%는 최저생계비도 벌지 못한다는 얘기다. 돈이 없으니 고객에게 과감하게 투자도 못 한다. 생계를 위해 투잡, 쓰리잡을 뛰어야 하니 보험영업에 집중할 수 없다. 이런 사람이 많아지면 회사 전체의 생산성도 떨어진다. 그런데 초반부터 기본적인 생활비를 벌 수 있게 해주면 전체적인 생산성을 끌어올릴 수 있다. 또 정규직 설계사는 회사가 통제할 수 있다. 아침에 출근시키고 하루 일과를 체크하고 영업에 전념하게 동기를 부여하는 것이다. 나는 정규직 설계사의 생산성이 일반 설계사의 최소 3배까지 올라갈 것으로 본다. 상위 20%의 설계사들은 자기 관리를 철저하게 하는 사람들이다. 그렇지 못한 설계사들은 회사가 직접 관리해 영업력을 끌어올린다는 거다.”

△일부에선 우려의 시선도 있다

“피플라이프 곧 망할 거라고 하는 사람들도 많다. 기존 대면 조직의 생산성과 똑같다면 망할 거다. 하지만 정규직 설계사 생산성을 3배 이상 끌어올릴 자신 있다. 아무나 뽑겠다는 게 아니다. 우리 인재상에 맞는 사람들을 뽑겠다는 거다. OTC 정규직 설계사의 경우 경쟁률이 36대1에 달한다. 현재까지 280여명을 채용했는데 지원자만 1만명이 넘었다. 젊은 설계사 뽑기 어렵다고 하는데 분명 이 일을 하고 싶어하는 젊은 층의 수요가 있다.”

△보험사와 GA들이 공통적으로 겪는 철새설계사와 불완전판매 문제에도 효과가 있나.

“설계사의 잦은 이직과 불판은 영원히 해결할 수 없는 딜레마다. 설계사들은 이직하려면 잔여 수수료를 포기하고 와야 한다. 포기한 수수료는 전년 소득의 30~40% 수준인데 1년에 1억원 매출을 올렸다면 못 받고 오는 수수료가 3,000만~4,000만원인 거다. 못 받은 수수료는 옮겨온 회사가 초기 정착금으로 일시에 보상해준다. 회사로선 이 설계사가 1~2년 내에 또 이직을 하면 손해이니 구속력 있는 계약을 맺는데 이 기간이 지나면 설계사는 또 목돈을 일시불로 받기 위해 옮긴다. 제 아무리 좋은 시스템을 갖춰놔도 철새설계사 문제는 해결하지 못한다. 문제는 철새설계사가 남겨둔 고아계약이다. 가장 큰 민원 사유다.

정규직 설계사는 철새설계사와 이들이 낳는 민원을 단번에 해결할 수 있는 해결책이다. 첫 달에 기본급과 계약 인센티브를 모두 받으니 생활은 안정되고 목돈을 얻기 위해 새로운 회사를 옮겨 다닐 필요가 없다. 불완전판매와 민원도 자연스럽게 해결되는 거다.”

△언제부터 정규직 설계사 채용 실험을 고민했나.

“해외 보험산업을 오랜 기간 연구했다. 5년 전 메트라이프생명에서 5명의 GA 대표들에게 일본 견학 기회를 줬다. 가서 보니 일본은 보험사나 GA 모두 정규직 설계사를 채용하고 있다. 이들은 최저임금을 보장받는 대신 인센티브는 적다. 그런데도 대면 채널 평균 근속연수가 8년, OTC는 10년이더라. 우리나라 제조업보다 근속연수가 긴 거다. 그런데 우리나라 보험사는 6~7개월에 불과하다. 삼성생명조차 1년 정착률이 30%다. 국내 보험업계가 일본의 모델을 참고해야 하는 이유다.”

미리 쓰는 전국민 고용보험시대…업계 최초 정규직 설계사 채용으로 파란 일으킨 피플라이프
현학진 피플라이프 회장은 내년까지 내점형 점포인 ‘금융클리닉’을 400개 이상으로 늘릴 계획이다. 2018년 첫 선을 보인 보험클리닉은 지난 4월 100호점을 돌파했다. /사진제공=피플라이프

△오프라인 점포를 확대하는 것도 일본의 모델을 따르는 건가.

“일본의 GA들은 오프라인 점포에서 예약 고객을 받아 상담하고 보험을 판매한다. 일본 전역에 3,000개 점포가 있는데 인구 5만명당 1개꼴이다. 여러 보험사의 상품들을 다양하게 팔 수 있으니 고객들이 알아서 찾아오는 거다. 물론 인지도를 높이기 위해 초기 투자가 필요하다. 광고를 많이 해야 하고 점포수도 단기간에 늘려야 한다. 피플라이프가 초기에 대형마트를 설득해 보험클리닉 점포를 늘린 이유다. 실제로 보험클리닉 고객 중 지나가다가 들른 고객은 40%에 불과하고 60%가 예약 고객이다. 언택트 트렌드가 본격화하면서 대형마트, 쇼핑몰 내방객이 줄어든다고 하지만 오히려 보험클리닉 내방객이 늘면서 마트나 몰을 찾는 고객도 늘어날 거다. 실제로 집객효과를 보고 여러 쇼핑센터에서 보험클리닉에 러브콜을 보내고 있다. 추후에는 오프라인 매장과 온라인 비즈니스를 접목한 옴니비즈니스를 선보일 거다. 중국 최대 전자상거래 업체인 알리바바는 최근 들어 체험공간을 늘리고 있다. 고객들의 비대면 서비스 수요를 충족시켜주기 위해서다. 인공지능(AI) 챗봇이나 화상으로 고객 상담을 진행하더라도 증여·상속 설계처럼 복잡한 서비스는 직접 만나야 한다.”

미리 쓰는 전국민 고용보험시대…업계 최초 정규직 설계사 채용으로 파란 일으킨 피플라이프
현학진 피플라이프 회장이 그리는 피플라이프의 미래는 금융상품판매 전문회사다. 1호 전문판매사가 되면 피플라이프의 오프라인 보험숍인 ‘보험클리닉’은 ‘금융클리닉’으로 전환할 계획이다. /오승현기자

△2~3년 뒤 기업공개(IPO)를 계획하고 있는데 미래 청사진은 뭔가

“피플라이프가 금융상품판매 라이선스를 획득하고 보험클리닉을 보험, 은행, 증권, 카드 등 모든 금융상품을 설계하고 관리하는 금융클리닉으로 전환하는 것이다. 이미 미국, 영국, 싱가포르에선 GA가 금융 컨설턴트로서 고객의 금융 고민을 해결해주고 있다. 금융상품판매업 제도가 도입되도 모든 GA가 그 시장에 뛰어들 수는 없다. 피플라이프가 영업 건전성 지표에 신경 쓰는 이유다. 피플라이프의 경쟁상대는 삼성생명, 한화생명이나 다른 GA들이 아니다. 카카오, 네이버, 토스가 우리의 마지막 경쟁자다.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 이업종간의 제휴에 적극 나서고 있다. 롯데마트와 함께 베트남, 인도네시아 등 해외 진출도 추진 중이다.”

△피플라이프의 성공 모델을 다른 GA가 그대로 따라간다면

“5년간 나름의 진입장벽을 만들었다. 일본 정규직 설계사 월 기본급은 200만원이지만 우리는 250만원이다. OTC 점포수가 올해 이미 100개를 넘어섰고 올해 200개까지 늘릴 계획이다. 초기에 대형마트 입점 점포를 선점한 효과가 컸다. 초기 비용을 최소화하고 최적의 입지에 점포를 선점하는 전략인데 우리의 OTC 전략을 따라 하려고 해도 비용 부담 때문에 베끼는 것조차 불가능하다.”
/서은영기자 supia927@

서은영 기자
supia927@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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