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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분적립형 주택마저 소외" 4050 부글부글

신혼 등에 이미 70% 돌아가는데

전체 분양물량 100% 추첨 공급

청약 가점 착실히 모아온 중장년

무주택기간·가족수 큰 의미 없어

당첨 가능성 '희박'...불만 폭발


로또 청약 논란을 막기 위해 정부가 내놓은 ‘지분적립형 분양주택’을 놓고 4050 세대가 불만을 제기하고 있다. 지분적립형 분양 물량의 70%가 신혼부부와 생애 최초 주택 구매자에게 돌아가는데다 전체 분양 물량이 100% 추첨제로 설계돼 있어 청약 고점자들에게 실익이 없기 때문이다. 정부가 용산 정비창 부지 등 핵심지에 공급하는 공공주택에 지분적립형 분양주택을 적용할 계획이어서 청약 가점을 착실히 모아온 중년층의 불만은 더욱 커지고 있다.

◇ 100% 추첨제로 당첨자 가린다 = 9일 서울시와 서울주택도시공사(SH공사) 등에 따르면 지분적립형 주택은 100% 추첨제로 공급한다는 계획이다. 서울시 등이 계획하고 있는 내용을 보면 지분적립형 주택의 70%는 특별공급으로 제공되며 40%는 신혼부부, 30%는 생애최초 주택 구입자에게 돌아간다. 나머지 30%의 일반공급 중 20%는 입주자 모집공고일 기준 무주택 세대주에게 돌아가며 2순위는 1순위 낙첨자와 소득이 비교적 높은 무주택자에게 배정됐다.

이는 사실상 청약제도를 무력화시킨 분양 방식이다. 무주택 기간과 부양가족 수 등을 기준으로 하는 청약제도가 지분적립형 주택에서는 의미가 없기 때문이다. 중장년층의 당첨 가능성이 매우 낮은 구조인 것이다.

아울러 신혼부부의 경우에도 기존 공공분양 주택에서는 자녀 수가 많을 수록 유리했지만, 지분적립형 주택에서는 자녀가 1명인 신혼부부나 2명인 신혼부부나 똑같이 추첨 대상이 된다.

◇ 소외된 계층 또 허탈 = 지분적립형 주택은 분양가의 20~25%만 우선 소유 지분으로 취득하고 나머지 지분은 20년 혹은 30년에 걸쳐 저축하듯이 나눠 내 주택을 취득하는 방식이다. 국토교통부와 서울시 등은 서울의료원과 용산정비창 부지에 지분적립형 주택을 도입할 예정이다. 이 외에도 택지로 발표된 태릉골프장(1만가구), 용산 캠프킴(3,100가구), 서울지방조달청(1,000가구) 등에 지분적립형 주택을 적용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하고 있다. 이들 택지 모두 수요자들의 관심이 높은 곳이어서 뜨거운 청약 열기가 예상된다.

서울에 거주 중인 50대의 한 무주택자는 “정부가 서울에 공공주택을 늘린다고 해서 드디어 내 집을 장만할 수 있을 거라고 기대했는데 공급이 청년층에 집중돼 있고 100% 추첨제라 당첨 가능성이 희박하다는 사실을 알고 허탈했다”며 “젊은 층보다 더 오랜 기간 무주택으로 살아왔고, 자녀도 있기 때문에 내 집에 대한 간절함이 더 큰데 정부의 공급 대책에서는 소외된 기분”이라고 호소했다.

SH공사 측은 “민간 분양도 분양가 상한제가 적용돼 분양가가 많이 낮아졌다. 청약 고점자의 경우 민영 주택 청약에서도 기회가 있다고 판단해 지분적립형 주택은 청년이나 신혼부부에 유리하게 설계했다”며 “아직 최종 확정된 안이 아니라 추후 선정 방식이 변경될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박윤선기자 sepys@

박윤선 기자
sepys@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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