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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존서 히트친 호미, 한 우물만 판 덕분이죠"

중기부 '백년소공인'에 선정된 석노기 영주대장간 대표
14살때부터 54년간 대장간 운영
전통 농기구 계승·정성들여 제작
'ㄱ자로 꺾여 쓰기 편하다' 호평
올해도 해외에 1만개 넘게 팔려

  • 연승 기자
  • 2020-09-15 17:33:22
'아마존서 히트친 호미, 한 우물만 판 덕분이죠'

지난 2018년부터 미국 최대 온라인 쇼핑몰인 아마존에서 ‘K원예’ ‘K농기구’ 신드롬을 만들어낸 한국산 호미. 미국은 물론 유럽·호주 등에도 수출된 ‘한류 호미’가 제작된 영주대장간의 석노기(67·사진) 대표는 한국의 전통 농기구를 계승하고 정성을 들여 만든 덕에 해외 소비자들이 꾸준히 선택하고 있다고 말한다. 지난해까지 호미 5,000자루 이상을 해외에 수출해 이제 ‘글로벌 대장장이’라는 별명까지 얻는 석 대표의 영주대장간은 15일 중소벤처기업부가 숙련된 기술과 성장역량 등을 종합평가해 선정한 올해의 ‘백년소공인’ 111곳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경상북도 영주시에서 54년째 대장간을 운영하는 석 대표는 이날 서울경제와의 인터뷰에서 “열네 살 때부터 시작해서 다른 일은 생각하지도 않고 한 길만 묵묵히 걷다 보니 좋은 일이 생긴 것 같아 반갑고 기쁘다”고 밝혔다.

아마존에서 히트한 영주대장간 호미는 판매 초기 당시 ‘원예’ 부문 톱10에 오르며 단기간 2,000개 이상 팔렸다. 꽃삽만 쓰던 미국인에게 ‘ㄱ’자로 꺾어진 호미는 ‘덤불 베는 데 최고’ ‘쓰기 편하고 손목에 힘을 많이 주지 않아도 된다’는 구매평을 받으면서 대박을 쳤다. 10년 전 국내 인터넷 판매를 시작한 석 대표는 수출을 계획하고 아마존에 판매한 것은 아니었다.

그는 “당시만 해도 나 같은 소공인이나 소상공인은 인터넷 판매를 어떻게 하는지도 몰랐는데 지인을 통해서 시작하게 됐다”며 “계획적인 것은 아니었는데 인터넷에 판매하다 보니 미국에서도 하나둘씩 호미를 샀다”고 술회했다. 호미 가격 4,000~5,000원에 운임값만 1만5,000원이었는데도 소문이 많이 난 것이다. 영주대장간 호미의 인기는 현재진행형이다. 올해도 해외에 1만개 이상이 팔려나갔고 석 대표는 최근 인도에도 샘플을 보냈다.

아마존에서 부문별 상위 랭킹에 진입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대기업·중견기업을 제외하고 여전히 소상공인들에게는 해외 판매가 거대한 벽이나 다름없다. 시장개척의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석 대표가 다른 아이템도 아닌 농기구로 시장을 뚫은 데는 장인정신과 일에 대한 자부심, 한 우물만 판 끈기 덕분이라는 평가가 많다.

그는 대장간 일을 천하게 여기던 시절에도 꿋꿋하게 ‘영주대장간’ 간판을 달고 반세기 넘게 쇠를 두드려왔다. 그는 “대장간이지만 이름을 ○○농기기구센터, △△사 등으로 거창하게 새로 다는 이들이 많았다”며 “하지만 나는 결코 대장간이라는 이름을 지운다는 생각을 해본 적이 없다”고 말했다. 그는 “부모님에게 물려받은 것 하나 없이 맨손으로 시작해 내 손끝 하나로 농기구를 만들고 가정을 꾸리고 2남 1녀 모두 4년제 대학을 보냈다”며 “남들이 천한 직업이라고 여길지 몰라도 직업에 대한 자부심이 크고 조금도 부끄러움이 없다”고 힘줘 말했다.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이달 14일 아마존 등 7개 해외 유명 온라인몰과 협업을 통해 국내 쇼핑몰 인기상품을 손쉽게 해외 쇼핑몰에서도 판매할 수 있도록 연계 시스템을 신설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석 대표는 올해 수출국가 확대를 자신하고 있다. 이유는 해외 소비자들의 신뢰가 높다는 데 있다. 그는 “일본·중국 제품을 제치고 계속 신뢰도 1위를 차지하는 게 기쁘다”고 말했다. 직접 쇠를 두드려 만든 견고함과 품질이 신뢰를 이끌어내는 우선요인이라면 전통적 도구가 가진 현대적 효율성은 근본원인이라는 게 석 대표의 설명이다. 그는 “미국·유럽에서는 포크형 농기구는 있어도 호미와 낫처럼 당겨서 사용하는 농기구는 없다”며 “아마도 우리 선조들이 머리가 좋아서 이런 기구를 만든 것 같다. 나는 그냥 전통을 이어받았을 뿐”이라고 덧붙였다.
/연승기자 yeonvic@

연승 기자
yeonvic@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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