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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아온 ‘어린 왕자’ 송영한 “하루 500개씩 샷 연습, 굳은살 새로 생겼어요”

과거 세계 1위 스피스 꺾고 우승 화제…육군 탄약병으로 최근 만기 전역
40㎞ 행군하며 캐디 고충 실감, 이발병으로 450회 머리 깎기, ‘어린 왕자’ 포함 50권 독서도
불안함 떨치려 주 6일 연습·운동, PGA 메이저대회 “반드시 또 갈 것”
“19개월 공백에 걸핏하면 미스 샷, 아마추어 마음 이해돼…안 되는 게 당연하단 맘으로 차근차근 새 시즌 준비”

  • 양준호 기자
  • 2020-09-20 14:01:12
돌아온 ‘어린 왕자’ 송영한 “하루 500개씩 샷 연습, 굳은살 새로 생겼어요”
2018년 당시의 송영한. /사진제공=KPGA

“완전군장으로 40㎞ 행군하는데 캐디 생각이 그렇게 나더라고요. ‘무거운 골프백 메고 정말 고생했구나’라고요.”

군대에서 고생한 얘기 좀 들어보려 했는데 프로골퍼 송영한(29·신한금융그룹)은 너무 당연해서 잊고 지냈던 주변에 대한 고마움을 먼저 얘기했다. 전역한 날에도 그는 30년 동안 복무하셨으니 얼마나 고생이 많으셨겠느냐며 존경의 마음을 담아 아버지에게 고개를 숙였다. 송영한의 아버지는 공군 조종사 출신의 예비역 대령이다.

지난 2016년 세계랭킹 1위 조던 스피스(미국)를 꺾고 우승해 화제를 모았던 ‘어린 왕자’ 송영한이 돌아왔다. 지난해 1월 육군에 입대해 9사단 백마부대에서 탄약병으로 근무한 그는 지난달 말 만기 전역했다. 육군에서 가장 일반적인 소총수 임무를 부여받아 복무 내내 골프클럽 한 번 들 일 없이 보통의 병사들과 똑같이 부대꼈다. 사격과 체력 등 측정에서 우수한 성적을 내 군복 상의에 ‘특급전사’ 마크도 달았다.

돌아온 ‘어린 왕자’ 송영한 “하루 500개씩 샷 연습, 굳은살 새로 생겼어요”
송영한. /사진제공=KPGA

최근 경기 수원의 집 근처에서 만난 송영한은 “다소 늦은 나이에 입대하는 사람이라면 다들 겪는 초반 적응의 어려움을 빼면 생각보다 시간이 빨리 간 것 같다. 제가 하고 있는 골프라는 일의 소중함과 감사함도 새삼 깨닫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이발병을 지원해 총 450차례나 부대원들의 머리카락을 깎았고, 3㎞를 12분30초 안에 달려야 ‘특급’인 체력 측정을 위해 살도 뺐다. 그렇게 얻은 포상휴가 때는 꼭 연습장을 찾거나 실전 라운드를 돌았다.

송영한은 “평생 읽을 책을 군에서 다 읽은 것 같다”고도 했다. 줄잡아 50권 넘게 책을 읽었는데 그중에는 생텍쥐페리의 ‘어린 왕자’도 있다. 앳되고 맑은 용모와 나긋나긋한 말투 때문에 일찍이 어린 왕자 별명을 얻었지만 책은 부분적으로만 봤었다는 그는 “군에 가서야 완독했다”며 빙긋이 웃었다.

돌아온 ‘어린 왕자’ 송영한 “하루 500개씩 샷 연습, 굳은살 새로 생겼어요”
준우승 횟수만 열 번이 넘는 송영한은 “그래도 저는 여러모로 운이 많은 선수라고 자부한다”고 했다. /양준호기자

“어린 왕자라 불리기에 이제 너무 늙은 것 아니냐는 말을 많이 듣는다”는 송영한은 어떤 별명을 새로 얻고 싶으냐는 물음에 “잘하면 누군가가 또 붙여주시지 않을까 싶다”고 했다. 화려해 보이지는 않지만 실수가 작은 골프를 하는 그는 한국프로골프(KPGA) 투어와 일본프로골프 투어(JGTO)에서 모두 신인상(각각 2013·2015년)을 탄 선수다. 2016년에는 일본과 아시안 투어가 공동 주관한 SMBC 싱가포르 오픈에서 첫 우승도 차지했다. 최고 메이저대회인 마스터스와 US오픈을 2015년 한 해에 제패한, 당시 세계 1위 스피스를 1타 차로 눌러 세계적으로 이름을 떨쳤다. 덕분에 메이저대회 PGA 챔피언십과 디 오픈을 경험했고 월드골프챔피언십(WGC) 시리즈에도 나갈 수 있었다. 송영한은 “해봤던 일이기 때문에 또 할 수 있다는 생각은 무조건 있다”며 큰 무대 출전에 대한 자신감을 감추지 않았다. 동기생인 안병훈·노승열·이경훈 등이 미국에 가서 성장하는 것을 보고 ‘역시 노는 물도 중요하구나’라고 느꼈다고 한다. 송영한은 내년 시즌부터 다시 KPGA 투어와 JGTO를 병행하며 성적을 쌓아갈 계획이다. 새 코치를 만났고 하루 500개 이상 연습 볼을 치고 있다. 손바닥에는 주니어 선수의 그것처럼 ‘따끈따끈한’ 굳은살이 군데군데 박혀있었다. 송영한은 “공이 보는 대로 안 가고 치는 대로 간다는 아마추어 분들의 얘기를 알 것 같다. 날아가는 공을 볼 때마다 상처를 받을 정도”라며 “먼저 전역한 (노)승열이가 ‘안 맞는다고 이상하게 생각하면 안 된다’ ‘조바심내지 마라’고 하던데 그 말을 새기고 있다”고 했다.

“불안한 마음을 떨치는 방법은 연습과 운동뿐”이라며 주 6일 이상 연습장과 피트니스 센터를 오가는 송영한은 “군대 다녀오면 그때부터가 제 인생의 진짜 시작이라고 늘 생각해왔다. 그 생각 그대로 새로운 마음가짐으로 필드에 서겠다”고 했다. “좋은 경기를 펼치고 마지막 홀로 향할 때의 만족감, 그때 들리던 갤러리 분들의 박수소리가 그리워요. 선두권으로 마지막 날 경기에 임할 때의 긴장과 설렘도 머잖아 느끼고 싶습니다.”
/수원=양준호기자 miguel@

양준호 기자
miguel@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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