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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원한 직장도, 퇴직도 없다’ 언젠가 떠날 수 있단 유연함으로 라이프를 디자인하자

라이프점프 창간 1주년 특집호 <일자리 건강 편>
정형우 노사발전재단 사무총장
중장년은 각 가정은 물론 사회를 지탱하는 버팀목
저출산 고령화로 중장년 일자리 중요성 더 커져
청년 고용만큼 중장년 고용 타깃 고용정책 필요
중장년 유연한 사고로, 인생 후반 적극 고민해야

  • 서민우기자
  • 2021-01-25 09:54:11
‘영원한 직장도, 퇴직도 없다’ 언젠가 떠날 수 있단 유연함으로 라이프를 디자인하자
정형우 노사발전재단 사무총장이 서울경제 라이프점프와 인터뷰하고 있다.


바야흐로 100세 시대다. 요즘 중장년은 과거 선배의 세대와 다르다. 주된 일자리에서 은퇴하더라도 꽤 많은 시간을 더 살아가야 해서다. 그렇다면 중장년의 삶의 질은 더 나아졌을까. 선뜻 ‘그렇다’고 답하기 어려운 질문이다.


기대 수명의 증가로 일하려는 욕구는 과거 어느 때보다 커졌지만 첫 직장에서 물러나는 평균 연령은 49.1세로 짧아졌기 때문이다. 출생 연도에 따라 다르지만 국민연금의 수령 시기는 60~65세다. 단순 계산만으로도 10~15년의 ‘소득 크래바스’가 생긴다. 100세 시대의 도래는 역설적으로 중장년들에게 ‘어떻게 계속해서 일하고 살 것인지’를 되묻고 있다.


시대 변화를 읽고 준비한 중장년들은 재취업과 창업 등을 통해 인생 후반기를 멋지게 열어 젖힐 수 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대부분 중장년들은 남은 인생을 살아가기엔 턱 없이 부족한 퇴직금에만 의존한다. 아니면 갑작스럽게 맞는 퇴직에 갈팡질팡한다. 라이프점프와 상상우리가 공동기획안 <재취업 서비스 및 프로그램 편> 설문에서도 변화와 안정 사이에서 고민하는 중년들의 모습을 확인할 수 있다.



‘영원한 직장도, 퇴직도 없다’ 언젠가 떠날 수 있단 유연함으로 라이프를 디자인하자
라이프점프와 상상우리가 공동기획한 설문 결과 5060 중장년 세대는 재취업 프로그램의 필요성에 인식하고 있었다. '재취업프로그램이 필요하느냐'는 질문에 전체 응답자의 77.5%가 '그렇다'고 답했다.

해당 조사결과를 보면 50대 이상 중장년들은 재취업 프로그램의 필요성을 인정하면서도 정작 직접 참여하는 것은 주저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현재 본인에게 재취업 프로그램이 필요한가’라는 질문에 전체 응답자의 77.5%가 ‘필요하다’고 답했다. 응답자의 40%를 차지한 퇴직자의 경우엔 이보다 높은 79.4%가 ‘필요하다’는 의견을 냈다. 이직이나 퇴직 등으로 현재 하고 있는 일을 그만두더라도 계속해서 일할 의사가 있다는 의미다.


하지만 재취업 프로그램의 필요성에 대한 인식과 달리 참여율은 저조했다. ‘퇴직 전후 재취업에 대한 교육 및 프로그램에 대해 들어보거나 참여한 적이 있느냐’는 질문에 응답자의 11%만이 ‘그렇다’고 답한 것이다. ‘참여는 안해봤지만 들어봤다’는 답변이 81%로 가장 많았고, ‘참여도 안 해봤고 들어보지 못했다’는 답변(8%)도 있었다.




‘영원한 직장도, 퇴직도 없다’ 언젠가 떠날 수 있단 유연함으로 라이프를 디자인하자
5060 중장년 세대는 재취업 프로그램에 대한 인지도는 높았지만 실제로 참여하는 비율은 낮은 것으로 조사됐다.

중장년이 이제는 거스를 수 없는 대세인 100세 시대를 행복하게 맞기 위해선 일에 대한 인식부터 전환해야 한다. ‘영원한 직장도, 그렇다고 영원한 퇴직도 없다’고 말이다. 회사를 다니면서도 끊임없이 인생을 설계하고, 계속해서 일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 라이프점프는 고용노동부에서 30년 관료 생활을 마치고, 중장년 고용서비스 제공의 컨트롤 타워로 거듭난 노사발전재단의 정형우 사무총장을 만나 중장년의 일자리를 주제로 대화를 나눴다.



‘영원한 직장도, 퇴직도 없다’ 언젠가 떠날 수 있단 유연함으로 라이프를 디자인하자


- 반갑다. 일자리에 관심이 많은 5060 중장년 세대를 위해 노사발전재단 소개를 부탁드린다.


“노사발전재단은 2011년 국제노동협력원, 노사공동고용지원사업단, 노사발전재단이 통합 출범해 설립된 기관이다. 상생의 노사 협력을 기반으로 다양한 혁신활동을 지원하고, 일자리 창출과 고용차별 개선에 앞장서고 있다. 특히 중장년 일자리 지원에 강점을 갖고 있다. 지난 15년 간 전직지원서비스 성과와 사업 관리 역량을 기반으로 생애경력설계, 재취업 지원 등 중장년 고용서비스 전달의 컨트롤 타워 역할을 정립해 나가고 있다.”



- 행시 33회로 고용노동부에서 30년간 관료 생활을 했다. 공무원에서 공공기관의 경영자로서 인생 2막을 새롭게 열었다. 감회가 남다를 것 같다.


“그렇다. 막중한 책임감을 느낀다. 고용노동부에서 산업안전국(산업보건과) 사무관으로 공직생활을 시작한 이후 여성고용과장, 고용서비스정책과장, 노동시장정책관, 대변인, 근로기준정책관 등을 지냈다. 재단과 인연은 국제노동재단 설립 당시 고용부에서 실무를 담당하면서다. 사무총장 취임 직전까지 일자리위원회 일자리기획단 부단장으로 재단의 노사상생형 지역일자리 컨설팅 지원사업과 일터혁신 컨설팅을 협업했다. 친정에 온 느낌이다.(웃음)



- 공직 생활에서 은퇴한 공무원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가장 보람된 일로 자신이 만든 정책과 제도로 인해 사회가 바뀌었을 때를 꼽는다. 어떤 것이 가장 보람있었나.


”지난 공직 생활을 돌이켜보면 초임 사무관시절부터 일을 많이 하는 부서만 다녔던 것 같다. 첫 공직은 산업안전국이었다. 30년 전엔 산업현장의 안전 수준은 지금보다 열악했다. ‘물질안전보건자료(MSDS)’라는 게 있다. 산업현장에서 화학물질을 안전하게 사용하고 관리하기 위해 필요한 정보를 기재한 것이다. 산업안전국 행정 사무관 때 유해물질표시제도 도입 이후 MSDS 제도를 제안했다.



‘영원한 직장도, 퇴직도 없다’ 언젠가 떠날 수 있단 유연함으로 라이프를 디자인하자


- '주5일제' 입안 당시 주무 서기관이었다고 들었다.


“맞다. 지금은 노사 현장에서 주5일제를 당연히 생각한다. 하지만 이 제도는 1998년 도입을 합의하고도 6년이나 걸려 시행됐다. 당시 근로기준과 서기관으로 노사정 합의를 이끌어 낼 때 실무를 담당했다. 법령 규칙을 거의 다 썼던 것 같다. 공직자로서 주어진 일에 사명감을 갖고 열정을 다해 일했다. 혹시 자랑하는 것처럼 비춰질까 염려된다.(웃음)”



- 그런 걱정은 안하셔도 된다. 이런 질문을 드리는 것은 공직에 몸담고 있을 때 추진했던 정책들이 노동 현장의 질 개선에 큰 기여를 했기 때문에 소개하고 싶은 거다. 첫 과장 시절에도 굵직한 제도 변화를 이끌어내지 않았나.


“첫 과장으로 여성고용과를 맡았다. 당시엔 출산휴가가 60일이었다. 이걸 90일로 늘렸다. 기존 60일 출산 휴가 기간 중 급여는 사업주가 부담했는데 30일을 추가하면서 국가가 보장(고용보험)하는 것으로 개선했다.(근로 여성들의 육아를 위한 관련 법령엔 근로기준법, 남녀고용평등법, 고용보험법이 있다. 이를 흔히 ‘모성보호3법’으로 부른다. 정 사무총장은 여성고용과장시절 이들 법안의 개정 작업에서부터 국회 통과까지 관여했다. 당시 의원 입법을 통해 진행했는데, 당시 법안을 제출한 사람이 한명숙 전 국무총리다.)



- 일자리 문제로 더 들어 가보자. 중장년 일자리가 시대적 화두다. 중장년의 일자리가 중요한 이유가 뭔가.


”저출산 고령화, 기대수명의 증가로 일하고자 하는 중장년의 인구는 계속 증가하고 있다. 반면 주된 일자리의 평균 퇴직연령은 49.1세로 연금수급 개시 연령과 상당한 격차가 발생하고 있다. 퇴직 후 일자리 역시 저임금 임시직 등 생계형 일자리로 내몰리는 현상이 뚜렷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이처럼 중장년의 고용 악화는 전체 가구의 생계에도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중장기적으로 봐도 세금을 내는 사람은 적어지고, 복지비 지출만 늘어 국가 재정에도 부담을 줄 수 있다. 국가 전체의 복지 차원에서 중장년 고용 문제를 바라봐야 한다.”



- 하지만 여전히 우선순위로 보면 청년 고용이 먼저인거 같다. 아쉬운 부분이다.


“맞다. 우리나라는 천연자원이 풍부한 나라가 아니다. 인적 자원이 자산인 나라다. 인적자원을 어떻게 활용하느냐에 따라 국가 경쟁력이 달라진다. 청년들 만큼이나 이제는 중장년에 포커스를 맞춰 재취업 등 고용지원 서비스를 더 강화할 필요가 있다.”



- 그런 면에서 지난해 5월부터 시행한 재취업지원서비스 의무화가 현장에 잘 뿌리 내리는 것이 중요할 것 같다.


“중요한 포인트다. 중장년층이 주된 일자리에서 밀려 나더라도 각자의 관심과 전문성을 살려 노동 시장에 머무를 수 있도록 재취업지원 서비스를 강화할 필요가 있다. 중장년의 실업 기간을 최소화하고 일하는 기간을 늘려주는 것이 가정과 국가를 위해서도 중요한 과제다. 하지만 재취업지원서비스 의무대상 사업장 중 서비스를 운영 중인 곳은 전체 20%도 되지 않은 상황이다.


지난해 5월부터 시행되었으나 코로나19로 인해 기업내에서도 원활하게 서비스를 지원하기에는 상황이 여의치 않았음을 고려한다면 의무화 시행 초기인 만큼 기업에서의 원활한 서비스 도입과 제도 안착을 위해 기업 조건에 맞는 서비스안을 구축해 좀 더 기업에서 자발적으로 운영 할 수 있는 환경조성이 필요하다. 그러기 위해 컨설팅 지원을 통해 기업에서의 운영 체계를 갖추고 담당자에 대한 재취업지원서비스 이해도를 높여 서비스 품질을 담보 하는 것이 중요하다. 고용노동부가 최근 내놓은 지원책은 큰 도움이 될 것으로 예상한다.”



‘영원한 직장도, 퇴직도 없다’ 언젠가 떠날 수 있단 유연함으로 라이프를 디자인하자


- 이직이나 퇴직을 앞둔 중장년들도 일자리에 대한 인식의 전환이 필요한 것 같다. 일자리 전문가로서 이들 세대에게 조언을 해준다면.


“시대 변화를 읽어야 한다. 이제는 기업도 그렇고 개인들도 평생직장이라는 생각보다 언젠가 나도 일터에서 떠날 수 있다는 걸 인식하고 있어야 한다. 내가 가진 전문성을 활용해서 제2, 제3의 직장을 찾을 수 있어야 한다.


재단의 중요한 사업 중 생애경력설계서비스가 있다. 이직, 퇴직도 있지만 그 전에 이직이나 퇴직이 자연스럽게 이뤄질 수 있도록 도와주는 서비스가 반드시 필요하다. 국가도 도와줘야 하고 기업들의 마인드도 더 바뀌어야 한다. 노사협의를 바탕으로 근로자들이 회사를 다니면서도 자신의 삶을 디자인할 수 있어야 한다. 이직이나 퇴직이 나한테 언젠가 닥칠 수 있다는 마음의 준비를 하면서 내가 인생을 어떻게 살아갈 것인지를 그리는 것이다.”



- 그렇다면 재단은 장년의 재취업지원서비스 지원을 위해 재단은 어떤 노력을 하고 있나.


“재단은 그간 운영해왔던 전직지원서비스를 경험과 성과를 바탕으로 재취업지원서비스가 기업에 조기에 안정적으로 안착 할 수 있도록 지원, 관리하는 역할을 충분히 할 수 있으리라 확신한다. 재단은 전국 13개 중장년일자리희망센터를 통해 구직자 포함해 재직자, 퇴직예정자에 대한 생애경력설계서비스, 전직스쿨, 재도약 프로그램 등 직접적인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그에 따른 교육 및 상담 노하우가 상당히 축적되어 있고 최근에는 기업과정을 통해 기업에 대한 전직서비스 부분을 지원한 경험을 보유하고 있다, 특히 기업에서의 원활한 서비스제공을 위해 컨설팅 이외 프로그램을 개발해 보급하고 기업 내 전문인력 양성 등을 통해 기업 내 재취업지원서비스 역량을 증진시킬 수 있도록 공공기관인 재단이 물꼬를 트는 역할을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방금 말씀하신 중장년일자리희망센터에 대해 좀더 구체적으로 설명부탁드린다. 일자리에 관심이 많은 5060세대에게 도움이 될 것 같다.


“재단 산하의 중장년일자리희망센터는 중장년 관련 서비스를 담당하고 있는 정부 산하 유일한 공공기관이다. 만40세 이상 중장년층의 평생 현역활동 및 창업·귀농·귀어·귀촌·창직 등 새로운 인생2,3모작을 위한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중장년이 자신의 경력을 점검하고 인생 후반부를 성공적으로 준비·진입할 수 있도록 생애경력설계서비스를 제공한다. 퇴직을 예정하고 있거나 이미 퇴직상태에 있는 중장년에게는 퇴직에 따른 심리적 불안감을 해소하고 전직에 대한 가능성을 제시함으로써 명확한 경력목표 아래 전직을 준비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또한 중장년 구직자를 대상으로 구직기술 향상을 위한 실무교육 및 코칭서비스도 지원하며, 중장년 구직자-기업 간의 일자리 매칭 및 중소·중견기업을 중심으로 전문성과 경험을 갖춘 중장년 인재를 추천해 기업의 인력난을 해소에도 일조하고 있다. 기업이 소속 중장년 근로자에 대한 지원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도록 맞춤형 프로그램도 제공하고 있다. 특히, 경기변동 및 산업구조 변화 등 고용위기상황에 빠르게 대처하기 위해 업종에 금융, 조선, 건설, 자동차, 관광업 등 특화된 전직지원서비스를 통해 실직기간을 최소화해 빠른 이전직을 지원하고 있으며 최근, 코로나19 장기화로 인해 온라인 화상강의 및 온라인 콘텐츠를 통한 학습 지원 등 온라인 서비스를 강화해 서비스 공백이 발생하지 않도록 인프라 개선에도 힘쓰고 있다.”



- 코로나19 사태가 길어지면서 고용 위기가 심각해지고 있다. 이를 해소하기 위한 재단의 역할이 있다면 소개해달라


"최근 코로나19 사태로 인한 경제불안과 고용위기 상황에서 상생의 노사관계는 고용창출 뿐만 아니라 모든 경제활동의 기본원동력이다. 재단은 ‘노사파트너십 프로그램 지원’, ‘노사상생교육’ 등 노사가 서로 협력 할 수 있는 사업을 적극 지원할 예정이다. 아울러전국 지역노사민정협의회를 통해 일터혁신 분과위원회 확산 및 일터혁신 사례 발굴 등을 지원하고, 노사상생형 지역일자리 컨설팅 지원사업과 연계해 참여 기업들의 일터혁신을 도우려고 한다. 국내 유일의 공공 전직서비스 기관인 중장년일자리희망센터가 기업현장의 수요를 유도하는데 그치지 않고, 실질적인 중장년 고용 안정 성과를 만들어 내는 컨트롤타워 역할을 하겠다."






/서민우기자 ingaghi@lifejum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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