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치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증상을 완화한다는 국내외 공동 연구가 나왔다.

세계김치연구소와 프랑스 몽펠리에대 폐의학과 장 부스케 명예교수 연구팀은 31일 “김치의 재료인 배추·고추·마늘 등에 함유된 각종 영양 성분이 인체 내 항산화 시스템을 조절해 코로나19 증상을 감지하는 신경 채널을 차단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부스케 명예교수는 세계보건기구(WHO) 산하 연구 단체인 ‘만성 호흡기 질환 국제연합(GARD)’ 의장을 맡은 경험이 있다.

공동 연구팀은 국가별로 코로나19의 발생률, 증상의 심각도, 사망률에서 상당한 차이를 보이는 이유를 추적했다. 이 중 한국 등 동아시아와 사하라 인근 아프리카 국가에서 코로나19 사망률이 낮은 것에 주목했다. 사망률이 낮은 국가 중 호주·뉴질랜드를 제외한 대부분의 국가는 김치와 같은 발효 채소 또는 다양한 향신료를 많이 섭취한다는 공통점이 있었다.

연구팀은 김치에 풍부한 설포라판(배추), 알리신(마늘), 캡사이신(고추), 진저롤(생강) 등 각종 영양 성분과 발효 과정에서 생기는 유산균이 인체 내 항산화 시스템(Nrf2)과 상호작용해 코로나19로 인한 유해 활성산소를 제거한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Nrf2와 상호작용하는 영양 성분이 염증 반응을 유도하는 일시적 수용체 전위(TRP)의 활성을 떨어뜨려 코로나19 증상을 완화하는 효과가 있다는 것이다.

부스케 교수는 “김치는 항산화 성분이 풍부한데다 TRP 활성을 낮출 수 있어 코로나19 증상 완화에 매우 효과적인 식품”이라며 “한국에서 코로나19로 인한 사망률이 낮고 중증 환자가 적은 것은 김치 덕분일 수 있다”고 강조했다. 최학종 세계김치연구소장 직무대행은 “세계김치연구소를 비롯한 한국생명공학연구원·한국화학연구원·전북대 등이 코로나19에 대한 김치의 효능을 감염 동물 수준에서 검증하고 있고 곧 발표할 것”이라고 전했다.

/고광본 선임기자 kbgo@

고광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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