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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토리

전통시장 속 요즘 갬성~맛뽐제과 “시장에 젊은 사람들이 들어와야 활성화 되죠.”

[우리마을 간판가게_강남구 영동전통시장 편] 강남 한가운데 자리잡은 전통시장
회사원 시절 출퇴근 항상 지나던 익숙한 길
'이곳에 카페가 있었으면' 우연한 생각이
마카롱 카페 창업으로 이어져

  • 오세린 썸데이 기자단
  • 2021-04-19 18:01:36
전통시장 속 요즘 갬성~맛뽐제과 “시장에 젊은 사람들이 들어와야 활성화 되죠.”


- 가게를 운영하신 지는 얼마나 되셨나요?


“작년 11월 초에 오픈을 했어요. 이제 1년이 조금 넘었네요. 이전에 한 3,4년 정도 제과·제빵 회사에서 일을 하다가, 이직이랑 가게 오픈을 고민했어요. 그러다가 집 근처에 운 좋게 자리가 나서 시작하게 됐죠.”



- ‘맛뽐제과’라는 이름은 무슨 뜻인가요? 짓게 된 계기가 궁금해요.


“'맛을 뽐낸다'라는 뜻에서 저희 어머니가 지어 주신 이름이에요. 처음에는 제가 ‘맛봄’이라고 잘못 알아듣고는 뭔가 반찬가게 같아서 별로인 것 같다고 했거든요. 그랬더니 어머니가 “아니, 맛뽀옴~!”이러셨던 게 기억에 남아요. 경상도 분이시거든요. ‘맛뽐제과’, 이름 참 잘 지은 것 같다는 생각을 해요. 오시는 손님들도 이름 뜻을 막 맞춰 보기도 하시고, 뜻 들으면 재밌다고 하시는 분들도 많고요.”



- 인테리어가 너무 아기자기 하고 좋은 것 같아요. 가게를 처음 오픈할 때 생각하셨던 컨셉이나 분위기, 인테리어 포인트가 있었나요?


“깔끔? 저는 완전 화이트로 하길 바랐었는데, 그게 관리가 힘들 것 같아서. 이제 가족들의 손도 오고, 지인들 선물 들어온 것도 있고 그래서 좀 더 아기자기하게 된 것 같아요. 아 그리고 이제 여기에 전신 거울은 무조건 있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어요. 손님들이 거울을 많이 보시더라고요. 저 역시 카페를 가면 거울이 있으면 눈이 가게 되고, 좀 더 업장이 커 보이는 효과도 있고. 근데 역시나 손님들 오시면 거울 보고 사진 찍고 가고 하세요.”



전통시장 속 요즘 갬성~맛뽐제과 “시장에 젊은 사람들이 들어와야 활성화 되죠.”


  • - 다른 곳보다 이 위치에 오픈을 하시게 된 계기가 가장 궁금해요.

"원래 어릴 때부터 시장 구경은 되게 좋아했어요. 그리고 저는 본집은 대구거든요. 거긴 유명한 시장도 많고 골목도 많고. 근데 서울 처음 왔을 때는 영동시장은 몰랐어요. 너무 작기도 하고 ‘강남에 무슨 시장이 있어’ 이런 생각이 있어서. 먹자골목만 알았지.


근데 제가 직장을 다녔을 때 항상 이 길로 출퇴근을 하게 됐어요. 출근은 보통 새벽 5시반, 퇴근은 저녁 5시에서 6시, 이렇게 했는데. 한여름인 그 시간에도 엄청 덥잖아요. 언덕길인데 엄청 땡볕이고, 물을 사 먹을 공간도, 쉴 수 있는 공간도 없는 거예요. 마트를 가자니 멀리까지 가야 하니까, 좀 어려움을 많이 느꼈던 것 같아요. 그게 너무 와 닿아서 나중에 여기 자리 나면 카페 같은 거 하나 차리면 참 좋겠다는 생각만 하고 있다가, 정말로 우연히 여기 자리가 난 거예요. “아 여기 내 자리다.” (웃음) 그래서 오픈하게 됐죠."



- 전통시장의 중심에 이런 카페가 위치하고 있는 게 굉장히 의외였어요. 주로 어떤 분들이 가게를 찾으시나요?


"단골 분들이 주로 많이 오세요. 단골 손님들이 점점 소문을 많이 내주시니까 소개로 방문하는 손님들도 계시고 그래요. 또 지나가다 들리시는 분들도 있고. 여기 직장인 분들도 많으니까, 점심시간에 밑으로 많이 내려오시거든요. 그렇게 오셨다가 자주 오게 되시는 분들도 많고. 요즘은 배달이랑 전국택배도 같이 하고 있어서 그렇게도 많이 찾아주시는 것 같아요.


근데 사실 인식도 무시 못하는 것 같아요. 시장은 싸야 돼, 시장에 무슨 이런 게 있어. 이런 인식들이 조금씩은 바뀌어야 하지 않나. 초반에 제가 여기 들어왔을 때도 어르신들이 와서 쓴 소리를 엄청 많이 하셨거든요. 여기는 시장에 있을 게 아닌데? 이런 식으로. 어떻게 보면 더 좋은 데 가서 해라, 라는 의미도 있을 수 있지만 사실 저에게는 좀 상처되는 말이기도 했거든요. 그래도 뭐, ‘일 년 안에 확장한다!’ 이런 도전의식을 갖게 하는 원동력도 됐고. (웃음) 고민은 됐지만 ‘그런 사람들은 어디를 가도 다 참견하고 그러지 않을까’ 하고 넘기기로 했죠."




전통시장 속 요즘 갬성~맛뽐제과 “시장에 젊은 사람들이 들어와야 활성화 되죠.”


- 전통시장 내의 위치가 또 한편으론 강점이 되기도 할 것 같아요. 주변 상인 분들과 교류도 자주 하시나요?


"좀 저는 챙겨주고, 있으면 나눠 먹고 이런 걸 좋아해서. 신제품을 개발했을 때도 앞, 옆집 할머니들께 드셔보시고 맛 좀 평가해주세요~ 하는 편이에요. 특히 앞집 할머니는 되게 솔직하게 말씀해주세요. 질다~, 달다~ 이렇게요. 저희 가게 디저트나 음료도 많이 사드시고, 도움을 정말 많이 주세요.


고구마빵 때문에 고구마를 전국에서 많이 찾아봤는데, 괜찮은 곳을 못 찾고 있었거든요. 근데 여기 사장님이 고구마를 좀 주셨었는데 진짜 맛있더라고요. 당도도 괜찮고. 그래서 사장님하고 거래하고 있어요. 그런 게 시장의 장점인 거 같아요."



- 아무래도 이전의 직장생활에 비해 현재 자영업을 하면서 생활이 완전히 달라진 걸 느끼고 계실 것 같아요.


“음… 사실 저는 여기 맛뽐제과의 감옥에 살고 있는 것 같아요. (감옥이요?) 네, 감옥인 것 같아요. 자영업자들은 이 공간을 계속 지켜야 하잖아요. 저도 영업은 월요일부터 토요일까지라고 하지만 일요일에도 일을 하지 않을 수 없거든요. 아무래도 직장생활은 출퇴근이라는 시간이 정해져 있는데, 여기는 정말 오롯이 저 혼자 버텨내야 하는 거니까. 12시간으론 안돼요. 기본 14시간, 15시간은 일을 해야 하니까. 저는 계절 바뀌는 것도 시장 하늘 보고 밖에 몰라요. 여기 지나가시는 분들 옷 보고 아 이제 추워지는구나, 생각해요. 그런 게 조금 아쉬워요. 놀러 한 번 못 가고? 그래도 그건 각오하고 시작한 거니까. 그래서 뭔가 창틀 없는 감옥? 조금 슬픈 것도 있는 것 같아요. 자유로워 보이는데 또 그렇지만은 않거든요. 그래도 그렇게 해서 성공하신 분들이 거의 다 여기에 투자하는 시간도 많고 노력해서 성공하시는 거니까. 저는 좋게 생각하려고 해요. 표현이 좀 거칠었죠? (웃음)”



전통시장 속 요즘 갬성~맛뽐제과 “시장에 젊은 사람들이 들어와야 활성화 되죠.”


- 맛뽐제과의 시그니처는 뭔가요?


"시그니처요? 음, 처음엔 마카롱이었는데. 이제 파운드 케이크로 바뀌었어요. 원래는 마카롱으로만 해보자, 하고 가게를 시작한 건데, 이게 쉽지가 않은 거예요, 확실히. 그래서 추가 디저트가 무조건 있어야 할 것 같아서, 선물용으로 좋은 디저트를 생각하다가 파운드 케이크를 시작하게 됐어요.


무화과 얼그레이 파운드를 정말 좋아하세요. 이게 좀 사실 달거든요? 좀 단편이긴 한데 이렇게 무화과랑 얼그레이를 좋아하시는 분들이 많은 줄 몰랐어요. 지금도 없어요, 품절. 배달 어플에서도 많이 들어와요."



- 디저트가 너무 맛있는데, 이런 걸 만들 때 사장님 만의 비결이나 노하우가 있을까요?


“음… 일관된 거? 항상 같은 맛을 낼 수 있게 하는 것. 그게 제일 중요해요. 특히 이런 구황작물을 활용하는 디저트 같은 경우엔, 어디 거를 쓰냐에 따라 맛이 다 달라서, 같은 밭에서 나온 것조차 맛이 다르기도 하더라고요. 감자 고를 때 일단 제일 신중하게 했었어요. 특히 홍감자를 많이 제배하지 않으니까, 똑 같은 홍감자인데도 맛이 다 다르더라고요. 그래서 저는 전국에 있는 감자를 다 시켜서 다 만들어봤어요. 그리고 제일 맛있게 되는 곳을 찾았죠. 그래서 그곳의 감자를 지금 쓰고 있어요. 시중에 나와있는 우유나 밀가루, 설탕 같은 건 딱 그 회사 것만 쓰면 되잖아요. 이런 감자, 고구마 같이 계절에 나는 것들은 지역 별로 토지에 따라서 다 맛이 달라요. 그래서 그걸 제일 중요하게 봤던 것 같아요. 가볍게 만들 수 있는 것들도 제가 어떻게 만드느냐에 따라 다 달라지니까. 최대한 공통되게. 일관성이 제일 중요한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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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년 11월에 개업하신 거면, 거의 개업하고 처음부터 코로나 상황에 적응을 하신 거네요.


"네, 그렇죠. 근데 진짜 3~5월은 너무 힘든 달이었고요. 6월달부터 이제 사람들이 조금 이 상황에 익숙해지면서 밖으로 좀 나오기도 하고, 택배도 시작하고 하면서 6월부터는 조금씩 괜찮아진 것 같아요. 요즘은 그래도 다행히 매출이 오르고 있어요. 택배까지 하길 잘한 것 같아요. 몸은 힘들지만 확실히 더 전국적으로 해서 나가니까. 손님들을 마냥 기다리던 것보다는 훨씬 나은 것 같아요.


저는 오픈 초반부터 시식행사도 많이 했었어요. 어쨌든 맛을 알아야 사람들이 사먹으니까. 디저트 다 조각내서, 파운드 케이크도 종류 별로 매일매일 다르게 해서 드셔보시라고.


계속 걱정하면 너무 힘만 들고, 찾아 주시는 분들에게 최대한 더 감사하기로 했어요. 더 친절하게 하려고 노력하고. 최대한 더 맛있게 드실 수 있게, 그렇게 이겨내야 할 것 같아요. 그리고 제가 들어오고 나서 카페도 많이 생겼거든요. 시장에 젊은 사람들이 들어와야 활성화된다고 하니까. 너무 어르신분들만 있으면 사실 젊은 층들이 많이 안 가긴 하잖아요."



- 일하면서 힘들 때 버팀목이 되는 요인이 뭔가요?


“가족이 제일 크죠. 확실히 그런 것 같아요. 제가 코로나 초반 때 엄청 힘들 땐 내가 뭐가 이렇게 에너지를 쏟아 넣지도 못했는데 이대로 문을 닫아야 하나, 그 생각을 많이 했는데, 어떻게든 살아보자 다짐하게 됐던 계기가 가족이었던 것 같아요. 내가 이렇게 벌인 일이 있는데 이걸 혼자 어떻게든 감당해보고자 했던 이유가. 제가 이걸 그만 두고 은둔 생활을 하고 있으면 제일 힘들어할 게 가족 아닐까.”



전통시장 속 요즘 갬성~맛뽐제과 “시장에 젊은 사람들이 들어와야 활성화 되죠.”


- 앞으로 목표가 있으시다면?


“아무래도 맛뽐제과가 많은 사람들에게 알려져서 줄을 서는. 영동시장에 가면 맛뽐제과가 있어. 거기에 가자. 몇 시에 가면 무슨 빵이 품절돼서 우리 이 때는 꼭 가야돼. 이렇게 알려지는 게 제일 큰 거 같아요. 저는 사실 체인점을 그렇게 좋아하진 않는데, 체인화 말고, 직영으로 할 수 있는? 그거를 1호점 2호점 이렇게 직영점 식으로 하고 싶은 건 사실 있죠. 하나의 매장에 전국적으로 오면 참 좋겠지만, 그게 안된다면 제가 전국적으로 꾸려서…(웃음) 열심히 해봐야죠.”



/오세린 썸데이 기자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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