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EARCH

검색창 닫기

반경 1m부터, 바로 지금부터 리더십을 발휘해보세요

[라이프점프_스여일삶 공동기획]

(15) 문지연 ‘스파크랩’ IR 본부장

대학에서 연극 전공, 졸업 후 연극·뮤지컬 기획 경험이 큰 도움 돼

창업 후 20여 년간 일요일 저녁에 업무 시작

100% 성공 가능한 아이디어란 없어…성공 시키는 ‘사람’이 있을 뿐


라이프점프와 스여일삶은 공동기획으로 새로운 도전을 시작한 4050 여성들의 창업 이야기를 들려 드리고 있습니다. 이번 인터뷰의 주인공은 스파크랩’의 문지연 IR 본부장입니다.

아들 셋을 키우며 창업을 하고, 이후 벤처투자자가 되어 글로벌 스타트업 액셀러레이터 ‘스파크랩'의 IR 본부를 이끄는 사람입니다. 살면서 많은 굴곡을 마주했지만 결코 인생의 주도권을 놓지 않았던 비결은 무엇이었을까요. 그는 스타트업 여성들에게 “인생의 짐을 두려워하지 말고 마주하자. 나 자신을 경영하는 것, 가정, 창업, 리더십은 결국 모두 연결되어 있다”고 말했습니다.

문지연 스파크랩 IR본부장/사진=스파크랩


- 간단한 자기소개와 스파크랩에서 어떤 역할을 하시는지 소개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오랜 창업 기간을 보낸 뒤 2014년 문화체육관광부에서 450억 원에 이르는 R&D 지원금 과제기획과 심사를 시작으로 벤처캐피털리스트로서의 역할을 시작한 지 7년째를 맞이한 스파크랩 문지연입니다. 스파크랩에는 2019년 10월 입사했고 IR 본부의 본부장으로서 책임을 맡고 있습니다.

투자업계에서는 IR본부가 낯설게 느껴질 수도 있을 텐데요. 스파크랩에서도 IR본부는 제가 입사한 2019년 10월에 신설된 본부였어요. 펀드 기획부터 펀드레이징 완성까지를 도맡는 본부를 별도로 두고자 하는 김호민 대표님의 의지로 만들어졌습니다.

펀드 기획부터 결성까지를 맡고 있기 때문에 LP(출자자) 관리와 구주 매각도 주 업무로 진행하고 있습니다. 정리하자면, 회사에 자금을 끌어오고 회사가 운영되는데 필요한 자금을 사내에 비축하는 전반적인 역할을 IR본부가 담당하고 있습니다.

저는 IR본부장으로서 해당 업무를 책임지고 완수하는 역할과 함께, 스파크랩의 상무로서 기투자 기업의 긴급 자금 요청이나 투자 및 공공기관 지원금 연결, 투자 유치를 위한 다방면의 조언과 피칭 스크립트 작성 등 다양한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 말씀을 들으면서 도대체 스파크랩은 어떤 회사 이길래 이런 IR본부가 있는 건지 궁금해하는 분들도 있을 것 같아요. 스파크랩에 대한 간단한 소개 부탁드립니다.

“스파크랩은 2012년 창업자 출신 4인이 모여 만든 엑셀러레이터입니다. 세계에서 가장 큰 데모데이를 장기간 개최해 온 투자사이기 때문에 많은 분들이 이미 스파크랩에 대해서 들어 보았거나 잘 알고 계실 것 같습니다.

최근에는 스파크랩을 소재로 한 드라마 ‘스타트업'으로 스파크랩에 대한 인지도가 더욱 높아졌어요. 스파크랩에 대한 자세한 소개보다는 제가 스파크랩에 입사하고 느낀 인상 깊었던 부분을 소개해드리고 싶습니다.

스파크랩은 창업 후 2019년 제가 입사하기 전까지 3개의 펀드를 만들어 오로지 창업 초기 기업에만 투자를 했습니다. 창업 초기에만 소액 투자를 하다 보니 제가 입사하기 전까지 전체 펀드 규모는 의외로 적은 규모였지만 170여 개 스타트업에 투자를 했고 투자한 기업 중 70% 이상이 후발 투자를 유치하며 2019년 말까지 총 9천억 원 이상의 후발 투자를 이끌어냈습니다. IR본부 출범 이후로 운용 펀드는 어느덧 6개로, AUM 규모는 800억 원 수준으로 늘어났고 후발 투자 유치도 77%로 올라왔습니다.

또 4명의 대표이사 모두 창업 경험을 지녔고 자신들의 업계에서 최고의 전문가라는 특징이 있습니다. 이미 뛰어난 경력을 갖고 있기 때문에 전심전력으로 업무에 몰입하지 않을 수도 있지 않을까라는 선입견을 가질 수도 있을 것 같은데요, 그렇지 않습니다. 주중은 물론이고 주말에도 아침부터 저녁까지 스파크랩의 엑셀러레이팅 프로그램에 지원한 기업들 IR을 듣고 질의응답 시간을 가지며 누구 한 사람의 착오로 마땅히 기회를 주어야 하는 기업을 떨어뜨리는 일이 없도록 엄청나게 신중을 기하기도 합니다.

그리고 스파크랩 사무실에는 웃음소리가 가득합니다. 정말 왁자하게 웃는 웃음소리가 사무실 여기저기서 들리는데 모두가 상대를 존중하는 분위기이기 때문에 가능하다고 생각합니다. IR 발표를 듣고 질의응답을 할 때에도 발표하는 상대를 존중하고, 업무 중에도 서로를 존중합니다.

업무를 진행하다 보면 누군가는 실수를 하기도 하고, 시간에 쫓기기도 하며, 매우 예민하게 이견을 내는 일도 비일비재하기 마련인데 그 어떤 상황에서도 상대를 존중하는 태도가 스파크랩 전임직원들에게 배어 있습니다. 그러기 때문에 자신의 의견을 뚜렷하게 제시하면서 상대방과 첨예하게 대립하거나 상대를 깎아내리는 분위기 없이 서로 존중하는 분위기에서 업무를 할 수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스파크랩은 여성 임직원 비중이 높은 편입니다. 아마도 남녀 구분을 전혀 하지 않기 때문이 아닐까 싶습니다. 스파크랩은 인력 구축에 케미스트리를 최우선으로 하기 때문에 아무리 전문적인 능력이 높아도 케미스트리가 맞지 않는다면 함께 하기 어렵습니다. 누구 한 사람의 능력으로 한 기업을 발굴하고 투자하고 성장시키는 것이 아닌 서로의 역량을 팀으로 모아 업무를 진행하기 때문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임파워먼트도 여성과 남성을 구별하지 않습니다. 조직체계에 따라 각각의 한정된 정보공유와 책임 및 권한이 주어지기도 하지만 사내 공유에 문제없는 부분은 인턴을 포함해 모든 임직원에게 정보공유를 하고 누구라도 의견을 내거나 권한을 요청하고 그에 따른 책임을 가질 수 있는 분위기입니다.

제가 이끌고 있는 IR본부는 업무 특성상 기밀유지가 최우선 능력입니다. 따라서 입을 무겁게 하고 들은 것을 함구할 수 있는 능력을 가졌다면 남자든 여자든 전혀 구분할 것이 없다고 여깁니다. 그 외 전문성도 우리 업계에서는 남성, 여성을 구분할 부분은 전혀 없기에 타기업보다 여성이 많을 것 아닐까 생각합니다.”



-실력만으로 팀원들을 선발하다 보니 오히려 여성 직원들이 많아졌고, 또 즐겁게 일할 수도 있더라- 라는 말씀이시네요. 인상적입니다. 그렇다면 지연 님은 어떻게 스파크랩에 합류하게 되셨는지, 그리고 합류를 결정한 이유는 무엇인지 듣고 싶습니다.

“저는 욕심이 많은 학생이었습니다. 자연스럽게 공부뿐 아니라 글쓰기, 그림 그리기부터 합창대회 지휘, 야구기록원 자격증까지 다양한 경험을 많이 쌓았습니다. 대학도 국내 최고 학부인 서울대 법대를 꿈꿨지만 중학교 때부터 몸이 아파 병원을 격일로 내원해야 하는 상황이 되었고 빠진 학교 수업을 따라가기 위해 새벽 4~5시까지 독학을 했지만 서울대 법대는 힘들다는 것을 느꼈습니다.

결국 재수를 하게 되었고 재수할 때 병원 가는 버스에서 우연히 중앙대학교 연극영화학과 필기시험에 대한 기사를 접하게 되었습니다. 중앙대학교 연극영화과는 국내에서 최고라는 생각이 스쳤고 중앙대학교 연극영화학과 사무실에 문의 전화를 드리니 필기시험 만점을 받으면 합격할 수 있다는 답변을 받았습니다. 그 뒤로 연극영화과 대학 수업부터 대학원 수업 내용까지 모두 찾으며 저만의 이론 노트를 만들었고 필기 수석으로 입학할 수 있었습니다.

입학하고 보니 다행히도 콘텐츠에 타고난 감각이 있어서 학교 생활을 잘할 수 있었습니다. 그렇게 졸업 후 연극, 영화, 뮤지컬 기획을 시작했고 국내 연극이나 뮤지컬 업계에 제안서라는 것이 제대로 존재하지 않을 시기부터 제안서를 만들어 대기업 스폰서 요청을 하고 예술의 전당 오페라하우스 등에서 작품을 올렸습니다. 그때부터 자연스럽게 기업들이 어떤 이유에서 출자를 할 수 있는지를 알게 된 것 같습니다.

스파크랩 입사는 저와 김호민 대표님 간 서로의 의지가 잘 맞아 이루어졌습니다. 김호민 대표님은 2019년 하반기부터 스파크랩이 초기 투자만이 아닌 시리즈 A, B까지 투자할 수 있기를 바라며 펀드 기획과 결성, 출자자 관리가 가능한 시니어급 인재를 영입하고 싶었다고 하셨습니다.

저는 이전 회사에서 스타트업을 단순히 발굴하는 것보다 투자 자금을 만드는 게 더 보람된 것 같다는 경험을 하여 막연하게 ‘펀드 기획을 하고 싶다'라고 바라고 있었죠. 마침 S 금융사로부터 제가 대표 펀드 매니저를 맡는 펀드에 최대 50억 원까지 출자할 의지가 있다는 것을 확언받았고 제가 펀드 기획 업무를 할 수 있고 도움이 될 수 있는 투자사로 갈 수 있기를 바라던 차에 김호민 대표님을 소개받게 되었습니다.

연쇄 창업 경험과 엑셀러레이터 경력도 있었고 업무 몰입도가 높은 성향이라 스파크랩 대표님들과 잘 맞았고 유학파인 대표님들도 펀드 기획을 위해서는 국내파 시니어 임원이 적절하겠다는 내부 의견도 있었기에 서로에게 필요한 부분을 채워주기 위해 스파크랩에 합류하게 되었습니다.”

-스파크랩 합류 전 창업 경험을 통해 얻은 인사이트가 있을까요? 그때 당시에 하셨던 일과 그 경험이 지금 스파크랩 IR 업무에 어떤 도움을 주고 있는지 궁금합니다.

“저는 창업의 경험 없이 창업의 과정을 다 이해할 수 없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개념적으로 알 수는 있지만 직접 겪은 경험과는 간극이 있습니다. 저는 외국어 교육 회사를 설립하여 국내 최초 외국어 테스트 애플리케이션, 원격 관리 시스템 구축, 국내 최초 의료전문 영어 커리큘럼 등 다양한 경험을 하고 2010년부터는 모바일 방송국을 기획했습니다.

투자사로부터 “콘텐츠를 좋아하는 것을 알겠는데요. 대체 누가 모바일로 영화를 보고, 초단편 영화를 보나요”와 같은 질타 어린 조언을 받던 시기였지만 저는 IT 기술은 빠르게 발전하고 있고 모바일 분야는 모바일을 통해 영상소통을 하는 시대에 접어들 것이며 그 선두주자 역할을 하겠다고 주장했었습니다.

국내에서는 납득이 어렵다는 이유로 투자유치를 못하였지만 싱가포르와 홍콩에서 투자를 받았고 당시 밥 먹듯이 밤을 새우며 공부한 덕에 IT 기술 특허도 득하게 되었습니다. 결국 창업과 투자유치와 기술 특허까지 모두 경험한 셈이죠.

제 이런 경험은 당연히 스타트업 발굴과 투자 심사 및 투자 진행에 큰 도움이 되고 있습니다. 세상에 어떤 기업도 아이디어로 성공하지 못합니다. 성공할 아이디어. 성공할 비즈니스를 구별할 수 있는 투자자도 세상에는 없구요.

왜냐하면 100% 성공할 아이디어나 비즈니스는 존재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다만 성공시킬 수 있는 사람들이 존재하는 것일 뿐이죠. 즉, 성공시킬 사람 > 성공시킬 팀 > 성공시킬 시스템의 수순으로 내부를 구축할 수 있다면 투자를 받을 수 있습니다.

지금 하고 있는 LP 관리 업무에 오래전 뮤지컬 기획을 하며 스폰서 유치를 하였던 것이 도움이 되는 것처럼 창업 경험은 좋은 기업들을 발굴하고 투자하는 것에 큰 도움이 됩니다.

삶의 모든 경험이 데이터로 쌓이면 사람에게도, 팀에게도, 사업 방향에도 적절한 데이터를 통해 방향성을 도출할 수 있게 됩니다. 저는 그렇게 제 온 삶을 값어치 있게 활용하는데 지금 투자자로서, 펀드 기획자로서의 직업만큼 적절한 것이 없다고 생각하고 만끽하고 있습니다.”

TBT를 방문한 스파크랩 임원진 모습/사진=스파크랩


-스티브 잡스의 ‘Connecting the dots’라는 말이 생각나네요. 결국 하루하루가 모여 오늘의 커리어가 되었을 텐데요, 상무님은 하루를 어떻게 보내시는지도 궁금합니다. 스파크랩 IR 담당으로서의 일과와 스파크랩 밖에서의 일상은 어떻게 흘러가나요?

“창업자일 때부터 지금까지 20여 년간 늘 일요일 저녁이면 한 주 업무를 시작합니다. 월요일부터 할 중요 업무 순서와 일정 정리, 만날 사람들을 정돈하고 월요일은 한 주 업무 중 50%를 완료하기 위해 작정하고 이른 새벽부터 자정까지 최선을 다합니다.

그리고 목요일까지 한 주간 목표한 업무를 모두 달성하고자 계획합니다. 그렇게 해야 금요일 오전 즈음에 한 주 계획한 업무를 모두 마무리할 수 있더라고요. 업무는 하루 미루면 한주가 미루어지고 한 주를 미루면 한 달이 미루어진다는 것을 창업 초기에 깨닫고 늘 이렇게 지내왔습니다.

아침에 눈을 뜨면 기도로 하루를 시작해 매일 미팅, 회의, 기투자기업과 소통, 투자심사 등을 돌아가며 반복합니다. 월. 화. 수는 하루 한 끼 찾아먹는 것도 쉽지 않을 만큼 터프한 일정이지만 목요일이 되면 출자자 분들과 느긋하게 점심을 먹으며 더 나은 삶과 비즈니스를 이야기할 수 있습니다. 금요일은 가능한 오전에 한 주 업무를 마치고 오후에는 차주 업무 아웃라인을 잡고 빠르게 귀가하여 막내 아이와 저녁을 준비해 먹습니다. 주말에는 가족과 시간을 많이 보내려고 노력해요. 이렇게 바쁘게 한 주가 지나갑니다.

바쁜 업무 중에서도 가족으로서의 끈끈함을 유지해주기 위해서 아들 셋을 키우며 아이들 먹는 것은 늘 제 손으로 만들어 주려고 노력해왔습니다. 최근에 런드리고를 사용하면서 빨래는 손을 놓았답니다. 제 업무를 위해 제가 쉬어갈 시간도 필요해진 것 같다고 느꼈습니다. 큰 아이와 둘째 아이가 성인이 되어 분가했기 때문에 이전보다 조금 더 여유가 생기기도 했습니다. 그래도 항상 카톡으로 재미있게 소통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바쁘신 와중에 중간중간 큰 행사도 챙기셔야 하니 더더욱 일정이 빡빡하시겠어요. 오는 4월 29일에 있을 ‘스파크랩 데모데이'를 안 여쭤볼 수가 없는데, 스파크랩 데모데이는 전 세계에서 가장 큰 데모데이로 유명하잖아요. 자세한 설명과 스파크랩 데모데이만의 차별점에 대해 설명 부탁드립니다.

스파크랩의 데모데이는 김호민 대표님의 아이디어로 시작되었습니다. 엑셀러레이팅을 마친 스타트업들이 그동안 이룩한 성과를 발표하는 자리인 만큼, 더 많은 분들이 보시는 자리가 되었으면 하는 소망이 담긴 시간이에요.

스타트업들의 피땀 어린 노력을 세상에 보이는 자리이기에 그만큼 프로페셔널한 시간을 만들어드리고자 하다 보니 규모도 커졌나 봐요. 형식적인 이유로 최대 규모로 진행하는 것이 아니라, 이러한 정신과 목적이 담겨있어요.

결과는 매우 만족스러웠습니다. 15회 동안 회당 5~7개의 스타트업들이 발표를 했고 70%가 넘는 기업들이 데모데이를 통해 후속 투자를 받았어요. 한편으로 스파크랩에서는 더 잘해야 한다는 부담도 있었는데, 덕분에 회를 거듭할수록 많은 성과를 만들어 냈습니다. 스파크랩의 전 직원이 몇 달 동안 에너지를 쏟았어요. 정말 다행이고 감사한 결과라고 생각합니다.

이번 16회 데모데이는 온라인으로 진행합니다. 코엑스 오디토리움을 떠나 노들섬에서 데모데이를 개최하고 이를 생중계할 예정입니다. COVID-19 상황 때문에 참석자 분들을 오프라인에 모실 수 없어 2,000명 이상 참석했던 이전에 비해 많은 변화가 생겼지만, 스파크랩에서는 온오프라인 모든 환경에서 피칭하는 스타트업들이 빛날 수 있도록 전심으로 준비하고 있습니다.

빛난다고 말씀을 드리는 이유는 과장이나 들뜸이 아닌, 그들의 길고 치열했던 시간을 데모데이 피칭 5~10분 동안 함축해서 보여주는 자리이기 때문이에요. 세계 최대 규모의 크기와 상관없이, 피칭 스타트업들에게 줄 수 있는 최선의 자리를 만들어 드릴 겁니다.

또한 온라인이기에 더 효과적으로 경험할 수 있는 부스 전시, 참석자 간의 실시간 네트워킹, 스파크랩 파트너들과의 1대 1 멘토링 이벤트 등을 준비했습니다. 최근 블록체인 분야에서 화두가 되고 있는 NFT, 단계별 스타트업 투자유치 팁, 포스트 코로나 시대 초기 투자의 미래 등을 주제로 한 흥미로운 세션도 마련해 유익한 시간이 되실 수 있도록 기획하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데모데이를 진행하며 인상 깊었던 순간이나 스타트업을 소개해주실 수 있을까요.

“여러 스타트업 중 하나를 꼽아야 하는 점이 어렵네요. 그래도 지금 막 떠오른 사례 하나를 말씀드려 보겠습니다. 지난번 데모데이에 참여한 폐기물 수거업체 ‘리코’가 생각났어요. 대표자분이 매우 성실하고 온유한 분이세요. 업무도 솔선수범하시고 겸손하신 성향을 지니셨고요. 큰 무대에서 하는 피칭 연습 과정에서 본인의 장점이 드러나지 않았기에 다른 스타트업 대표님들보다 더욱 고민이 됐습니다.

당시 IR본부에서 더 신경을 쓰게 된 이유는 투자유치기간과 피칭 시기가 겹쳤기 때문이었어요. 투자유치를 위한 IR, Deck 수정, 스크립트 정리 등을 도와드리면서 리코에 대해 더 잘 알게 되었습니다. 대표님이 가진 훌륭한 점들을 피칭에서 드러내지 못한다는 점에 우려와 안타까움이 있었어요.

그래도 포기하지 않고 도와드렸더니 피칭 당일에 투자자들의 마음을 움직일 만큼 훌륭한 피칭을 해주셔서 무척이나 기뻤죠. 저도 중간 과정을 다 보았는데도 대표님의 발표가 끝났을 때 진정성이 느껴져 기립박수를 보냈던 기억이 있어요. 결국 리코의 투자유치도 목표한 금액으로 잘 마무리되었어요.

이처럼 매 회 유독 기억에 남는 기업들이 있습니다. 관람하신 투자자 분들, 출자자 분들도 마찬가지로 한 기업씩 마음에 두고 언급해 주세요. 올해 4월 29일 데모데이에서는 또 어떤 기업이 투자자와 출자자들의 가슴을 움직이는 드라마를 만들어 갈지 정말 기대됩니다.”



-하지만 스타트업 입장에서 데모 데이나 투자 유치는 정말 큰 산처럼 느껴지는데요, 스파크랩은 투자할 때 중요하게 고려하는 요건이 있다면 무엇인지요?

“결국 창업자와 데이터입니다. 앞서 말씀드린 것처럼 100% 성공할 수 있는 비즈니스 모델이나 아이디어는 없어요. 성공시킬 수 있는 사람인지 아닌지의 차이가 있죠.

창업자가 쌓아온 실력, 삶의 자세, 이루고자 하는 목표와 목적이 중요합니다. 이러한 요건은 저희뿐 아니라 모든 투자자들의 공통적인 생각이에요. 스파크랩에서는 데이터도 매우 중요시 여기고 있어 데이터를 축적하고 데이터를 기반으로 하는 사업인지를 확인합니다.

그동안 인류의 권력은 자본이었지만 앞으로는 데이터가 권력인 시대에 살게 될 것이란 말을 자주 인용하곤 하는데, 긴 말씀드리지 않아도 데이터의 중요성, 방대한 데이터를 축적하는 것이 어떤 힘을 갖게 되는지 공감하실 수 있을 거라 생각합니다.”

- IR을 준비하는 여성 창업가들에게 조언을 주신다면?

“저도 스타트업의 대표가 될 것이라고 꿈에도 생각하지 못했던 때가 있었어요. 과거에 모든 사회생활을 접고 치매에 걸린 시아버님을 간호했을 때도 있었죠. 몸도 마음도 참 힘든 시절이었어요.

그 시기 두 아들도 낳았고 전업주부로서 살다가, 결혼 전의 사회생활과 성취감을 가지고 싶었습니다. 매일 힘든 시간을 겪었기 때문에 어떻게 이 고난의 시간을 넘기고 아이들과 기쁜 순간을 만들어갈 수 있을지 깊은 고민을 하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가정을 하나의 기업이라 전제하고 나는 어떤 경영자가 될 것인가?라고 생각을 전환시켜 보기로 했습니다. 매일의 목표와 일정을 정리하고, 매주, 매월, 매해 단위를 세우고 실행했습니다. 매일 더 분발할 것과 버릴 것을 선택해갔죠.

아이들을 대할 때도 존중하고 더 큰 가치를 지닌 사람이 되도록 돕기 위해 스스로 어떻게 말을 하고 생각하고 어떤 모습을 보여줄지 끊임없이 검토하고 실천했어요. 그렇게 하루하루를 경영하며 살다 보니 시아버님을 떠나보낸 이후 어느 날, 문득 저의 시야가 많이 넓어졌다는 게 느껴지더라구요.

이전에는 없던 통찰력과 인간에 대한 이해가 깊어졌습니다. 그때 제가 회사를 경영할 수 있겠다는 자신감이 생겼습니다. 그렇게 한 기업의 대표가 되었어요. 자녀들이 자랑스러워하는 엄마이자 창업자로서의 길을 걸어갈 수 있었습니다.

저는 여성창업자에게 일과 삶에 관련된 질문을 받으면, 이렇게 말씀드리곤 해요. “주어지는 삶의 짐을 두려워하지 마세요. 사회에서 멀어지는 것 같지만, 나 자신을 경영하며 가정을 경영하는 기회를 경험하며 성장하는 기회가 생긴 거예요.

가족의 역할 분담과 같은 문제를 고민해보며 어제보다 나은 방향을 찾고 단기, 중장기 전략을 세울 수 있어요. 매일 발생하는 문제의 해결 방법을 모색하고 시도하고 또 다른 전략을 찾는 과정에서 더 나은 삶을 영위하게 된다고 생각합니다. 기업 경영도 마찬가지입니다. 언제나 발생하는 문제를 해결하는 과정에서 성장하는 것이거든요.

어떤 상황이 주어지더라도 그 상황을 컨트롤할 수 있도록 전략적으로 방법을 찾고, 시도하고, 재설정하고, 또다시 시도해보세요. 꾸준히 이 과정을 반복해 보는 겁니다. 나, 타인, 가정을 소중하게 경영할 수 있는 주체적인 사람이 된다면 큰 기업도 현명하게 경영할 수 있다고 믿습니다. 경영과 리더십은 조직의 규모나 사람의 수와 상관없이 본질은 같기 때문입니다.

문지연 스파트랩 상무/사진=스파크랩


-올해 스여일삶 슬로건은 ‘Better than yesterday’입니다. 스파크랩과 문지연 상무님의 앞으로의 목표는 무엇인가요?

“위에서 말씀드렸기에 간단히 표현하자면, 스파크랩은 앞으로도 더 많은 기업들이 빛나도록 지원과 고민을 아끼지 않으려 합니다. 개인적으로는 엄마로서, 일하는 여성으로서 오늘 한 걸음 더 나아가는 사람이 되고자 합니다. 저의 가치를 실현하고, 세상을 바꾸어가는 사람이자, 새로운 세대를 키워나가는 사람이고 싶어요.

저도 항상 저를 믿어준 자녀들에게 감사한 마음이 있어요. 저의 자녀를 비롯한 다음 세대들이 인류의 삶을 발전시키고 가치 있게 만들 것이란 걸 강하게 믿거든요. 여성 분들은 자신의 삶을 이처럼 가치 있게 사는 분들이고, 우리가 낳아 기른 아이들이 바로 인류의 삶을 풍요롭게 하는 세대를 만들어 가는 것임을 꼭 기억해주셨으면 합니다.

리더십은 오늘의 한 걸음에서 시작합니다. 반경 1미터, 100미터, 나의 국가, 글로벌까지 이르도록 지금 자리에서부터 리더가 되고 경영자가 되시길 바랍니다. 바로 지금부터를 기억해 보세요.

인터뷰를 하면서, 수많은 시도와 노력의 과정에서 만들어진 지연님의 단단함과 성숙함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세 아이를 키우는 엄마부터 IR본부를 이끄는 리더의 역할까지, 주어진 어떤 상황에서든 목표를 세우고 실행하는 지연님의 삶에 대한 태도에 다시금 스스로를 돌아보며 점검할 수 있는 시간이었습니다.

곧 다가오는 스파크랩 데모데이에서 세상을 빛내는 많은 스타트업을 만나기를 기대하며 우리 모두 가치를 실현하고 나아가 세상이 조금 더 나아질 수 있는 한 걸음을 시작하면 좋겠습니다.”

/김민지, 이재림 에디터
김민지, 기자
doer0125@sedaily.com
< 저작권자 ⓒ 라이프점프,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이메일보내기

팝업창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