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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점프] 올여름 덥다는데, 신중년 모임 ‘메타버스’에서 열어볼까

코로나19 타고 커지는 메타버스시장…2030년 1,700조원까지 확대

네이버제트 ‘제페토’ 대표적 메타버스 플랫폼, 최근 구찌와 협업하기도

메타버스기술, 헬스케어·교육·금융 등 다른 산업 응용


편집자주=우리는 매일 많은 양의 시사 정보가 쏟아지는 정보의 홍수 속에 살고 있습니다. 이 정보들 중에서 중장년들이 알아두면 요긴하게 쓰일 만한 것만 알기 쉽게 풀어주는 코너 '시사점프'입니다.

메타버스는 디지털 기술로 만든 가상세계를 말한다./이미지=네이버제트


#최 씨는 이번 주말 친구들과 서울 여의도 한강공원에 가기로 했다. 주말을 며칠 앞두고 일기예보를 확인해보니 주말 내내 폭우가 내린단다. 최 씨는 친구들과의 한강공원 나들이를 메타버스에서 하기로 했다. 메타버스 내 한강공원에서 만나 산책을 하다 편의점에서 라면을 먹기로 했다.

비가 오는데 한강공원 산책이라니 말도 안된다는 생각을 했다면, 당신은 ‘메타버스’에 대해 모를 확률이 높다. 최근 메타버스는 국내외를 막론하고 화두다. 버스라는 이름 때문에 새로 생긴 차세대 순환 버스인가 생각했다면 오산이다. 메타버스는 가상, 초월이라는 의미의 ‘메타(meta)’와 우주라는 뜻의 유니버스(universe)의 ‘버스(verse)’가 합쳐진 말이다. 한마디로 가상세계다. 과거 도토리로 집 사고 옷도 사서 꾸민 미니 홈피를 떠올리면 이해가 쉽다. 다만 메타버스는 미니홈피보다 한층 더 고도화된 디지털 기술로 만들어진 세계다. 2003년 발매되어 3년간 100만 유저를 확보했던 ‘세컨드 라이프’가 대표적인 사례다. 세컨드 라이프의 유저들은 가상공간에서 자신의 아바타를 통해 개인적 네트워크를 넓혀가며 일상을 꾸려 나갔다. 이 세계가 미니홈피와 다른 점은 경제적이나 사회적 활동이 현실 세계와 유사하다는 데 있다.

2003년 발매된 세컨드 라이프는 메타버스의 대표적인 사례다./이미지=세컨드 라이프


세컨드 라이프가 100만 유저를 기록할 당시 메타버스에 대한 관심이 생겨나고 있을 뿐 그 존재에 대해 많이 알려진 것은 아니었다. 2007년 미국의 비영리단체인 ASF가 메타버스와 관련된 로드맵을 발표할 때까지만 해도 메타버스는 그들만의 이야기일 뿐이었다. 그런 메타버스가 갑작스레 전 세계의 주목을 받게 된 배경에는 코로나19가 있다. 코로나19로 비대면활동이 늘어나고 갈 수 있는 곳인 한정되자 가상세계로 눈을 돌리게 된 것이다. 코로나19로 학교에 가지 못하는 학생들과 집에 갇혀 있는 일상이 답답한 MZ세대들은 메타버스라는 가상공간에 모여 친구들과 이야기를 하고 관계를 쌓았으며, 그들을 중심으로 메타버스시장은 커갔다. 글로벌 컨설팅 기업 프라이스워터하우스쿠퍼스는 메타버스 시장이 2019년 464억달러(약 51조원)에서 오는 2030년 1조5,429억달러(약 1,700조원)까지 확대될 것으로 내다봤다.

현재 대표적인 메타버스 서비스는 네이버제트에서 출시한 메타버스 플랫폼 ‘제페토’다. 제페토에는 한강공원, 무릉도원, 교실 등 다양한 제페토 월드가 존재한다. 내 사진을 토대로 아바타를 만들어 이 공간에서 친구들과 만나 다양한 활동을 할 수 있다. 지난해에는 국내 대표 아이돌그룹 블랙핑크가 이곳에서 팬사인회를 열어 4,600만명의 이용자가 몰렸던 적도 있다. 네이버제트는 최근 명품 브랜드 구찌와 제휴를 통해 의상과 핸드백, 액세서리 등 60여종의 제품을 제페토에 출시하기도 했다. 새로운 수익 모델의 창출인 셈이다.

지난해 미국 뉴욕 주식시장에 상장한 로블록스도 대표적인 메타버스 기업으로, 메타버스 플랫폼을 운영 중이다. 플레이어가 아바타를 만들어 가상세계에서 게임을 즐기는 플랫폼으로, 월간 사용자 수가 1억명이 넘는다. 이런 로블록스의 시가총액은 400억달러(약 45조원)에 달한다. 전문가들은 메타버스 관련 기업으로서 미국 주식시장에 최초로 상장한 로블로스의 시가총액이 메타버스 산업의 가치를 말해준다고 이야기한다.



전 세계가 메타버스에 주목하는 이유는 그 확장성에 있다. 단순 가상세계로만 그치는 게 아니라 다양한 산업에 응용 가능하다는 게 메타버스의 장점이다. 최주선 삼성디스플레이 사장은 메타버스가 디스플레이 산업에 큰 변화를 가져올 것으로 예상했으며, 신석영 하나금융경영연구소 연구원은 메타버스 응용이 앞으로 헬스케어와 제품 개발을 주도할 것으로 봤다. 금융업에서도 메타버스 기술이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연결시켜 줄 것으로 기대했다. 이미 글로벌 선도 금융사로 불리는 캐나다 TD 은행과 미국의 캐피탈 원(Capital One)은 메타버스 기술을 활용한 오프라인 업무와 온라인 연계를 추진하고 있다. 이런 현상은 국내 금융업계에서도 일고 있다. 이런 추세는 앞으로 메타버스에서 모임을 갖고 건강을 체크하고 금융 상담을 받고 할 날이 머지 않았음을 의미한다. 다만, 신중년을 비롯한 실버세대와 디지털 취약계층을 중심으로 접근성이 약화될 수 있어 이에 대한 대책이 필요할 듯하다.

/정혜선 기자 doer0125@lifejump.co.kr
정혜선 기자
doer0125@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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