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EARCH

검색창 닫기
스토리

[休] 청정계곡 명품숲…더위도 비켜가다

인제 아침가리계곡
6·25전쟁도 피해갈만큼 호젓한 심산유곡
햇볕 내리쬐는 한낮에도 기온 15도 머물러
계곡 걷다가 물에 '텀벙'…금세 한기 느껴져
녹음 우거진 숲 사이로 부는 바람도 서늘

  • 최성욱 기자
  • 2021-06-23 06:00:21
[休] 청정계곡 명품숲…더위도 비켜가다
‘아침가리계곡’이라는 이름은 아침에 잠시 밭을 갈 정도의 해만 비치고 금세 져버릴 만큼 첩첩산중이라고 해서 붙었다.

유난히 잦은 비가 개더니 서울 하늘이 모처럼 파란색을 되찾았다.


봄여름 풍광이 좋다는 강원도 인제의 아침가리계곡을 섭렵해보려던 차에 마침 쾌청한 하늘을 보고 아침 일찍 집을 나섰다. 수일 전 산림청 백두대간트레일안내센터에 연락을 해 입산 허가를 받아두고 설레는 마음으로 서울~양양 고속도로로 진입했는데 인제에 들어서자 운무가 짙게 끼고 부슬부슬 비가 내리고 있었다. 아마도 서쪽에서 밀려간 구름이 태백산맥을 넘지 못하고 방태산 자락에 걸려 있는 듯했다.



[休] 청정계곡 명품숲…더위도 비켜가다
아침가리계곡 조경동 트레킹 코스는 오르는 동안 징검다리도 없는 계곡물을 열다섯 번 건너야 한다. 가급적 아쿠아 트레킹화를 신고 가는 것이 좋다.

아침가리계곡이 입력된 내비게이션은 인제군 기린면 진동리에서 안내를 멈췄다. 차에서 내려 계곡 입구로 내려가기 전 안내 간판을 보니 ‘삼둔사가리는 인제군 방태산 기슭에 있는 산마을 이름인데, 3둔은 산속에 있는 3개의 편평한 둔덕이라는 뜻으로 방태산 남쪽 내린천을 따라 있는 살둔(생둔)·월둔·달둔이며 4가리는 네 곳의 작은 경작지로 북쪽 방태천 계곡의 아침가리·적가리·연가리·명지가리·곁가리 다섯 곳 중 곁가리를 제외한 네 곳을 부르는 이름’이라고 적혀 있다. 삼둔사가리 중 가장 유명한 ‘아침가리’는 아침에 잠시 밭을 갈 정도의 해만 비치고 금세 져버릴 만큼 첩첩산중이라고 해서 붙은 이름이라고 한다.


정감록에는 삼둔사가리가 ‘난리를 피해 편히 살 수 있는 곳’으로 기록돼 있는데 6·25전쟁 때도 이곳 주민들은 전쟁이 난 줄 모르고 살았을 정도의 오지 마을이었다. 인제군 기린면에 위치한 한국등산트레킹지원센터의 이대철 씨는 “과거 조경동(아침가리)에는 수백 명의 화전민이 살고 있었다”며 “지난 1968년 남파된 120명의 북한 특수부대와 교전을 벌였던 울진·삼척 무장공비 사건 때 주민들이 소개되면서 지금은 등산객들을 상대로 산나물과 버섯 등을 채취해 판매하는 주민 한 명만 남아 있을 뿐”이라고 말했다.


아침가리로 가기 위해 계곡으로 내려가자 계곡물이 교각이 낮은 앉은뱅이 다리인 진동교 위까지 거의 차올라 있었다. 그래도 여기까지 와서 그냥 돌아갈 수는 없어 다리 건너 계곡을 따라 트레킹 코스의 종점인 조경교(朝耕橋)로 향했다.



[休] 청정계곡 명품숲…더위도 비켜가다
아침가리계곡 조경동 트레킹 코스는 오르는 동안 징검다리도 없는 계곡물을 열다섯 번 건너야 한다. 가급적 아쿠아 트레킹화를 신고 가는 것이 좋다.


산길은 폭이 좁아졌다 넓어지기를 반복했는데 얼마 가지 않아 그나마 있던 길이 끊기고 계곡이 앞을 막았다. 이대철 씨는 “조경교까지 6㎞를 가려면 징검다리도 없는 계곡물을 열다섯 번 건너야 한다”며 “이곳 트레킹 코스는 인공적으로 조성한 등산로가 아니라 사람들이 걸어 다니며 자연스레 형성된 오솔길이라고 보면 된다”고 말했다.



[休] 청정계곡 명품숲…더위도 비켜가다
아침가리계곡 입구 전광판에 표시된 한낮 온도. 서울이 31도였는데 이곳은 한낮 기온이 15도에 머물고 있다.

아침가리골의 트레킹 코스는 두 갈래 길인데 방동교에서 방동약수를 경유하는 방동리 트레킹 구간으로 올라 아침가리계곡으로 내려오는 것이 편리하다.


아침가리계곡 인근에는 진동계곡이 있는데 이 일대는 마지막 남은 오지로 방동약수 외에 연가리골을 비롯해 곰배령 등 둘러볼 곳이 많다.


여름 피서철을 앞두고 아침가리계곡을 추천하는 것은 이 일대가 산으로 둘러싸여 있기 때문이다. 기온이 낮아 한여름 더위를 식히기에 적합하다. 다른 곳에 비해 인적이 드문 데다 산이 깊어 호젓하고 계곡 물의 온도가 낮아 손발을 담그면 금세 한기가 느껴진다. 기자가 이곳을 찾은 날 서울의 한낮 기온은 31도를 웃돌았지만 트레킹을 마치고 내려오면서 본 계곡 입구의 전광판에 표시된 기온은 15도였다.


아침가리계곡 트레킹 코스는 특별히 경사가 가파르지는 않다. 인근의 방태산자연휴양림도 잘 정비돼 있고 마당바위와 2단폭포도 유명해 들러볼 만하다. /글·사진(인제)=우현석 객원기자


<저작권자 ⓒ 라이프점프,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XC
이 기사를 공유하세요.

이메일 보내기

보내는 사람

수신 메일 주소

※ 여러명에게 보낼 경우 ‘,’로 구분하세요

메일 제목

전송 취소

메일이 정상적으로 발송되었습니다
이용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닫기

팝업창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