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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프점프 커튼콜] 영화계 큰 별 ‘강수연’, 유작 남기고 하늘의 별 되다

강수연, 뇌출혈로 쓰러져 사흘간 병원서 치료

끝내 의식 돌아오지 않아…향년 55세

네 살때 길거리 캐스팅으로 배우 시작해 50년 넘게 배우 생활해


■ 라이프점프 ‘커튼콜’은…

유명 작가 스티븐 킹은 부고 기사를 쇼가 끝난 뒤 배우들이 박수를 받으며 무대에서 인사하는 ‘커튼콜’에 비유했습니다. 부고 기사는 ‘죽음’이 계기가 되지만 ‘삶’을 조명하는 글입니다. 라이프점프의 ‘커튼콜’은 우리 곁을 떠나간 사람들을 추억하고, 그들이 남긴 발자취를 되밟아보는 코너입니다.

사진=연합뉴스


한여름에 태어나 한국 영화계의 큰 별이 된 배우 강수연 씨가 여름이 시작된 5월 우리 곁을 떠났다. 이별은 항상 예고 없이 다가온다지만, 이 이별이 유독 안타까운 이유는 이른 이별이기 때문일 것이다. 그의 나이 고작 55세, 인생 후반을 시작할 시기에 하늘의 별이 됐다.

강 씨는 삶의 대부분을 ‘배우’로 살았다. 1966년 8월 18일에 태어나 네 살이 되던 1969년 길거리 캐스팅으로 동양방송 전속 아역 배우가 돼 배우 생활을 시작했다. 그런 그가 당대 최고의 하이틴 스타로 떠오른 것은 1983년 출연한 드라마 ‘고교생 일기’가 큰 인기를 얻으면서부터다. 1985년 영화 ‘고래사냥 2’에 출연하며 성인 배우로서의 활동을 시작한 강 씨는 2년 뒤 ‘미미와 철수의 청춘스케치’가 크게 흥행하며 본격적인 전성기를 맞이하게 된다. 이후 124,259명의 관객 수를 동원한 영화 ‘우리는 지금 제네바로 간다’로 대종상에서 여자 인기상과 첫 여우주연상을 수상했다.

강 씨는 우리나라 최초 월드 스타이기도 하다. 1987년 영화 ‘씨받이’가 해외에서 주목받아 베니스 국제 영화제에서 여우주연상을 수상한 데 이어 1989년엔 영화 ‘아제 아제 바라아제’로 모스크바 영화제에서 여우주연상을 받으며 ‘월드 스타’로 불리기 시작했다. 뒤이어 출연한 영화 ‘경마장 가는 길’과 ‘그대안의 블루’ 등이 연이어 대박을 터뜨리며 영화계의 흥행 보증수표가 됐다.

2001년에는 영화에만 출연하던 그가 드라마 ‘여인천하’에 주인공 정난정 역할을 맡으며 브라운관에 복귀했다. ‘여인천하’가 최고 시청률 35.4%를 기록할 정도로 큰 인기를 끈 덕분에 그해 배우 전인화와 함께 SBS 연기대상을 받았다. 이후 영화 관련 행사로 눈을 돌린 그는 2015년 부산국제영화제의 공동 집행위원장으로 활동을 시작했다.

강 씨는 지난해 연상호 감독의 영화 ‘정이’에 출연 소식을 알리며, 10년 만에 장편 상업영화로의 복귀를 알렸다. 올해 1월 촬영을 마치고 개봉을 기다리던 그에게 건강 문제가 생겼다. 급기야 지난 5월 5일 자택에서 뇌출혈 증세로 쓰러진 뒤 사흘 간 의식불명 상태로 병원에서 치료를 받다 끝내 의식을 되찾지 못하고 세상을 떠났다. 우리는 이제 그의 유작을 통해서만 그를 볼 수 있게 됐다.

정혜선 기자
doer0125@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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