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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니어 보디빌더’ 도전 2개월 만에 첫 대회서 우승···“인생 2막엔 건강전도사 될 것”

■ 조우순 시니어 헬스 트레이너

2020년 코로나19로 한국 들어와 다음 해 보디빌딩 시작

오는 10월 세계대회 출전 목표로 운동 중

중장년 매일 코어 운동 하면 좋아…스쿼트 추천

지속 가능한 건강에 대해 알리는 건강전도사 목표

사진=정혜선


“산이 거기에 있어 산에 오르는 것뿐”이라고 말하는 조우순(62) 씨는 시니어 보디빌더다. 그가 보디빌딩을 시작한 지는 2년이 채 안됐다. 조 씨는 아랍에미리트(UAE) 칼리파산업단지(KIZAD)의 한국 대표로 일하다 2020년 코로나19가 터지자 해외 생활을 정리하고 한국에 돌아왔다. 그런 그에게 보디빌딩을 권한 건 아들 조현우 씨였다. 그렇게 보디빌딩을 시작한 지 2개월 만에 출전한 고양시장배 보디빌딩대회 마스터스에서 60세 이상부와 피지크 부분 우승을 차지한 데다 마스터스 그랑프리에까지 오르며 이 대회에서만 총 3개의 트로피를 거머쥐었다.

조 씨는 단순히 운동하는 데 그치지 않고 ‘보디빌딩 생활 스포츠지도사’라는 국가 자격증을 취득해 헬스 지도사로도 활동하고 있다. 그런 그가 인생 2막에 궁극적으로 하고 싶은 일은 ‘건강전도사’다. “100세 시대에 지속 가능한 건강을 위해 운동은 열심히 하는 게 아니라 잘해야 하는 것”이라고 말하는 조 씨를 만났다.

- 만나서 반갑다. 짧게 자기 소개 부탁한다.

“‘절대 긍정’이라는 별명을 가진 60대 트레이너 조우순이다.”

- 얼마나 긍정적이면, 별명이 ‘절대 긍정’이 되나.

“나는 살면서 못한다거나 안된다는 말을 해본 적이 거의 없다. 대학생 때 친구들과 새로운 일을 시작할 때나 회사에서 새로운 사업을 시작할 때 항상 ‘한번 해보자’고 했던 것 같다. 그렇다 보니 자연스레 지인들로부터 ‘절대 긍정’이라고 불리게 됐다.”

- 지금도 ‘절대 긍정’의 삶을 살고 있나.

“물론이다. 인생 2막에 트레이너가 된 이유도 사람들에게 건강한 에너지를 주고 싶어서다. 단순히 근육을 단련하는 운동이 아니라 지속 가능한 건강을 유지하는 방법을 알려주는 건강전도사가 되려 한다.”

- 말씀하신 대로 인생 2막에 헬스트레이너자 보디빌더로 활동하고 있는데, 운동을 본격적으로 시작한 것은 언제인가.

“운동은 1980년대부터 꾸준히 해왔다. 그때는 킥복싱을 해서 근육이 아니라 힘을 키우는 운동을 주로 했다. 그래서 그런지 또래보다 몸이 좋았다(웃음). 보디빌딩을 본격적으로 시작한 것은 2년 전이다. 당시 해외에서 생활하고 있었는데, 코로나19가 발생해 활동에 제한이 생겨 한국에 들어왔다. 쉬면서 뭘 할지 고민하고 있을 때, 아들이 보디빌딩을 권했다. 그렇게 시작하게 됐다.”

- 보디빌딩을 시작하고 바로 대회에 나가 우승까지 했다고.

“2021년 3월 말에 보디빌딩을 시작했는데, 5월 말에 대회가 있었다. 그 대회를 목표로 열심히 운동했다. 운동만 하다 보니 포즈를 취할지 몰라 유튜브를 보고 연습했다. 첫 대회라 우승은 꿈도 꾸지 않았는데, 60세 이상부와 피지크, 마스터스 그랑프리까지 우승했다. 사실 이렇게 우승할 수 있었던 데는 아들의 도움이 컸다. 아들이 대학에서 체육교육을 전공하며 럭비선수로 활동했다. 또 대학에서 매년 여는 미스터 대회에서 우승한 경험이 있어서 대회를 앞두고 원포인트 레슨을 해줬다.”

- 우승했을 때 기분이 남달랐을 것 같은데.

“솔직히 그랑푸리까지 기대하지 않았는데, 상을 받게 됐다. 그 기분은 말로 표현할 수 없다.”

- 단순히 운동하는 데 그치지 않고 시작한 지 얼마되지 않아 대회출전을 결정한 이유가 있나.

“나는 산이 거기에 있어서 오를 뿐이다. 항상 남들이 하는 건 나도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전혀 안가 본 길을 가라고 하면 두려움이 있지만, 이 길은 이미 많은 사람이 갔던 길이지 않나. 그래서 운동을 시작하면서 대회 출전을 결정했고, 그게 또 동기부여가 됐다. 짧은 시간에 이뤄낸다는 것은 누구나 할 수 있지만, 아무나 할 수 있는 일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난 그 누구나가 되고 싶었다.”

사진=조우순


- 지금 준비하는 대회가 있나.

“지난 5월에 이미 두 차례 대회에 나가 우승을 했다. 남은 건 미스터코리아와 세계대회다. 세계대회가 오는 10월에 열리는데, 그 대회를 목표로 운동하고 있다.”

- 이미 다양한 대회에서 우승한 경험이 있는데, 계속 대회에 출전하는 이유가 있다면.

“지금 운동만 하는 게 아니라 헬스트레이너로 가르치는 일도 한다. 내가 대회에 나가기 위해 열심히 운동하고, 또 대회에 나가 우승하는 모습이 그분들에게 동기부여가 되더라. 특히 회원 중에 나보다 나이가 많은 분이 있는데, 그분들에게 더 할 수 있다는 것을 몸소 보여주고 싶어서 계속 도전 중이다.”

- 대회에 나가기 위해 운동하면서 가장 힘든 점은 무엇인가.

“다이어트를 하는 사람 모두가 겪는 일이다. 바로 먹고 싶은 것을 못 먹고 참는 일이다. 한 번은 치맥(치킨+맥주)이 너무 먹고 싶어 대회가 끝나자마자 주문해 집으로 가는 차 안에서 먹었다(웃음).”

- 보디빌딩 생활 스포츠지도사 자격증도 취득했다고.

“맞다. 솔직히 우리나라에서 트레이너로 활동하는 사람 중에 전문적인 자격증을 가진 사람이 드물다. 그런데도 자격증을 취득한 이유는 제대로 가르치고 싶어서다. 내가 몸이 좋다 보니 해외에서 살 때부터 운동하고 있으면 트레이너가 있는데도 나한테 와서 물어보는 사람이 꼭 있었다. 한국에 들어와서는 아파트 헬스장에서 시니어들을 대상으로 자원봉사 차원에서 운동을 가르쳤다. 그러다 트레이너로 본격적으로 활동하기 위해선 자격증이 필요하다고 생각돼 취득했다. 필기와 실기 합격한 후 연수 과정까지 거치는데 8개월 정도가 걸렸다.”

- 트레이너로서 중장년들이 운동할 때 가장 중요하게 생각해야 할 부분에 대해 조언해달라.

“우선 운동할 때 무리하면 안된다. 운동 시작 전엔 반드시 10분 정도 준비운동을 해 운동한다는 것을 몸이 알도록 해야 한다. 두 번째는 정확한 기구 사용법을 알아야 한다. 그래야 부상 당하지 않고 건강하게 운동할 수 있다. 세 번째는 힘의 60%만 써서 운동하라고 말하고 싶다.”

- 중장년들이 매일 하면 좋은 운동을 추천해준다면.

“주변을 보면 50대 이후부터 몸의 한두 군데가 아프기 시작하더라. 특히 척추협착증으로 고생하는 분들이 많다. 이런 분들은 매일 코어 강화 운동을 해주는 게 좋다. 대표적인 게 스쿼트와 플랭크다. 스쿼트는 집에 있는 의자의 등받이를 손으로 짚고 무릎이 90도 이상 굽어지지 않을 정도로 앉은 자세를 만들면 된다. 이 동작을 10세트씩 세 번 반복하면 좋다.”

사진=조우순


- 코어 운동이 척추협착증과 같은 증상에 도움이 되나.

“물론이다. 임종소라는 유명한 여성 보디빌더가 있는데, 척추협작증으로 고생하다 74세에 운동을 시작했다. 지금은 78센데 세계대회에서 2등 할 정도로 건강하다. 코어운동이 이렇게 중요하다.”

- 운동에 대한 조예가 깊은데, 인생 1막에도 운동 관련 일을 했었나.

“아니다. 지난 30여 년 동안 항공사, 건설회사, 컨설팅회사, 공공기관 등에서 일했다. 30년 중의 20여 년은 해외에서 근무했고, 10년은 국내에 있었다. 해외에서 근무하는 동안 미국을 비롯한 70여 개국을 다니면서 다양한 해외 문화와 언어, 종교, 습관, 비즈니스 관련 경험을 했다.”

- 지금 그 경력을 살려 하는 일이 있나.

“물론 있다. 한국산업기술연구소에서 국제적합성평가와 기술문제의 이해와 작성에 대해 강의하고 있다.”

- 인생 2막에 ‘N잡러’로 살고 있는데, 앞으로의 계획이 궁금하다.

“일단 인플루언서가 되려 한다. 이걸 토대로 궁극적으로 건강전도사가 되고 싶다. 최근엔 서울시50플러스재단에서 하는 인생 2막 컨설턴트에 선정돼 활동을 시작했다. ‘지속 가능한 건강을 위한 액티브 시니어들의 여가활동’에 대한 논문도 쓰고 있다.”

- ‘지속 가능한 건강’이야 말로 시니어들의 인생 후반에 꼭 필요한 요소인듯하다. 이 지속 가능한 건강법에 대해 간단히 설명해준다면.

“운동은 기본이다. 그리고 잘 먹어야 한다. 흔히 말하는 5대 영양소 섭취와 함께 물을 잘 마셔야 한다. 운동은 즐겁게 해야 몸에서 좋은 에너지가 나온다. 세 번째는 잘 쉬어야 한다. 하루에 한 시간 정도 운동하고 충분한 휴식을 취하는 게 좋다. 마지막은 소통이다. 운동을 혼자 숨어서 하기보다 여러 사람과 함께 소소한 이야기를 나누며 하는 게 육체뿐 아니라 정신건강에도 좋다. 이 네 가지가 완벽하게 됐을 때 지속 가능한 건강이 이어진다고 생각한다.”

- 마지막으로 인생 2막을 먼저 시작한 선배로서 조언을 한다면.

“‘인생에 공짜 점심은 없다’라는 말이 맞는 것 같다. 행동하지 않으면 이뤄지는 것은 아무것도 없는 게 우리 삶이다. 두 번째 삶을 준비하는 만큼 내려놓을 건 내려놓고, 먹고 살 수만 있다면 최저임금 받으면 어떤가. 즐거운 일, 내가 잘할 수 있는 일을 찾아 도전해보라.”

정혜선 기자
doer0125@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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