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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년 만에 이룬 모델 꿈···“워킹은 즐거움이자 건강”

■오외숙 시니어모델 강사

백화점 문화센터에서 시작한 모델

재능 눈에 띄며 강사 활동까지 병행

“숨길 수 없었던 끼 뒤늦게 펼쳐”

모델 자세 연습, 건강에도 도움

긍정적인 마음가짐에 눈에 띄게 젊어져

우리나라 대표 시니어모델 포부



허리를 곧게 편 채 당당하게 걸어오는 오외숙(59·사진)씨에게서는 말그대로 모델의 ‘포스’가 넘쳐 흘렀다. 약동하는 그의 에너지는 주변에까지 활력을 불어넣기에 충분했다. 30대 초반 오 씨는 예전부터 꿈꿨던 모델 일을 배우기 위해 학원을 다녔지만 육아와 병행한다는 게 결코 만만치 않았다. 그렇게 잠시 접어뒀지만 끼가 어디로 가겠는가. 50대 백화점 문화센터에를 통해 다시 접한 모델의 길은 그를 ‘시니어 모델 강사’라는 새로운 일로 이끌었다.

- 만나서 반갑다. 간단한 자기소개와 근황을 알려달라

“시니어 모델 8년 차로 지금은 모델 일과 동시에 지난해 겨울부터 강사 활동도 하고 있다. 시니어 모델 자체도 설레고 흥분되는 일이지만 더 재미와 즐거움을 느끼고 싶었고 내가 느낀 점을 다른 시니어들이 공감하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강사로도 나섰다.”

- 모델, 강사가 된 직접적인 계기는

“백화점 문화센터를 다녔다. 시니어 모델이 될 거라는 생각은 전혀 못하던 때였다. 그때 모델 교육 과정이 있어 나도 모르게 끌리듯 신청했다. 원래 부끄러움이 없는 성격이라 과정에 들어가서는 누구보다 당당하게 열심히 배웠다. 문화센터 교육을 맡은 시니어모델 회사 ‘제이액터스’ 대표님 추천으로 본사에서 추가 교육을 받았고 바로 패션쇼 무대에도 올랐다. 모델 가운데 회사에서 강사 자질이 보이는 사람들은 추가 과정을 통해 강사로 활동할 수 있다.”

- 오래 전부터 모델을 하고 싶었던 건가

“원래 끼가 있는 편이었다. 옷 잘 입는다는 말 달고 살았다. 특이하다는 말도, 아이 엄마가 맞냐는 말도 들었다(웃음) 사실 모델에 도전했었다. 30대 초반 모델 학원을 찾아가 잠깐 배웠는데, 당시에는 가족들 뒷바라지가 먼저여서 이어지지 못했다. 마음속으로는 항상 모델 같은 삶을 살았던 것 같은데 이제야 실제 활동하게 된 거다.”

- 가족들의 반응은 어땠나

“다시 찾은 모델의 꿈을 가족들은 열렬히 지지해줬다. 우리 아이들은 개성 있는 엄마의 모습을 좋아해준다. 미술을 전공하는 큰아들 졸업작품전에 갔는데, 아이 친구들이 엄마(나)를 보고 놀라면서 멋있다고 했다는 말을 전해 들었을 때 좋았다. 남편은 나의 모든 것을 응원해준다. 과거 가족들을 위해 모델 꿈을 접었지만 지금은 내가 우리 가족 중에 가장 바쁜 삶을 살고 있다.”

- 오랜 꿈이 현실이 됐을 때 어떤 기분이었을지 궁금하다

“무대에 섰을 때 너무 설렜다. 가슴이 쿵쾅쿵쾅 뛰었다. 그 느낌이 너무 좋았다. 강사는 조금 다르다. 나의 역할과 책임이 더 크기 때문에 잘 할 수 있을지 염려도 많았지만 다행히 배우는 분들이 재미있다고 해준다.”



- 시니어 모델 지망생에게 가장 공들여 가르치는 부분은

“인생 후반기를 재미있게 즐기라고 우선 말한다. 모델이 되기보다는 바른 자세와 힐링 워킹을 강조한다. 모델이 되려면 자세가 좋아야 하는데 이런 자세는 건강에도 도움을 준다. 100세 시대다. 건강하게 오래 살아야 한다. 그런 측면에서 모델은 좋은 직업이다. 모델일 하는 언니들 보면 척추가 펴지면서 키가 5~10센티 커져 자기 키를 되찾았다.”

- 바른 자세에 대해 더 구체적으로 알려 달라

“모델 기본자세가 있다. 벽에 일자로 서서 발이 11자가 됐는지 확인하고 앞꿈치에 힘을 준 뒤 양쪽 무릎을 붙이려 노력한다. 발바닥을 누른 상태에서 내 키를 잡아당긴다는 느낌으로 쭉 펴야 한다. 턱은 아래로 당겨주고 어깨를 뒤로 돌려 아래로 탁 떨어뜨리면 가슴이 솟는다. 아랫배에 힘을 줘야 한다. 배꼽을 척추 쪽으로 민다는 느낌이다. 긴장이 되면 배 쪽이 평평해지며 힘이 들어간다”

- 시니어 모델로서 마음가짐도 달라야 할 것 같다

“시니어 모델이 되면 우선 젊어지는 게 눈에 띈다. 긍정적인 마음가짐 때문인 것 같다. 거울 속 내 모습을 보며 걷다 보면 내가 주인공이 된다. 집에 가서도 주인공처럼 살라고 한다. 워킹을 하며 본인의 당당함과 열정이 나타날 것이다. 좋은 자세로 나는 멋지고 최고이며 충분히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얻게 될 것이다.”

- 앞으로 계획이 궁금하다

“우선 지금 같이 일하는 분들을 존중하고 따라갈 생각이다. 시니어의 중요한 덕목은 배려다. 젊은 사람을 포용할 줄 알아야 그들과 한 무대에 설 수 있다. 그들의 또 다른 롤 모델이 되고 싶다. 더 큰 꿈은 해외 무대에 서는 것. 프랑스 패션위크에 서보고 싶다. 우리나라 대표 시니어 모델이 되고 싶다. 시니어 다운 시니어 모델이 꿈이다.”


정혜선 기자
doer0125@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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