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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시대 新직종 ‘프롬프트 엔지니어’, 시니어에 기회

[인생2막 디지털 유목민으로 살아가기]<4>

■시니어 소셜미디어 마케터 정남진

챗GPT 등장…프롬프트 엔지니어 탄생

인공지능과 교감하는 질문 전문가

생성형 AI 등장에 답보다 질문 중요해져

인문학적 소양과 상상력 갖춘 이에 유리

시니어 직관력과 경험 장점…존재가치↑

이미지=최정문


챗GPT의 등장으로 인공지능(AI)에 우리의 직업을 송두리째 빼앗기지 않을까 하는 불안감이 커가는 가운데 새로운 직업이 하나 등장했다. ‘프롬프트 엔지니어’라는 낯선 이름의 직업이다. 국내 뿐만 아니라 해외 기업들에서도 수억 원 대 연봉을 걸고 뽑을 만큼 고도의 전문 직종으로 인정받고 있다.

프롬프트 엔지니어라고?

챗GPT 웹을 열면 맨 밑에 작은 창이 나온다. 이 창이 생성형 AI 혁명이 일어나고 있는 바로 그 현장이다. 이 작은 창에 무슨 질문을 써넣느냐에 따라 전혀 다른 답이 나온다. 이곳에 넣는 질문의 단어 하나, 문장 한 줄이 프롬프트이고 그 질문을 능수능란하게 이끌어 인공지능으로부터 꼭 필요한 답을 뽑아내는 전문가가 프롬프트 엔지니어다.

질문하는 일이라고 하면 누구나 할 수 있는 무척 쉬운 일처럼 보이지만, 인공지능과 교감하면서 답을 이끌어내는 일은 그리 만만치 않다. 비슷한 질문 같지만 질문의 방향과 내용, 디테일과 뉘앙스에 따라 챗GPT같은 생성형 AI가 내놓는 답은 천양지차다. 질문의 퀄리티에 따라 서비스의 질이, 나아가 기업의 경쟁력까지 좌우될 수 있는 상황에 이르게 됐다. 그러다보니 요즘 기업에선 유능한 프롬프트 엔지니어를 찾는 데 비상한 관심을 쏟고 있다.

질문의 시대가 도래했다

순식간이다. 챗GPT가 등장한 게 엊그제 같은데 챗GPT에 대한 관심은 열풍으로 커지고, 급기야는 챗GPT 덕분에 세상이 돌아가는 이치와 비즈니스가 작동하는 원리가 하루 아침에 바뀌고 있다. 질문의 시대가 온 것이다. 우리는 그간 답을 준비하는 데 몰두하며 살아왔다. 시험을 치르는 수험생은 정확한 답을 제시해야 합격할 수 있었고 직장을 구하는 구직자는 면접관 앞에서 오랫동안 준비한 답을 요령껏 잘 해야 일자리를 얻을 수 있었다. 충실한 답, 기발한 답, 감동적인 답을 내놓기 위해 모두들 치열하게 경쟁을 했다.

그런데 챗GPT를 필두로 생성형AI가 속속 등장하면서 어느새 세상은 답보다 질문이 더 중요하게 됐다. 경쟁의 양상이 답의 경쟁에서 질문의 경쟁으로 바뀌어 가고 있는 것이다. 그렇게 애써 찾던 답은 인공지능이 히말라야 산맥처럼 거대하게 준비해 놨다. 어쩌면 인류는 생성형AI가 쌓아 놓았거나 앞으로 끊임없이 쌓아 갈 답을 평생에 걸쳐 써도 겨우 한 줌 밖에 쓰지 못할 수도 있다.

AI에게 질문 잘 하는 법, 챗GPT에게 물었다

인공지능에게 멋진 답을 이끌어내려면 어떻게 질문해야 할까. 이런 프롬프트로 챗GPT에게 질문을 던져봤다. 챗GPT가 내놓은 답을 7가지로 요약했다.

1. 명확하게 묻기 : AI에게 질문할 때는 명확하고 구체적으로 물어라. 모호한 언어나 전문 용어는 피하라.

2. 한번에 하나씩 묻기 : 하나의 프롬프트(질문 문장)에서는 하나의 질문만 하라. 그리고 그 하나의 질문을 더 상세하고 더 정확하게 하라.

3. 구체적으로 묻기 : 특정한 유형의 답변을 원한다면 구체적으로 물어라. 가령, 단계별 가이드를 달라거나 비교 또는 장단점 목록을 제시해 달라고 명시적으로 요구하라.

4. 출처 요청하기 : AI가 내놓은 답에 대한 출처가 궁금하다면, 그 답의 소스와 근거가 무엇인지 주저없이 물어보라.

5. 반복해서 묻기 : AI의 답이 불완전하거나 불분명하다고 생각되면 다시 물어보라. 프롬프트을 더 세분화하고 반복하면 더 좋은 답이 나온다.

6. 다양한 관점으로 접근하기 : AI에게 다른 관점에서 분석해 달라고 재차 질문해 보라. 그러면 AI는 예상을 뛰어넘는 답변을 내놓을 수 있다.

7. 단답형 질문 피하기 : 예, 아니오로 답하게 하지 말라. AI가 더 심층적이고 사려깊게 답할 수 있도록 이를테면 ‘주관식으로’ 문답을 유도해 보라.

챗GPT같은 생성형AI는 답변을 예측하기가 쉽지 않다. 질문 문장 즉, 프롬프트를 다른 각도로 조금만 바꾸어도 전혀 새로운 답이 생성된다. 예측불가하고 무궁무진해 보인다. 전문가들에 의하면 생성형AI의 작동원리가 인간 두뇌의 신경망을 모방한 인공신경망에 기반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한다.

여기에 인공지능의 묘미가 있다. AI로부터 더 정교하고 풍부한 답을 얻기위해 우리는 더 창의적이고 독창적이고 가끔은 더 모험적일 필요가 있다. 챗GPT의 검색 창에 써 넣는 프롬프트는 자연어 즉, 우리가 쓰는 생활언어를 그대로 쓴다. 그래서 굳이 코딩을 배울 필요마저 없다. 오히려 인문학적 소양과 상상력을 갖춘 사람이 더 유리하다. 요즘 프롬프트 엔지니어를 찾는 기업들이 인문학 전공자를 선호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질문의 시대, 기회는 시니어에게도 열리고 있다

시니어는 풍부한 경험과 그 경험에서 우러나는 직관력을 갖추고 있다. 오랜 조직생활 경험을 통해 말의 뉘앙스를 분별해 내는 능력도 탁월하다. 챗GPT 시대에 프롬프트를 생산하고, 그 프롬프트로 인공지능을 능숙하게 다룰 수 있는 자질을 시니어들은 이미 갖추고 있는 셈이다.

앞으로 세상은 챗GPT를 비롯해 생성형AI 전성시대가 펼쳐질 전망이다. 그럴수록 질문에 능숙한 프롬프트 엔지니어의 수요는 치솟게 될 것이다. 최근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프롬프트 엔지니어 양성교육 프로그램을 준비 중이라고 한다. 직업으로서의 프롬프트 엔지니어든, 인공지능 시대의 기본적 자질로서의 프롬프트 역량이든, ‘프롬프트 역량’은 또 하나의 리터러시 척도가 되어갈 듯하다.

프랑스의 사상가 볼테르는 “답보다는 질문으로 그 사람을 평가하라”는 말을 남겼다.

챗GPT가 열어가고 있는 생성형AI 시대에 시니어는 ‘질문’을 더 날카롭게 갈고 닦아 볼 일이다. 머지않아 인공지능 시대가 더 활짝 펼쳐지게 되면, 시니어는 부지런히 단련한 그 질문의 역량으로 존재 가치를 평가받게 될 것이다.
정남진 기자
doer0125@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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